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시대의 돌부처, 각박한 세상 밝히다 [예술현장]무각사 석불 전시 둘러보니 전라도인 admin@jldin.co.kr |
| 2020년 12월 01일(화) 14: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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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호 제91호=글 고선주 기자)"작품을 위해 화강암 등 돌을 다루다보니 가루가 눈에 들어가 늘 침침합니다. 작업을 여러 사람들을 사람들을 고용해 하기보다는 저 혼자하거나 다른 한 사람 정도를 더해 하는 편입니다. 다른 사람 손에 맞길 수가 없어서예요. 그래서 더 힘들고 지치기는 하지만 제 작업이니 감수를 하며 돌 조각을 만지고 있습니다."
현재 국내에 그리 많지 않은 것이 석조각의 현실이다. 모처럼 광주 도심 사찰에서 석조각 불상이 대거 선보이는 전시가 마련됐다. 삭막하고 각박한 세상살이 속 사부대중들이 잠시나마 불심에 기대 심신의 안정을 도모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한마디로 우리 시대의 부처를 만날 수 있는 전시로 이해하면 된다.
거친 화강석으로 해학적이고 익살스러운 한국적 정서를 표현하는 데 주력해온 경북 경주 출생 조각가 오채현(59)씨의 특별초대전이 그것으로, 지난 11월3일 시작돼 2021년 10월31일까지 1년간 무각사 로터스갤러리와 사찰 경내 일원에서 진행 중이다.
이번 전시는 ‘돌에 새긴 희망의 염화미소(拈華微笑)’라는 타이틀로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염원을 투영한 가운데 30년째 석조각에 매달려온 작가의 초대형 사방불과 아미타불, 석탑, 석등, 호랑이 등과 부조소품 등 50여점이 출품돼 그의 예술혼을 만날 수 있는 기회로 손색이 없다. 두 차례 찾은 무각사 경내와 로터스 갤러리는 토요일 오후를 맞아 많은 시민들과 불자가 찾고 있었다. 첫번째 방문 때는 잘 이해되지 않던 작품이 두번째 방문 때는 제법 눈에 잘 들어왔다. 경내 끝자락에 청학 주지 스님과 혜명화 종무실장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잠시 배알하고 다시 석불들을 차분하게 둘러볼 수 있었다.
돌아다니면서 접한 석불은 모두 인자한 표정 그 자체였다. 시대에 맞는 부처의 모습을 찾는데 집중을 거듭해온 작가의 석조각들은 대다수 표정이 살아 꿈틀대는 것이 특징으로 꼽혔다. 그가 민초들을 대상으로 작업한 석조각들은 표정 뿐만 아니라 빛의 각도에 따라 다른 표정이 나올 정도로 정밀해 기계로 해도 어려울 작업을 일일이 손으로 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 마치 살아있는 생물처럼 정교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처럼 남다른 재능이 발현된데는 그가 유년 시절 경주 토함산 자락에서 태어나 천마총 인근에서 성장했고, 분황사 옆 초등학교를 다닌 만큼 어느 누구 보다 문화유적에 대한 강렬한 기억을 가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가 천상 돌조각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이유로 보인다.
그는 그런 성장 배경에 만족하지 않고 동서양의 돌 다루는 기법이 다르다는데 주목했다. 그래서 이탈리아로 유학을 떠나 그곳의 석조각을 공부한 것이다. 동서양의 공통점을 찾아보자는 취지였다.
사찰 경내에는 그의 재능과 각고의 노력이 더해진 사방불과 오층석탑, 삼층석탑, 석가모니불, 아미타불, 미륵불, 석등, 산신, 비로자나불, 부도, 호랑이상 등 12점이 설치됐으며, 대형 작품들로 작가의 독창적인 세계를 담아내고 있다. 무각사 대웅전이 새롭게 중창된 것도 방문 이유가 되고 있지만 경내 곳곳에 설치된 석조각 불상들을 관람하기 위해 일반시민을 포함해 불교계 인사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불자들에게는 불심을 더할 수 있다. 불상에는 기도하느라 시주한 100원 동전이 빈 자리 없이 부착돼 있어 이채롭기까지 했다.
