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0월호 제77호) 낡은 공장 담벼락에 이름모를 예술가들이 벽화를 그려놓았다. 물론 이 름없는 사람이 없듯 예술가들 역시 이름이 없을소냐마는, 필자가 알지 못한다는 의미다. 최신식 야구장과 광주경제의 한 축을 담당했던, 낡은 방직공장이 공존하는 광주시 북구 임동의 한 거리에 대한 풍경이다. 그 곳은 ‘야구의 거리’로 불린다. 야구 선수 사진이 몇장 걸려 있기는 하지 만 야구의 거리라고 불러도 될까 싶다. 건물 벽이 담벼락 역할까지 하는 곳에 멋진 공공벽화가 그려져 있다. 하지만 화초가 웃자라 어느덧 벽화 를 덮었다. 진실로 야구의 거리를 생각했다면 화초도, 안내판도 한번 정 비했으면 한다. 주민들을 설득하지 못하고 공감을 얻지 못한다면 이름 뿐, 내용없는 거리가 아닐까 싶다. 텅빈 거리가 더 쓸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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