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6월 제85호=김인수 기자) 나주 영산중·고등학교가 새로운 비상을 꿈꾸고 있다. 호남 대표 중견기업인 ㈜다스코의 한상원 회장이 지난 2018년 10월 새 이사장으로 취임하면서 파격적인 투자가 이어지고 있고, 탁월한 진로·진학 실적으로 명성이 자자한 이창균 교장을 영입하면서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1966년에 개교한 이 학교는 1980~1990년대 ‘영산포 상업고등학교’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분야에 수많은 인재를 배출했으나 10여 년 전부터 그 명성을 잃어가는 것을 안타깝게 여긴 한 이사장이 학교법인 홍인학원을 설립하면서 침체된 학교 분위기가 확 달라지기 시작했다.
한 이사장은 영산고를 3년 내 전남 최고의 명문고로 도약시키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지난 1월 젊고 유능한 신규교사를 공개전형으로 임용시험을 거쳐 대거 선발하고 3월에는 진로·진학 실적이 검증된 학교장을 초빙했다. 또 매년 6억원씩을 학교발전기금으로 투자하면서 영산고를 2020학년도 자율형혁신학교로 운영하고 있으며, 2021학년도 고교학점제 시범학교 운영과 2022학년도 기숙형 고등학교로의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학생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명문학교로 성장하고 있는 영산고를 찾아 특화된 교육과정과 미래 비전을 살펴본다.

△2018년 학교법인 바뀌면서 재도약
-영산고는 전남 물류의 중심지였던 영산포 지역의 인재 육성을 위해 1966년 영산포상업고등학교로 개교했다. 상업계 고교였음에도 진학과 취업에서 뛰어난 성과를 냈으나 시대의 흐름에 따라 상업계 고교가 쇠퇴하자 2005년 영산포종합고등학교로 전환했다. 이후 보통과와 상과, 관광경영과, 디자인과를 운영하다 2010년에 영산고등학교로 교명을 바꾸고 일반계 고등학교로 전환했다. 학교법인은 백인학원에서 서구학원으로 바뀌는 과정을 거쳤다. 그러나 투자 부족과 학과 개편 실패 등으로 학교는 지역사회로부터 신망을 잃어가며 10여 년을 표류하던 중 지난 2018년 10월 홍인학원의 한상원 이사장이 학교법인을 인수하면서 과감한 시설투자가 이뤄지고 신규교사 채용, 진로·진학 중심의 교육과정 운영 등으로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홍익인간 정신 계승…인격·실력 겸비한 인재 양성
-영산고의 롤모델은 영국의 ‘이튼스쿨’이다. 학교법인은 학생들이 글로벌 인재로서의 큰 비전을 갖도록 하기 위해 USA VISION TRIP, 유럽 명문대학 탐방, 영국 이튼스쿨 어학연수 등의 특별 프로그램 운영과 함께 다양한 장학제도를 운영하며 학생들의 꿈을 지원하고 있다.
또 바른 품성과 실력을 갖춘 글로벌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학생에게는 꿈과 희망을, 학부모에게는 믿음과 신뢰를, 교사에게는 긍지와 보람을 경영 목표로 삼았다.
추구하는 학생상은 실력과 인성을 겸비한 예절 바른 학생과 자신의 꿈과 끼를 실현하는 학생, 진취적이고 창의적인 학생을 육성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런 학생들을 지도하기 위해서는 사랑과 열정으로 학생과 함께하는 선생님, 개성과 창의력을 길러주는 선생님,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는 교사상을 구현하는 데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특히 홍익인간의 정신을 계승하고 창의적이고 자주적인 인격과 실력을 겸비한 인재 양성을 교육이념으로 하며, 원대한 꿈·수불석권·인류공영을 교훈으로 삼고 있다.
추구하는 교육 목표는 학생들이 나라를 사랑하고 세계화 시대에 앞장서는 사람, 예절과 질서를 존중하고 지역사회 발전에 열과 성을 다하는 사람, 과학적인 사고로 미래사회에 적극 대처할 수 있는 강인한 체력과 건전한 정신으로 더불어 사는 사람, 학문과 기술을 배우고 익혀 스스로 삶을 개척하는 사람으로 성장시키는 것이다.