이어 로터스갤러리에는 염불, 합장나한, 죽비나한, 명상, 석가모니, 염화미소, 항마, 미소나한, 합장, ‘연화장세계’ 등 19점을 만날 수 있었다.
특히 경내에 설치된 사방불과 미륵불은 방문객들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었다. 이중 사방불은 10년 전 작가가 어렵게 구한 화강암 원석으로 조성해 처음으로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높이 3.5m로 무게만 18톤에 달하는 것으로, 경주 지역 화강암 재질의 불석으로 애초 25톤에 달했다는 설명이다. 사방불은 동서남북면에 대형 부처상을 조각했다. 동쪽에는 관세음보살을, 서쪽에는 지장보살을, 남쪽에는 석가모니불을, 북쪽에는 비로자나불을 각각 조성했다. 동쪽에 조성한 관세음보살은 법의(法衣)가 생략된 미소불이 연화좌대에 앉아있는 모습을 취하고 있다. 이외의 공간에 작은 부처상 108분을 조성해 만중생의 염원과 발원이 성취되기를 기원하고 있으며, 연꽃을 타고 있는 작은 부처상 8분을 조성해 팔정도(八正道)를 실천하자는 의미와 구름을 탄 부처상 6분을 조성해 육바라밀(六波羅蜜)을 실천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또 미륵불 역시 높이만 5m에 달하며 무게는 16톤에 달한다. 이 화강암 부처상은 경북 상주에서 생산된 화강암으로 머리에 갓을 쓰고, 중생들의 염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강렬한 미소를 머금고 있어 옷깃을 여미게 한다.
경내에는 5층 석탑과 3층 석탑도 설치돼 있다. 5층 석탑은 높이가 3.7m이며 자연석 좌대를 포함하면 4.5m다. 3층 석탑은 기단석과 탑신, 상륜부로 나눠진 3개의 석재로 조성했다.
로터스갤러리에는 강원도 영월 창령사터에서 출토된 오백나한상에서 모티브를 얻은 꾸밈없고, 익살스런 나한상 5점이 포함돼 있다. 갤러리 벽면에는 화강석판석에 입불(入佛), 연꽃, 동자, 구름, 연잎 등이 조화를 이루도록 연결한 작품 연화장 세계도 만날 수 있었고, 일부 작품은 구들장으로 제작했다고 하니 신기하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전시현장에서 만난 오채현 작가는 "제가 추구하는 것은 ‘원시미술’인데 암각화나 토우, 장승 등이 뿌리라고 생각한다. 석조각은 아이디어만 가지고 되는 것이 아니라 시간 싸움이다. 돌조각은 현실적으로 지속하기 어렵다"면서 "경주는 물론이고 서산 마애삼존불 등으로부터 영향을 받았다. 천진불이나 미소불 등 웃고 있는 표정의 불상이 많은 것은 몸과 마음이 지쳐있는 사람들에게 등을 토닥여주고 보듬어주는 등 위안을 주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이어 청학 주지스님(무각사)은 "이번 전시회가 단순한 전시회로 끝나지 않고, 부처님의 자비심으로 코로나19가 극복되기를 기원한다"면서 "작가의 미소부처님을 모시고 와 많은 사람들에게 친견할 수 있게 돼 기쁜 마음 금할 길 없다"고 덧붙였다.
오채현 조각가는 경북대 미술학과와 동대학원을 거쳐 이탈리아 까라라 극립미술아카데미 조소과를 졸업, 1991년 개인전을 시작으로 학고재와 인사아트센터, 월정사, 통도사 등에서 32회의 개인전을 가졌으며, 아트시카고와 키아프, 상해 아트페어 등 다수 국내외 그룹전에 참여했다. 작가는 2005년 바티칸 한국대사관에 한복입은 성모상을 제작한 바 있다.
