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성들의 서사 다루며 창작극 제작하고 싶죠" [예술인플러스] 광주여성연극인연합회 고난영 회장 전라도인 admin@jldin.co.kr |
| 2019년 12월 02일(월) 17: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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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0월 제77호=글·정채경 기자, 사진·최기남 기자)여성의 이야기를 무대에 올리는 이들이 있다. 이들은 한 명의 여성을 보는 관점에 따라 ‘현모양처 ’또는 ‘악녀’로 그려 사회가 가둔 여성의 모습에 의문을 제기하는가 하면, 냉장고에 갇힌 남편들을 꺼내줄지 말지 고민하는 모습을 통해 가부장적인 사회 속에서 알게 모르게 상처받은 여성들 의 고민을 재치있게 풀어낸다.
여성이라면 가정과 사회 생활을 하면서 누구나 겪을 법 한 문제, 알고는 있지만 차마 입밖으로 꺼내지 못했던 그 민낯을 무대 위에서 여실히 드러내는 한편 상처받은 마음을 어루만진다.
올해 배우 인생 30년째를 맞은 고난영씨가 이끌고 있는 광주여성연극인연합회(이하 여우회)의 이야기다. 여우회는 광주지역 여성 연극인들이 주축이 돼 지난 1996년 결성한 단체다. 지금이야 여성들이 주축이 된 활동들을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지만, 그 당시에는 여성들이 힘을 보태는 것 자체가 생소하던 때다. 가정을 일군 뒤에도 사회 생활을 이어가는 현재와 달리 단체를 결성했던 1990년대 만 해도 여성 연극인들이 결혼한 뒤에 다시 무대로 복귀하 는 경우는 드물었다. 지역에서 여배우 층이 점점 얇아지던 상황에 직면하자 이를 안타까워한 유지영씨를 주축으로 고난영, 문진희, 오민아씨 등 여성 연극인 4명이 뜻을 모았다. 선후배 여배우들의 친목 도모와 관련 분야의 전문화를 목표로 소모임 형태의 여우회를 만들어 창단공연을 올리기에 이른다. 한 번 연극판을 떠나버리면 무대로 되돌아오기가 힘들 던 때, 여배우들이 다시 무대에 설 수 있도록 물꼬를 튼 역할을 한 셈이다.
이들의 움직임은 당시 "지역 연극판에 적지 않은 반향" 을 불러일으켰다. 여배우가 무대의 꽃으로 여겨지던 때, 두 팔을 걷어 올리고 제작 전반을 지휘하는 역할을 처음으로 시도해서다.
여우회 구성원들은 주체적으로 움직였다. 직접 연출과 진행을 도맡거나, 타 지역에서 전문 인력을 섭외하기도 했다. 이같은 활동이 광주지역 연극판에서 여배우들의 활동 영역의 폭을 넓히는 역할을 자처했다. 올해로 24년째 운영되고 있는 여우회는 현재 회장인 고난영 씨와 문진희, 유지영, 양정인, 이현숙, 정경아, 정은희 씨 등을 중심으로 총 20여 명의 회원들이 활동 중이다. 회원들은 상·하반기로 나눠 1년에 두 번 정기 모임을 갖 고,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평소에는 각자 소속된 극단에서 활동하거나 개인적으로 활동하다 여우회 에서 공연이 있을 때 비정기적으로 모여 연습을 한다. 정기 공연을 올리기에 앞서 이들은 메신저를 통해 의견을 주고 받으며, 작품을 수집하고, 분석한다.
그 뒤 구성원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작품이 정해지면, 연출과 무대 등 전반적인 것들을 결정한다. 초창기에는 한 달에 2만원 씩 회비를 걷어 모임할 때 다 과비로 사용하고, 남은 돈을 차곡차곡 쌓았다가 정기공연 을 하는 데 보태왔다. 현재는 따로 회비를 걷지 않지만 약 간의 자금이 마련돼 있다고 한다.
고 회장은 "남다른 시도로 지금까지 여자들의 이야기를 다뤄왔다"며 "연극에 대한 열정 하나로 힘을 보태고 똘똘 뭉쳐 연극을 올린 게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정기 공연은 1년에 한 편씩 올리다 몇년 전부터 2년에 한 편씩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올해까지 정기 공연 15편 과 찾아가는 어린이 공연 14편 등 총 30여 편 에 달하는 무대를 선보였다.