△새 이사장 취임 1년여 만에 입시 성과 ‘쑥쑥’
-1990년대 대학입시에서 두각을 나타내던 상업계 고교가 학과의 열세를 극복하고자 종합고와 일반계고로의 전환 과정을 거쳤으나 빠르게 변해가는 교육 환경에 적응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학과 개편의 시기적 오류, 재단의 투자 미비, 교사와 재단 간의 반목 등으로 교육 경쟁력을 잃으면서 우수한 신입생을 유치하지 못했고, 2012학년도 서울대 경영학과에 입학한 이동주 졸업생을 끝으로 대학 입시에서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
하지만 2018년 10월 홍인학원 출범 이후 한상원 이사장의 과감한 투자와 신규교사 채용, 진로·진학 중심 교육과정 운영 등으로 빠르게 학교 분위기를 쇄신했다. 그 결과 2020학년도 입시에서 연세대 3명, 고려대 2명을 비롯해 성균관대, 한양대, 경희대 등 서울과 수도권 대학에 30여 명이 합격했고, 대구교대, 전남대, 전북대 등 지방의 주요 국립대 수시전형에서도 다수의 합격생을 배출하는 등 3학년 졸업생 대다수가 자신의 원하는 대학과 학과에 진학했다. 학교법인은 명문대학에 진학한 2명의 학생에게 각각 1000만 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이는 다양하고 짜임새 있는 교과과정과 입시 프로그램, 교내·외 입시전문가와의 협력체제 구축 등 영산고만의 특화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 결과로, 2021학년도 입시에서는 더 좋은 결실을 맺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진로·진학 창의·인성 프로그램 운영
-학교 경영 비전 계획은 모두 3차연도로 운영되며, 1차연도인 올해 추진 내용은 다음과 같다.
학교 생활기록부의 수시 맞춤형 운영과 독서교육의 정착화, 학년 연임제 시행, 기초학력 부진 학생 없는 학교 만들기, 수준별 이동수업 및 드림반 운영, 선택형 방과후학교 운영, 2월 진로 캠프 및 입학식, 영산영화제 개최, 내고장 알기 프로젝트 수업, 패자부활 교육(성적향상도)의 활성화, 무범위·무힌트 정기고사, 선배와 함께하는 동행 프로젝트 운영, ‘1학생 1운동’ 스포츠 클럽 갖기, 최상의 웰빙 학교급식 제공, 학부모 모니터단 운영, 4Zero(폭력, 무단외출, 이성 교제, 흡연) 운동 실천, 비대면 온라인수업 체제 구축 등 학생 맞춤형 진로·진학을 위한 창의·인성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학생 주도적 동아리 활동
-동아리 활동은 크게 ‘창체동아리’와 ‘자율동아리’ 두 가지 방향으로 운영된다.
창체동아리는 학생들의 진로·진학의 희망을 받아 전공 관련 학술, 문화예술, 스포츠, 실습 노작 등으로 세분화하고 실생활 과학탐구, 영산 바이오랩, 건축 야기, 굿티쳐, 시사캠페인 IN, 공연예술 등 22개 동아리를 편성해 학생들이 주도적인 동아리 활동을 이어간다.
자율동아리는 창체동아리에서 좀 더 전공을 구체적으로 세분화해 응급구조, 의료과학, 과학실험연구, 영산간호부, 심리학개론, 컴퓨팅 등 26개 동아리를 편성해 운영하고 있다.