이번 석조각전은 그동안 지역에서 열린 석조각 전시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할 뿐 아니라 힘든 작업에도 불구하고 부처의 온화한 미소를 살려낸 석조각가의 끈기와 예술혼을 대면할 수 있어 사찰 경내를 나오는 동안 뿌듯함을 느꼈고, 여기다 자비정신을 다시금 생각할 수 있는 계기로 충분했다.
현재 국내에 그리 많지 않은 것이 석조각의 현실이다. 모처럼 광주 도심 사찰에서 석조각 불상이 대거 선보이는 전시가 마련됐다. 삭막하고 각박한 세상살이 속 사부대중들이 잠시나마 불심에 기대 심신의 안정을 도모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한마디로 우리 시대의 부처를 만날 수 있는 전시로 이해하면 된다.
거친 화강석으로 해학적이고 익살스러운 한국적 정서를 표현하는 데 주력해온 경북 경주 출생 조각가 오채현(59)씨의 특별초대전이 그것으로, 지난 11월3일 시작돼 2021년 10월31일까지 1년간 무각사 로터스갤러리와 사찰 경내 일원에서 진행 중이다.
이번 전시는 ‘돌에 새긴 희망의 염화미소(拈華微笑)’라는 타이틀로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염원을 투영한 가운데 30년째 석조각에 매달려온 작가의 초대형 사방불과 아미타불, 석탑, 석등, 호랑이 등과 부조소품 등 50여점이 출품돼 그의 예술혼을 만날 수 있는 기회로 손색이 없다. 두 차례 찾은 무각사 경내와 로터스 갤러리는 토요일 오후를 맞아 많은 시민들과 불자가 찾고 있었다. 첫번째 방문 때는 잘 이해되지 않던 작품이 두번째 방문 때는 제법 눈에 잘 들어왔다. 경내 끝자락에 청학 주지 스님과 혜명화 종무실장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잠시 배알하고 다시 석불들을 차분하게 둘러볼 수 있었다.
돌아다니면서 접한 석불은 모두 인자한 표정 그 자체였다. 시대에 맞는 부처의 모습을 찾는데 집중을 거듭해온 작가의 석조각들은 대다수 표정이 살아 꿈틀대는 것이 특징으로 꼽혔다. 그가 민초들을 대상으로 작업한 석조각들은 표정 뿐만 아니라 빛의 각도에 따라 다른 표정이 나올 정도로 정밀해 기계로 해도 어려울 작업을 일일이 손으로 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 마치 살아있는 생물처럼 정교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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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남다른 재능이 발현된데는 그가 유년 시절 경주 토함산 자락에서 태어나 천마총 인근에서 성장했고, 분황사 옆 초등학교를 다닌 만큼 어느 누구 보다 문화유적에 대한 강렬한 기억을 가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가 천상 돌조각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이유로 보인다.
그는 그런 성장 배경에 만족하지 않고 동서양의 돌 다루는 기법이 다르다는데 주목했다. 그래서 이탈리아로 유학을 떠나 그곳의 석조각을 공부한 것이다. 동서양의 공통점을 찾아보자는 취지였다.
사찰 경내에는 그의 재능과 각고의 노력이 더해진 사방불과 오층석탑, 삼층석탑, 석가모니불, 아미타불, 미륵불, 석등, 산신, 비로자나불, 부도, 호랑이상 등 12점이 설치됐으며, 대형 작품들로 작가의 독창적인 세계를 담아내고 있다. 무각사 대웅전이 새롭게 중창된 것도 방문 이유가 되고 있지만 경내 곳곳에 설치된 석조각 불상들을 관람하기 위해 일반시민을 포함해 불교계 인사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불자들에게는 불심을 더할 수 있다. 불상에는 기도하느라 시주한 100원 동전이 빈 자리 없이 부착돼 있어 이채롭기까지 했다.
이어 로터스갤러리에는 염불, 합장나한, 죽비나한, 명상, 석가모니, 염화미소, 항마, 미소나한, 합장, ‘연화장세계’ 등 19점을 만날 수 있었다.