주요작으로는 ‘마음의 범죄’ (1996·2005), ‘분장실’(2008), ‘남편이 냉장고에 들어갔어 요’(2015) 등이 있다. 가장 최근작은 지난 6월 올린 프랑스 대표 블랙코미디 ‘여덟 명의 여자들’이다. 극작가 로베르 토마가 1950년대 프랑스의 한 저택을 배경으로 쓴 추리극으로, 프랑소와 오 종의 연출로 지난 2002년 영화화돼 베를린 국제영화제와 유럽영화상에서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1998년 초연을 올 린 바 있어, 이번 무대에서는 시대적 상황을 반영해 현대적으로 각색, 엄마의 보살핌을 받지 못한 아이들의 애착문 제를 중점적으로 다뤘다. 등장인물 8명이 모두 여자이고, 여성을 둘러싼 사회 문제를 다룬 것과 함께 현 시대 소통 의 부재에 대한 메시지가 담겼다.
지금까지 여우회가 올려온 연극에는 대부분 여성이 출연했다. 다뤄지는 극의 내용 역시 여성의 서사가 중심이 돼 왔다. 그 이면에는 모든 연극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남성의 서사를 다뤄온 기존의 틀을 깨는 행위가 바탕이 됐다.
그 세계에서 여성은 그들의 조력자 또는 그들의 시선으로 본 캐릭터에 한정돼 왔던 것에 반하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 것이다.
여자들의 서사를 꼭 여배우들의 연기로 전달해야 하는 이유가 있는지 묻자 고 회장은 여우회 구성원이 여성들로 이뤄진 만큼 그들이 무대에 설 기회를 만들어주고 싶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여우회에서 연극을 선보인다 해서 꼭 여배우들만 무대 에 서진 않아요. 남자 배우들과 연출 등 많은 역할에 투입 돼 함께 무대를 올리죠. 여우회에서 기획한 연극에 여배우 들이 다수 출연하는 건 여자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 대부분 인 만큼 자기 이야기를 제일 잘 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에서죠. 또 여성들로 이뤄진 단체라 구성원들이 무대에 많이 올랐으면 해서이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올린 작품들 중 토종 작품은 손에 꼽을 정도 다. 그는 외국 작품을 많이 올린 이유에 대해 딱히 의식한 건 아니었다고 언급했다.
"딱히 의식한 건 아니었는데, 돌아보니 그렇네요. 우리 끼리는 작품을 발견하면 반은 해낸 거라 할 만큼 여성들 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 많지 않습니다. 국내에서는 더더 욱 그렇죠. 어린이 공연 외에 정기 공연은 장진 감독의 작 품 ‘아름다운 사인’(2000)과 극단 얼·아리 대표이자 지역 희곡 작가인 양태훈씨의 ‘그녀는 죽는다’(2017) 뿐이에요. 국내 작품의 경우 가부장적인 사회 속 여성들의 역할을 다룬 이야기가 많은데, 소재가 다양하지 않아 다소 진부하게 느껴져 고사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죠. 그만큼 여성들의 서사를 다룬 이야기가 부재한다는 것 아닐까요."
이어 그는 "저작권 문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외국 고 전을 주로 선택하는 것도 이유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우회는 창단 시기처럼 최근 변화를 맞고 있다. 몇년 간 신입 회원이 뜸하다 지난 6월 열린 정기 공연을 보고 2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까지의 신입 회원이 들어온 것이다.
고 회장은 다른 극단에서 올린 작품을 보다 보면 종종 탐이 나는 작품을 발견하곤 했는데 신입 회원이 생긴 만큼 창작극을 올리고 싶은 바람을 드러냈다.
"그동안 여우회를 활성화 시키고는 싶지만, 그보다 단 체의 명맥을 유지하는 데 우선 주력해 왔습니다. 구성원들 이 각자 개인적인 활동을 병행하고 있어서죠. 또 특정의 한 사람에게 짐을 지우기가 미안해서요. 그러다 연극을 보러 가면 가끔 여우회에서 올려도 될 법한 작품이 눈에 띄더라고요. 그런 작품을 발견하면 부럽기도 하고, 여우회 이름으로 무대에 올리고 싶었죠. 신입 회원들이 들어온 만 큼 앞으로 여건이 된다면 글재주가 있는 회원들을 발굴해 대본을 쓰게 하고 싶어요. 여우회 회원들이 쓴 대본으로 창작극을 제작해 무대에 올린다면 더할나위 없겠죠."
