중소기업이 흔들리면 지방은 물론 국가경제가 휘청거린다. 중소기업은 우리나라 경제의 근간이고, 활력소이며 버팀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경영환경이 급변하고 글로벌 경쟁이 심화 돼 기업하기 쉽지 않은 실정이다. 광남일보는 중소기업인들을 독려하기 위해 우수 기업을 꼽아 지난 2012년부터 ‘중소기업경영인대상’을 제정해 시상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창조적이고 차별화된 경영마인드, 선전 경영기법으로 지역 경제 발전을 견인한 14곳의 광주·전남 중소기업을 선정했다. 이들 기업의 숨겨진 경영 노하우와 위기극복 전략 등을 차례로 소개한다.

지난 1994년 첫발을 내디딘 지금강(대표 김식)은 플랜트 사업, 농기계 제조, 전자부품 및 자동차부품 등을 전문으로 제조하는 업체다. 한 가지 분야에만 치우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사업 다각화에 힘쓰며 매출 증대를 이뤄낸 강소기업의 모범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이 기업의 2016년 매출은 848억원. 지난해에는 900억원을 돌파했다. 매년 10% 가량의 매출 신장과 210여 명의 고용창출, 1000여 개의 협력회사와 함께 지역 고용과 광주지역 생산에 큰 공헌을 하고 있다.
전국 대부분의 뿌리 기업의 연매출이 간신히 10억원 상당을 기록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지금강은 말 그대로 성공신화를 작성한 셈이다.
이 업체의 성공비결은 단 하나, 기술이었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해온 김식 대표의 의지가 지금강을 현 위치에 올려놨다.
김 대표는 약 13년 전 달랑 10여 명의 직원으로 함평에 플라스틱을 사출하는 공장을 설립했다. 처음으로 사업을 시작하다보니 노하우 부족 등으로 사업 여건은 열악하기 짝이 없었지만 연 1억원의 매출을 실현하며, 성공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이어 지역적인 한계와 보다 나은 가치 창출을 위해 본사를 광주로 이전하기로 하고, 광산구 도천동에 1공장을 설립했다. 광주공장에서는 도장·도금과 사출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앞세워 제조 시너지 효과와 함께 본격적으로 경쟁력을 갖추기 시작했다. 특히 기술력이 뛰어나다는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현대·기아자동차의 주력 생산품의 납품까지 꿰찼다.
업계에서는 신생업체의 성공에 놀라워했지만 김 대표는 즉시 새로운 시장 공략에 나섰다. 당시 광주에는 기술력 있는 도장업체가 거의 없어 외부에서 수요를 충족하는 현실에 주목, 1999년 광주 광산구 오선동에 8264㎡ 규모의 2공장을 추가로 설립했다. 이를 계기로 삼성전자, 대우일렉트로닉스 등 국내 대기업에 부품 공급을 본격적으로 시작해 백색가전 분체, 액상 도장, 사출성형, 도장·도금가공업의 선두주자로 나섰다.
김 대표의 도전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지금까지는 전자부품 및 자동차부품 제조만 바라봤다면 이제는 자사 브랜드 개발로 눈을 돌렸다.
2002년 13만2231㎡ 규모의 장성공장을 설립한 그는 자사 브랜드 제품 개발에 착수했다. 그 결과 세계 최초로 못자리, 모내기를 단일공정에서 해결해 노동력 등 통합생산비를 60% 절감할 수 있는 첨단 친환경 기술의 신개념 농기계인 ‘복토직파기’를 개발했다. 이 제품은 미국, 일본, 중국, 호주,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20여 개국에 특허를 출원했으며, 국제미작(벼)연구소(IRRI) 도입, 미국농무성 및 캘리포니아 대학 기술도입 등 세계 각국의 농업 연구소로부터 제2의 녹색혁명적인 신기술로 평가받았다.
2005년부터는 대만, 일본, 러시아, 북한 등에 복토직파기와 복토직파농법을 보급해 중국 현대 북방농업 유한회사와 중국에 합자회사를 설립하고, 세계적인 농기계업체 ‘john deere’사와의 기술교류 및 제품 수출, 필리핀 미작연구소에서 2006년 5월 시험재배 시행 등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와 함께 ‘트랙터 부착형 다기능 복합 파종기’를 선보여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까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세계 유일의 기술력으로 탄생한 트랙터 부착형 다기능 복합 파종기는 못자리와 모내기를 단일공정에서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획기적인 기계다. 하루 3㏊에서 10㏊로 모내기 면적을 늘릴 수 있어 생산비 절감이 가능하고 사용법도 간단해 농촌 일손부족의 해결사로 평가받고 있다. 건답 기준으로 한 시간에 1㏊가량을 작업할 수 있어 1인당 하루 7~10㏊까지 직파할 수 있다.
또 볍씨 파종과 동시에 측조시비를 할 수 있으며, 파종 후 자동으로 농약이 살포돼 편리하다. 파종 대상도 벼는 물론 콩·보리·사료작물 등 대부분 종자가 가능하다.
기술개발에도 꾸준히 공을 들였다. 김 대표는 기업 경쟁력 제고를 목적으로 2006년 첨단연구소를 설립했다. 연구소에서는 치과용 의료 부품, 메탈실리콘, 타이타늄 부품소재 등을 연구 개발해 발명특허 14건, 실용신안 1건, pct출원 3건, 디자인 3건, 상표 4건 등 총 25건의 신기술을 획득했다.
2008년에는 광주과학기술원 전자지역혁신체계(RIS)사업단과 공동으로 차세대 모터 컨트롤러를 장착해 성능이 크게 향상된 장애인 전용 전동 휠체어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더불어 광주첨단종합병원과 협약을 체결하는 등 신제품을 지역 의료기관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장애인 전용 전동 휠체어는 내수시장 공급 5년 만에 시장 점유율 30%를 기록하는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김 대표의 도전은 ‘현재진행형’이다. 최근에는 청소로봇 본체에 승하강 조작이 가능한 전동식 리프트를 장착해 천장 매립형 시스템에어컨을 자동으로 스팀 세척하는 ‘클린에어봇’을 출시했다. 클린에어봇은 두께가 얇고 간격이 촘촘한 열 교환기 핀과 드레인판, 송풍팬의 찌든 때도 20분이면 정밀 세척할 수 있다.
특히 100~150도에 달하는 스팀으로 녹농균, 대장균, 레지오넬라균 등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는 유해 성분을 없애주며, 제품을 초기 상태로 복원하기 위해 완전 분해와 세척, 재조립하는 청정 서비스인 ‘오버홀 세척’ 기능을 갖추고 있다. 정밀 스캔에 이어 세제 분사, 고온 스팀, 고압 세척, 에어 건조 등 5단계로 진행되는 청소 과정은 고객이 직접 살펴볼 수 있도록 동영상 서비스도 제공한다.
김 대표는 "기업의 최고 자산은 인재로, 이로 인한 혜택이 구성원 모두에게 골고루 전달되도록 헌신해야 한다는 경영 이념으로 창사부터 인재의 중요성과 회사와 직원의 공영을 강조하고 있다"며 "지역 인재 채용을 통해 일자리가 창출되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시장이나 분야에 안주하지 않고, 신제품 개발 등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사업 다각화와 융합 사업 창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전라도인 admin@jld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