△자기 주도적 방과 후 프로그램 운영
-다양하고 창의적인 교육 경험 제공과 공교육의 기능적 보완, 창의적 인재 육성을 위해 학생 선택형 방과 후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평일에는 교과학술반, 예체능반, 진로탐색반, 교과학술심화반, 진로특화반, 인강반, 독서활동반 등 다양한 선택형 프로그램을 개설해 학생들이 자신의 실력과 진로·적성에 따라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주말인 토요일에도 교과학술심화반, 학종준비반, 면접반, 자기소개서반을 운영하며 대학 입시의 수시와 정시에 대비해 안정감 있게 입시를 준비할 수 있도록 특화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자신의 실력과 수준에 맞는 다양한 학습 기회를 제공 받고, 자기 주도적 학습을 할 수 있으며, 학부모의 사교육비 경감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최상의 교육시설…2022학년도 ‘기숙형고교’ 전환
-2018년 10월 학교법인을 인수하면서 쾌적한 학습 환경 조성을 위한 조경공사와 함께 남·여 기숙사 전체의 리모델링을 실시했다. 또 2019학년도부터 친환경 멀티미디어 교실 시스템 구축을 위한 전교실 리모델링을 시행해 교실 전자교탁 설치, 사물함·책걸상 교체, 다초점 빔프로젝터 설치, 출입문 및 창호 교체 등 최적의 학습 환경을 구축해가고 있다. 현재는 2022학년도 기숙형 고교로의 전환을 목표로 재단 이사장이 학교 후문 옆 부지를 사비로 매입해 240명 수용 규모의 기숙사 2개 동을 건립하고 있다.
이 외에도 2021년 완공을 목표로 체육관을 증축하고 있으며, 학년별 면학실 구축, 학생이나 교직원 체력단련실 구축, 교직원 휴게실 등을 통해 교사와 학생이 모두 행복한 교육환경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교내·외 다양한 대회서 ‘두각’
-학생들의 다양한 특기 적성과 학업능력 신장을 위해 교내 융합과학 탐구대회, 과학올림피아드, 과학독서 발표대회, 수학경시대회, 영어 어휘력 평가대회, 토론대회 등 교과 중심의 30여 개의 다양한 교내 대회를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학업 성취도를 높이고 자신의 적성을 계발하며 올바른 진로 선택의 방향을 찾아가고 있다.
학교 밖 대회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2019학년도에는 나주학생독립운동기념관이 개최하는 역사골든벨 퀴즈대회에서 3학년 민지홍 학생이 최우수상(교육감상)을 받았고, 제18회 전남학생발명이야기글 공모전에서는 1학년 문채호 학생이 입상했다. 해양수산부 주최 전국청소년극지논술 공모전에서는 1학년 김수현 학생이 입상하는 성과를 올렸다.
영산고도 과학 분야 연구력을 측정하는 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 주최의 미래 표준 인재 양성을 위한 표준교육 시범 우수학교(지도교사 박서연)에 선정됐다.

△과거 복싱 명문…현재는 여자 탁구부 운영
-복싱이 국민의 대중적 사랑을 받던 1970~1980년대부터 2000년 전반기까지 과거 영산포상고는 명실상부 대한민국 복싱 명문으로 전국에 이름을 날렸었다. 동양웰터급 챔피언을 지낸 황충재, 대한민국 최고 선수를 육성해냈던 2007년 국가대표 감독 천인호 등 수많은 국가대표와 지도자들을 배출했다.
2012년에는 여자 탁구부를 창단해 운영하고 있다. 2013년 제51회 회장기 전국남녀중고학생탁구대회에서 단체전 3위, 제30회 대통령기 전국시도탁구대회 개인 단식 3위에 오르는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다양한 대회에 입상하며 한국 여자탁구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올해까지 14명의 졸업생을 배출해 대학 진학 10명, 실업팀 2명, 탁구지도자 2명이 활동하고 있다. 현재는 5명의 선수가 자신의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김인수 기자 joinus@gwangnam.co.kr


이창균 영산고 교장

"좋은 교육은 교육공동체 사이에 믿음과 신뢰가 있을 때 비로소 빛을 발휘하게 됩니다. 즉, 교사와 학생, 교사와 관리자, 교사와 학부모 사이에 믿음이 쌓이고, 학교와 지역사회 간의 신뢰가 쌓여야 만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지난 3월 1일자로 부임한 이창균 교장은 "이런 믿음과 신뢰는 학교를 대표하는 학교장의 경영철학과 열정을 지역사회와 학교 구성원들이 인정하고 공감할 때 생기게 된다"면서 이렇게 밝혔다.
실제로 이 교장은 목포 영흥고 교장으로 재직하면서 ‘학교는 교장의 교육 철학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는 자신의 지론을 증명했다.