여성이라면 가정과 사회 생활을 하면서 누구나 겪을 법 한 문제, 알고는 있지만 차마 입밖으로 꺼내지 못했던 그 민낯을 무대 위에서 여실히 드러내는 한편 상처받은 마음을 어루만진다.
올해 배우 인생 30년째를 맞은 고난영씨가 이끌고 있는 광주여성연극인연합회(이하 여우회)의 이야기다. 여우회는 광주지역 여성 연극인들이 주축이 돼 지난 1996년 결성한 단체다. 지금이야 여성들이 주축이 된 활동들을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지만, 그 당시에는 여성들이 힘을 보태는 것 자체가 생소하던 때다. 가정을 일군 뒤에도 사회 생활을 이어가는 현재와 달리 단체를 결성했던 1990년대 만 해도 여성 연극인들이 결혼한 뒤에 다시 무대로 복귀하 는 경우는 드물었다. 지역에서 여배우 층이 점점 얇아지던 상황에 직면하자 이를 안타까워한 유지영씨를 주축으로 고난영, 문진희, 오민아씨 등 여성 연극인 4명이 뜻을 모았다. 선후배 여배우들의 친목 도모와 관련 분야의 전문화를 목표로 소모임 형태의 여우회를 만들어 창단공연을 올리기에 이른다. 한 번 연극판을 떠나버리면 무대로 되돌아오기가 힘들 던 때, 여배우들이 다시 무대에 설 수 있도록 물꼬를 튼 역할을 한 셈이다.
이들의 움직임은 당시 "지역 연극판에 적지 않은 반향" 을 불러일으켰다. 여배우가 무대의 꽃으로 여겨지던 때, 두 팔을 걷어 올리고 제작 전반을 지휘하는 역할을 처음으로 시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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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회 구성원들은 주체적으로 움직였다. 직접 연출과 진행을 도맡거나, 타 지역에서 전문 인력을 섭외하기도 했다. 이같은 활동이 광주지역 연극판에서 여배우들의 활동 영역의 폭을 넓히는 역할을 자처했다. 올해로 24년째 운영되고 있는 여우회는 현재 회장인 고난영 씨와 문진희, 유지영, 양정인, 이현숙, 정경아, 정은희 씨 등을 중심으로 총 20여 명의 회원들이 활동 중이다. 회원들은 상·하반기로 나눠 1년에 두 번 정기 모임을 갖 고,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평소에는 각자 소속된 극단에서 활동하거나 개인적으로 활동하다 여우회 에서 공연이 있을 때 비정기적으로 모여 연습을 한다. 정기 공연을 올리기에 앞서 이들은 메신저를 통해 의견을 주고 받으며, 작품을 수집하고, 분석한다.
그 뒤 구성원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작품이 정해지면, 연출과 무대 등 전반적인 것들을 결정한다. 초창기에는 한 달에 2만원 씩 회비를 걷어 모임할 때 다 과비로 사용하고, 남은 돈을 차곡차곡 쌓았다가 정기공연 을 하는 데 보태왔다. 현재는 따로 회비를 걷지 않지만 약 간의 자금이 마련돼 있다고 한다.
고 회장은 "남다른 시도로 지금까지 여자들의 이야기를 다뤄왔다"며 "연극에 대한 열정 하나로 힘을 보태고 똘똘 뭉쳐 연극을 올린 게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정기 공연은 1년에 한 편씩 올리다 몇년 전부터 2년에 한 편씩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올해까지 정기 공연 15편 과 찾아가는 어린이 공연 14편 등 총 30여 편 에 달하는 무대를 선보였다.