특히 경내에 설치된 사방불과 미륵불은 방문객들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었다. 이중 사방불은 10년 전 작가가 어렵게 구한 화강암 원석으로 조성해 처음으로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높이 3.5m로 무게만 18톤에 달하는 것으로, 경주 지역 화강암 재질의 불석으로 애초 25톤에 달했다는 설명이다. 사방불은 동서남북면에 대형 부처상을 조각했다. 동쪽에는 관세음보살을, 서쪽에는 지장보살을, 남쪽에는 석가모니불을, 북쪽에는 비로자나불을 각각 조성했다. 동쪽에 조성한 관세음보살은 법의(法衣)가 생략된 미소불이 연화좌대에 앉아있는 모습을 취하고 있다. 이외의 공간에 작은 부처상 108분을 조성해 만중생의 염원과 발원이 성취되기를 기원하고 있으며, 연꽃을 타고 있는 작은 부처상 8분을 조성해 팔정도(八正道)를 실천하자는 의미와 구름을 탄 부처상 6분을 조성해 육바라밀(六波羅蜜)을 실천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또 미륵불 역시 높이만 5m에 달하며 무게는 16톤에 달한다. 이 화강암 부처상은 경북 상주에서 생산된 화강암으로 머리에 갓을 쓰고, 중생들의 염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강렬한 미소를 머금고 있어 옷깃을 여미게 한다.
경내에는 5층 석탑과 3층 석탑도 설치돼 있다. 5층 석탑은 높이가 3.7m이며 자연석 좌대를 포함하면 4.5m다. 3층 석탑은 기단석과 탑신, 상륜부로 나눠진 3개의 석재로 조성했다.
로터스갤러리에는 강원도 영월 창령사터에서 출토된 오백나한상에서 모티브를 얻은 꾸밈없고, 익살스런 나한상 5점이 포함돼 있다. 갤러리 벽면에는 화강석판석에 입불(入佛), 연꽃, 동자, 구름, 연잎 등이 조화를 이루도록 연결한 작품 연화장 세계도 만날 수 있었고, 일부 작품은 구들장으로 제작했다고 하니 신기하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전시현장에서 만난 오채현 작가는 "제가 추구하는 것은 ‘원시미술’인데 암각화나 토우, 장승 등이 뿌리라고 생각한다. 석조각은 아이디어만 가지고 되는 것이 아니라 시간 싸움이다. 돌조각은 현실적으로 지속하기 어렵다"면서 "경주는 물론이고 서산 마애삼존불 등으로부터 영향을 받았다. 천진불이나 미소불 등 웃고 있는 표정의 불상이 많은 것은 몸과 마음이 지쳐있는 사람들에게 등을 토닥여주고 보듬어주는 등 위안을 주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이어 청학 주지스님(무각사)은 "이번 전시회가 단순한 전시회로 끝나지 않고, 부처님의 자비심으로 코로나19가 극복되기를 기원한다"면서 "작가의 미소부처님을 모시고 와 많은 사람들에게 친견할 수 있게 돼 기쁜 마음 금할 길 없다"고 덧붙였다.
오채현 조각가는 경북대 미술학과와 동대학원을 거쳐 이탈리아 까라라 극립미술아카데미 조소과를 졸업, 1991년 개인전을 시작으로 학고재와 인사아트센터, 월정사, 통도사 등에서 32회의 개인전을 가졌으며, 아트시카고와 키아프, 상해 아트페어 등 다수 국내외 그룹전에 참여했다. 작가는 2005년 바티칸 한국대사관에 한복입은 성모상을 제작한 바 있다.
이번 석조각전은 그동안 지역에서 열린 석조각 전시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할 뿐 아니라 힘든 작업에도 불구하고 부처의 온화한 미소를 살려낸 석조각가의 끈기와 예술혼을 대면할 수 있어 사찰 경내를 나오는 동안 뿌듯함을 느꼈고, 여기다 자비정신을 다시금 생각할 수 있는 계기로 충분했다.
전라도인 admin@jldi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