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2월호 제81호=고선주 기자)‘2020 광남일보 신춘문예’ 시상식이 지난 1월14일 오후 2시 본사 사옥 1층 MVG라운지에서 김재희 광남문화체육 재단 이사장, 임원식 광주예총 회장 등 내빈과 본보 임직원 및 4개 부문 당선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4개 부문 당선자들은 △시 ‘키, 키, 키,’의 한병인씨(52·여·대전) △소설 ‘평평한 지구, 탈출기’의 송유나씨(22·여·부산) △동화 ‘꽃기린’의 유백순씨(54·여·광주) △평론 ‘메시아니즘으로서의 조해진 소설-빛의 호위와 산책자의 행복의 경우’의 심영의씨(62·광주) 등이다.
이날 행사는 축사와 격려사, 심사평, 시상식, 당선 소감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먼저 김재희 광남문화체육재단 이사장은 축사를 통해 "올 신춘문예는 투고된 원고가 많았는데 이를 심사숙고해 선정한 심사위원들께 감사를 드리고 당선자들에게는 영광과 축하를 보낸다"며 "신춘문예 당선을 위해 투고한 수많은 응모자들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특히 앞으로도 문학 활성화를 위해 재단 차원에서 적극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또 지역문단을 대표하는 작가들도 당선자들의 등단을 축하했다.
임원식 광주예총 회장(시인)은 격려사에서 "신춘문예 등단은 예로부터 어려운 것이다. (저도)여러번 도전했지만 낙방했다. 그래서 나중에 월간문학에서 공모한 평론부문에 등단해 40여 년 동안 시를 쓰고 있다"면서 "지역 문단에서 글을 쓰는 사람이 적은데, 당선자들은 각 지역 문단에서 열심히 활동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노창수 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시인 겸 평론가)은 수용소에서의 글짓기를 다룬 지크프리트 렌츠의 소설 ‘독일어 시간’을 언급한 뒤 "신춘문예는 여러 등용절차 중 가장 전통적이고, 한국 만이 가진 등단제도"라며 "글이라는 것은 우연한 기회와 특별한 기회 등 두가지 기회에서 나온다. 이중 특별한 기회를 얻어 창작활동을 하는 만큼 좋은 결실을 맺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지담 광주전남작가회의 부회장은 "늘 새해에는 어떤 신진작가들이 나올까 궁금했는데 여기서 당선자들을 보게 됐다"면서 "문학이라는 동반자, 한 짝이 돼서 한 삶을 살아갈 텐데 끝까지 손을 놓지 않고, 꾸준히 함께해 좋은 결실을 얻게 되기를 빈다. 문단에서 이름을 끝까지 볼 수 있었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조성현 광주전남소설가협회 회장은 "작가는 상당히 힘든 직업으로 많은 시간을 혼자 보내야 되기 때문에 정신세계가 때로는 피폐해질 수 있고, 건강을 해칠 수 있다"면서 "사회와의 네트워크, 자기 작품에 집중하면서도 외부세계와의 연계를 등한시 하지 말았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심사위원들도 심사평을 하며 당선자들을 격려했다.
시 심사위원인 황학주 시인(계간 ‘발견’ 발행인)은 "그냥 읽을 때와 등단작을 선정할 때는 관점이 같을 수가 없다. 시인의 언어, 개성, 완성도, 솜씨나 기교, 나아가서는 앞으로의 가능성 등을 살펴봐야 해 쉬운 작업이 아니다"면서 "응모작 중 최종심사에 오른 작품이 모두 뛰어났지만 앞으로 시단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사람을 선택했다" 고 언급했다.
소설 심사위원인 소설가 은미희씨(1996년 ‘광남문학상’ 수상자)는 "무용이나 여타 장르의 예술은 대상, 최우수상, 장려상, 입상 등 수상자들이 많다. 이상하게 문학만 딱 한 명이다. 2등도 3등도 필요없다. 실력차가 종잇장 차이도 나지 않는데 1등만 필요한 매섭고, 매정한 장르가 문학판 이다"면서 "당선작이 문학사에 소중한 작가로 성장해나갈 수 있겠다는 믿음이 생겼다"고 했다.
동화 심사위원인 김옥애씨는 "신춘문예라고 하면 주제나 소재가 특이하고 발랄한 작품이 나오기 마련"이라며 "뾰족하게 항상 갈고 닦으면 독자들은 그 재능이나 능력을 알게 돼 있다. 뾰족한 부분이 재능과 능력이니까 도중 하차하지 말고, 이 길에 들어섰으니, 작가의 삶을 실현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평론 심사위원인 임환모 교수(전남대)는 대학 강의 일정이 겹쳐 이날 행사에 참석하지 못했다.
이날 수상자들에는 상패와 상금이 수여됐다. 시 당선자 인 한병인씨에게는 상금 150만원과 상패가, 소설 당선자인 송유나씨에게는 상금 200만원과 상패가, 동화 당선자인 유백순씨에게는 상금 150만원과 상패가, 평론 당선자인 심영의씨에게는 상금 100만원과 상패가 각각 수여됐다. 시상식 후 당선자들은 당선 소감을 통해 자기만의 독창적 언어와 색깔을 찾아가는 작가로 성장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한, 제 마음의 색깔로 담아내는 시 쓸터
송, "소설 열심히 써 보답하도록 하겠다"
유, 아이들과 생활하면서 생긴 일 창작
심, "더욱 깊고 단단한 문장으로 보답"

시 당선자인 한병인씨는 앞으로 창작에 많은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제가 쓴 시들이 그동안에는 그저 무음처럼 느껴졌다. 여러분이 뽑아주신 덕분에 이제는 하나의 목소리가 되고, 힘이 실릴 것 같다"면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우리 주변 일상과 소통하고, 그것을 제 마음의 색깔로 담아 내는 시를 쓰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시작활동을 펼치면서 대학에서 후학 양성에 힘을 쏟을 각오다. 소설 당선자인 송유나씨는 젊은 패기로 톡톡 튀는 소감을 밝혀 주목을 받았다.
그는 "신춘문예에 당선된 다음에 교수님과 티타임을 했는데, 예상을 못했던 거라 원래 계획대로 자격증을 따겠다고 했더니 그럼 먹고 튀는 거라고 했다. 당선과 너무 큰 부상을 먹고 튀지 않고, 소설을 열심히 써서 보답하도록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앞으로 학생인 만큼 학업에 열중하며 문학적인 성장을 위해 문예지 신인상 등 더 큰 무대에 도전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동화 당선자인 유백순씨는 자신만의 동화로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게 됐다며 기쁜 마음을 에둘러 표현했다.
그는 "제가 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는데, 도서관에 가서 항상 아이들과 책을 읽었다. 맨날 남의 책만 읽어주다 어느 순간 ‘이거 선생님이 쓴거야’라고 말하면서 내 책을 읽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제 내 책을 읽어줄 수 있을 것 같다"며 "아이들과 생활하면서 있었던 일들을 동화로 많이 써보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앞으로 학교 현장에서 아이들과 함께 하면서 더 좋은 글을 쓰는 등 여력이 되면 동화집을 펴낼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평론 당선자인 심영의씨는 "평론 공모가 지 역 일간 신춘문예에서는 없는데 광남일보가 실시하고 있어 지원하게 됐다. 단단하지 못한 문장을 뽑아주신 심사위원님께 감사드린다"면서 "앞으로 더욱 깊고 단단한 문장으로 보답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장편소설 ‘사 랑의 흔적’을 펴내는 등 이미 소설가로도 활동을 펼쳐온 만큼 더 완결성있는 문장을 구사할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이다.

전라도인 admin@jld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