주요작으로는 ‘마음의 범죄’ (1996·2005), ‘분장실’(2008), ‘남편이 냉장고에 들어갔어 요’(2015) 등이 있다. 가장 최근작은 지난 6월 올린 프랑스 대표 블랙코미디 ‘여덟 명의 여자들’이다. 극작가 로베르 토마가 1950년대 프랑스의 한 저택을 배경으로 쓴 추리극으로, 프랑소와 오 종의 연출로 지난 2002년 영화화돼 베를린 국제영화제와 유럽영화상에서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1998년 초연을 올 린 바 있어, 이번 무대에서는 시대적 상황을 반영해 현대적으로 각색, 엄마의 보살핌을 받지 못한 아이들의 애착문 제를 중점적으로 다뤘다. 등장인물 8명이 모두 여자이고, 여성을 둘러싼 사회 문제를 다룬 것과 함께 현 시대 소통 의 부재에 대한 메시지가 담겼다.
지금까지 여우회가 올려온 연극에는 대부분 여성이 출연했다. 다뤄지는 극의 내용 역시 여성의 서사가 중심이 돼 왔다. 그 이면에는 모든 연극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남성의 서사를 다뤄온 기존의 틀을 깨는 행위가 바탕이 됐다.
그 세계에서 여성은 그들의 조력자 또는 그들의 시선으로 본 캐릭터에 한정돼 왔던 것에 반하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 것이다.
여자들의 서사를 꼭 여배우들의 연기로 전달해야 하는 이유가 있는지 묻자 고 회장은 여우회 구성원이 여성들로 이뤄진 만큼 그들이 무대에 설 기회를 만들어주고 싶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여우회에서 연극을 선보인다 해서 꼭 여배우들만 무대 에 서진 않아요. 남자 배우들과 연출 등 많은 역할에 투입 돼 함께 무대를 올리죠. 여우회에서 기획한 연극에 여배우 들이 다수 출연하는 건 여자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 대부분 인 만큼 자기 이야기를 제일 잘 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에서죠. 또 여성들로 이뤄진 단체라 구성원들이 무대에 많이 올랐으면 해서이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올린 작품들 중 토종 작품은 손에 꼽을 정도 다. 그는 외국 작품을 많이 올린 이유에 대해 딱히 의식한 건 아니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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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의식한 건 아니었는데, 돌아보니 그렇네요. 우리 끼리는 작품을 발견하면 반은 해낸 거라 할 만큼 여성들 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 많지 않습니다. 국내에서는 더더 욱 그렇죠. 어린이 공연 외에 정기 공연은 장진 감독의 작 품 ‘아름다운 사인’(2000)과 극단 얼·아리 대표이자 지역 희곡 작가인 양태훈씨의 ‘그녀는 죽는다’(2017) 뿐이에요. 국내 작품의 경우 가부장적인 사회 속 여성들의 역할을 다룬 이야기가 많은데, 소재가 다양하지 않아 다소 진부하게 느껴져 고사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죠. 그만큼 여성들의 서사를 다룬 이야기가 부재한다는 것 아닐까요."
이어 그는 "저작권 문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외국 고 전을 주로 선택하는 것도 이유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우회는 창단 시기처럼 최근 변화를 맞고 있다. 몇년 간 신입 회원이 뜸하다 지난 6월 열린 정기 공연을 보고 2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까지의 신입 회원이 들어온 것이다.
고 회장은 다른 극단에서 올린 작품을 보다 보면 종종 탐이 나는 작품을 발견하곤 했는데 신입 회원이 생긴 만큼 창작극을 올리고 싶은 바람을 드러냈다.
"그동안 여우회를 활성화 시키고는 싶지만, 그보다 단 체의 명맥을 유지하는 데 우선 주력해 왔습니다. 구성원들 이 각자 개인적인 활동을 병행하고 있어서죠. 또 특정의 한 사람에게 짐을 지우기가 미안해서요. 그러다 연극을 보러 가면 가끔 여우회에서 올려도 될 법한 작품이 눈에 띄더라고요. 그런 작품을 발견하면 부럽기도 하고, 여우회 이름으로 무대에 올리고 싶었죠. 신입 회원들이 들어온 만 큼 앞으로 여건이 된다면 글재주가 있는 회원들을 발굴해 대본을 쓰게 하고 싶어요. 여우회 회원들이 쓴 대본으로 창작극을 제작해 무대에 올린다면 더할나위 없겠죠."
전라도인 admin@jldi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