고교평준화 이전인 2005년, 전남 일반고의 교육력은 동부권이 매우 우세한 ‘동고서저’ 현상을 보였지만 고교평준화 이후에는 서부권이 점차 좋아져서 ‘서고동저’ 현상으로 바뀌었다.
그 변화의 바람은 이 교장이 영흥고 교장으로 재직한 10년 동안의 성과와 일치한다. 당시 영흥고는 전남 일반고 중 2010년도와 2011년도 수능에서 모두 자연계 수석을 차지했고, 2012년도 전국 고교평가에서 전남 1위, 전국 3위를 차지했다. 2013년도 수능에서는 언어·수학·외국어 1·2등급 비율이 평준화 지역 일반고 중에서 언어가 22.0%, 수리가 32.1%, 영어가 25.0%를 기록하면서 전남 1위, 전국 17위를 차지하는 등 전남을 대표하는 학교가 됐다.
이런 결과는 좁게 보면 한 학교의 획기적인 변화였고, 넓게 보면 광주나 전남 비평준화 지역으로 떠나는 중학생을 목포 관내 고등학교로 돌아오게 만드는 희망의 불씨가 됐다.
2014년 신안 도초고 교장으로 부임해서는 섬 지역에서만 할 수 있는 50여 개의 수시전형 진로·진학 프로그램을 적용해 서울대를 비롯한 의대와 교대 그리고 서울 소재 대학에 다수의 합격생 배출하는 성과를 이뤄냈다. 또 교육부 주관 ‘제13회 전국 100대 교육과정 우수학교’로 선정됐으며 전국대회인 강강술래 경연에서 대상 2관왕 등 섬 지역의 약점을 강점으로 만드는 학교경영으로 신안교육상과 신안 군민의 상, 그리고 전남교육상을 각각 받았다.
이런 다양한 학교 경영과 진로·진학 경험을 가진 이 교장이 올해 영산고에 부임하면서 학교의 변화가 시작됐다.
이 교장은 먼저 ‘생활지도는 학력의 바로미터’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여기서 생활지도란 인성교육을 의미합니다. 인성교육을 통해 남을 배려하고 함께 살아가면서 또래 집단 내에서 나와 상대를 이해하고 존중하도록 가르치며, 학교는 서로의 다름과 차이를 스스로 인정할 수 있도록 성품의 기본을 교육하는 곳으로 지도하고 있습니다."
그는 "학교 교육의 궁극적인 목표는 결국, 학생들이 바른 품성을 갖춘 성인으로 성장하도록 도와주는 것이고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이 인간관계 교육"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장은 또 "최근 들어 인성이 대입 전형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어 학교의 슬로건도 ‘100(교과, 지성)도 중요하지만 36,5(인성, 감성, 적성)가 더 중요합니다’로 정했다"면서 인성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교장은 ‘학교경영 비전계획’을 3개년 계획으로 추진 중이다. 1차연도인 올해는 명문학교의 틀을 만들고 2차연도는 뿌리를 내리는 데 주력하며 3차연도에는 명문학교를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이 교장은 이를 위해 1학년 때부터 수시 맞춤형으로 대학입시를 준비해 5학기 동안 미래 핵심역량을 중심으로 모든 학교생활과 학생 참여형 수업을 학교생활기록부에 기록해 수시전형에 대비할 계획이다.
또 학생들은 희망 학과를 미리 정하도록 하고, 선생님들은 학생들이 활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형태의 수업 설계를 준비하고 있다.
방과 후 수업 역시 학생이 원하는 진로에 맞춰 동아리 형태로 개설될 예정이고, 학부모에게는 주간교육활동 계획이나 학교의 소식을 문자로 전달해 학교의 활동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
이창균 교장은 "장석웅 전남도교육감의 교육 철학인 ‘단 한 명의 학생도 포기하지 않는 교육’을 기반으로 영산고를 가고 싶고, 머물고 싶고, 도와주고 싶은 학교로 만들겠다"면서 "학교 교육공동체가 믿음과 신뢰로 영산고의 새로운 도전을 적극 지지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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