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2월호·제69호) 광주 문단의 최대 현안인 문학관 건립이 구체화됐다.
광주시는 2018년 12월14일 ‘광주 문학관 건립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용역’ 최종 설명회와 공청회를 광주문화재단 다목적회의실에서 열었다.
설명회는 이병훈 문화경제부시장, 박향 문화관광체육실장을 비롯한 한국지역인문학인협회, 광주시문인협회, 광주전남작가회의, 서은문병란문학연구소 등 문학단체와 시민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용역사 최종보고서 설명에 이어 의견수렴, 공청회 등 순으로 진행됐다.
‘광주문학관 건립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용역’은 2018년 3월부터 12월까지 진행됐으며, 문학관 최종후보지 선정과 건축 및 프로그램 계획, 운영 관리방안, 사업비 및 경제성 검토 등 포괄적 내용을 담고 있다.
공청회에서 참석자들이 공감한 주요 내용은 △건립 후보지로 북구시화문화마을 △건립추진위원회는 공무원·언론인·문학단체·시민단체 등 각계각층 14명으로 구성 △문학관이 안정될 때까지 광주시에서 직영 운영하는 방식 등이다.
건립후보지는 현실성, 접근성, 사회성, 활용성, 제약성 등 6개 입지평가 기준에 따라 15개 대상입지를 찾아 분석한 후 관련 단체·시민들의 설문결과를 반영해 각 후보지별 최종 순위를 정했다.
서구 마륵공원과 상무소각장, 지원배수지 등 후보지 4곳 중 1순위인 광주 북구 각화동 시화문화마을이 건립 후보지로 최종 선정됐다.
북구 시화문화마을은 2004년 전국 최초로 주민들이 스스로 아름다운 마을만들기를 추진한 곳으로, 미술관과 커뮤니티센터, 청소년문화의집이 있고, 인근에 장미공원을 비롯해 각화저수지 수변공원, 천지인 문화소통길 등 다양한 녹지공간이 조성돼 있다.
시화문화마을이 문학관 건립 부지로 선정된데는 이처럼 미술관을 비롯한 커뮤니티센터 등 연계 가능한 문화기반시설 다수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으로 평가됐다. 또 백일장과 문화예술제 등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의 진행 및 개최가 향후 문화콘텐츠를 다양화하고 세분화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도 선정 이유로 꼽혔다.
사실상 부지가 확정된 만큼 시는 2022년 개관을 목표로 지역 문학 단체를 비롯해 문인, 해당 지역 주민 등의 의견을 수렴한 뒤 문화체육관광부와의 설립 협의 및 시설 설계 등의 절차를 거쳐 올 상반기 중 착공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이에 앞서 최종 설명회 당시 필요성이 제기된 광주문학관건립추진위원회(가칭)를 구성해 문학관 건립이 완료될 때까지 자문과 심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할 전망이다.
건립추진위원회(가칭)는 공무원 2명과 시의회·시민단체·타시도문학관 추천 6명, 지역문학단체는 공모를 통해 6명을 단체별로 안배하는 등 총 14명으로 2월초까지 꾸려진다.
광주는 그동안 세종시를 제외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유일하게 문학관이 없는 도시였다. 지역문인들이 염원해온 문학관 건립은 1990년대 후반부터 논의돼 2006년부터 수차례 건립이 추진됐지만 이내 무산됐다.
당초 ‘빛고을 문학관’이라는 이름으로 동구 운림동에 건립이 추진됐다가 남구 광주공원이 물망에 오르기도 했다. 그 뒤 동구 전일빌딩, 문을 닫은 구, 명성예식장 등이 후보지로 거론됐으나 문학 관련 단체와 개인 등 갈등이 더해지면서 수년간 제자리걸음이었다.
답보상태가 지속되던 지난 2017년 ‘광주문인협회’와 ‘광주전남작가회의’가 주축이 돼 지역 문인들과 시민들을 대상으로 문학관 추진 서명 운동을 전개해 1만여명이 넘는 문인과 시민이 서명한 청원서를 광주시, 광주시의회에 전달하는 등 각고의 노력 끝에 2018년 4월 ‘광주문학관 건립추진위원회 설치 및 운영 조례안’이 제정됐다. 이를 바탕으로 2006년부터 13년여간 문학단체간의 의견 차이로 추진하지 못했던 문학관 건립사업이 이뤄지게 됐다.
지역문인들의 숙원사업이 실현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광주의 정신과 역사를 ‘문학’을 통해 어떻게 담아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새로 들어설 문학관은 총사업비 189억4600만원이 투입, 사업비의 절반은 국비로 충당할 예정이다. 연 면적 4680㎡, 건축면적 1184㎡에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로, 수장부문·교육 및 체험부문·전시부문·사무 및 편의부문·공공부문 등 5구역으로 구성된다.
세부 공간은 상설전시실 4개, 기획전시실 2개, 창작실 4개, 문학사랑방 2개, 다목적강당, 세미나실, 수장고, 뮤지엄샵, 카페테리아, 자원봉사실, 문서고, 자료소독실, 사무실 등으로 채워진다.
문학관을 이끌어갈 인력은 관장 1명과 학예담당자 5명, 행정관리자 3명으로 조직될 것으로 예상된다. 운영비의 경우 연간 16억원으로 추산됐으며, 운영 방식은 국내 문학관 운영사례와 비교해 조직과 시설 운영 효율성을 위해 건립 뒤 일정기간 동안 시가 직접 운영하는 게 효과적이라는 용역 결과에 따라 완공 후 당분간은 시가 직영하게 된다.
지역의 한 문학인은 문학관과 관련해 "부지 선정의 공정성 문제, 단체와 개인 간의 갈등과 같은 지난 일은 제쳐두고 앞으로 지어질 문학관을 위해 지역 문학인들이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문학관 건립을 위해서는 국비 확보가 관건인 만큼 2020년에 국비를 지원받을 수 있도록 작업 중이다. 건립이 확정된 만큼 빠른 시일 내에 건립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사업에 착수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광역 지자체 중 유일하게 광주만 문학관이 없어 문학관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많았는데 이번 문학관 건립을 통해 광주시가 인문도시로 한층 성장하게 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전라도인 admin@jld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