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물결 넘실넘실~농민들 가슴에 행복도 넘쳤으면

[사진기획] ‘카이로스’의 시선
남도의 황금 들판

전라도인 admin@jldin.co.kr
2021년 11월 04일(목) 17:03
(2021년 11월호 제102호=글 카이로스)남도의 가을은 보기만 해도 배부르고 가슴 벅차다. 쌀 한 줌 없이 여름을 지나 본 가난한 세대들이 보면 이 가을은 숨만 쉬고 있어도 배가 불러오는 행복한 계절이리라. 어딜 가나 콤바인들이 나락을 거두는 소리 요란하고 농민들 손길을 분주하기만 하다.
겨우 키워놓으면 병충해에 시달리고, 한고비 넘기는가 싶으면 태풍과 물난리까지 다 겪어야 겨우 나락 몇 섬 건지던 천수답 시절은 지났다. 요즘은 어지간한 자연재해 쯤 너끈히 이겨내며 해마다 대풍을 이루는 시절이니 어르신들이 가을을 맞는 느낌은 따뜻하리라.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가 못하다. 들판에 누런 물결 넘실댄다고 함포고복(含哺鼓腹)의 시절이 온 것은 아니니 말이다. 따지고 보면 농민의 삶이라는 게 늘 그렇긴 했다. 대풍이 소작인의 것이 아니었듯, 이제 다시 풍년이 들어도 실상 건지는 게 많지 않은 씁쓸한 가을이다. 쌀 소비는 상상을 초월할 수 없을 정도로 줄고, 쌀값은 부실하다. 그나마 대농은 그렇다쳐도 겨우 식량이나 건지는 고령농민들의 삶은 여전히 팍팍하다. 그들의 삶이 나아지길 기대한다.
그래도 아름다운 우리 남도의 황금들녘, 아름다운 캔버스같은 가을들판은 기록해둬야 한다.


‘카이로스’는 이 시대의 모습을 묵묵히 기록하고 있는 광주지역 다큐멘터리 사진가 그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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