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술 접목 감성 교육 중요…작은 변화로 세상 바뀔 것” [아트초대석]예술교육전문가 정희자 광주교대 교수 전라도인 admin@jldin.co.kr |
| 2023년 07월 30일(일) 15: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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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6월 121호=김민빈 기자) 클래식과 발레 등 순수예술을 해설과 접목해 선보이는 공연을 쉽게 찾을 수 있는 요즘이다. 각종 미디어의 발달로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다양한 예술 장르와 친해지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은 세상이 됐다.
이러한 융합 예술공연이 거의 전무하던 2000년대 초반 정희자 광주교대 교수는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차별화된 예술 공연의 필요성을 인지했고, 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해설이 있는 발레를 국내 최초로 개발해 도입했다.
광주에서 태어나 학창시절을 보내고 이화여대 무용과에 입학한 그는 촉망받는 무용 인재였다. 무용을 배우는 학생이 흔치 않았던 시절, 어머니의 권유로 5살 때부터 광주 무용계의 대모 엄영자 선생에게 발레를 배웠고 여러 콩쿠르에서 입상하며 이름을 알렸다. 대학을 졸업하고 23살에 국립발레단에 합격한 그는 일찍 결혼하면서 남편을 따라 미국행을 택했다. 버팔로 이너 시티 컴퍼니(Buffalo Inner City Company)에서 단원으로 활동하며 여러 무대에서 활약했으며, 1992년 미국 버팔로시가 선정한 ‘92 Buffalo Individual Performing Artist상’을 수여받기도 했다.
그는 미국 뉴욕주립대(버팔로)에서 석사과정을 공부하던 중 뉴욕 버팔로 예술 교육 기관(Arts Education Institute In New York at Buffalo)에서 3년 간 무용 강사로 활동하며 교육발레에 처음 눈을 떴다. 이 기관은 미국 주 정부의 지원으로 초·중·고교 예술교육을 담당하는 예술통합교육기관으로, 학생들에게 예술이자 하나의 표현 수단으로서 무용을 가르치면서 많은 영감을 얻었다.
9년 여의 미국 생활을 마치고 귀국한 이후 그는 문화관광부 무용교육교안개발 연구위원과 전국아동복지시설 무용교재개발연구위원 등을 역임하며 다양한 교육 및 공연 현장에서 실무 경험을 쌓게 된다.
2003년 서울 은평 문화예술회관에서 어린이를 대상으로 발레와 해설이 결합된 ‘정희자 발레단의 어린이를 위한 해설이 있는 발레공연’을 선보였고, 이를 계기로 그가 기획한 ‘미운아기오리 발레리나 만들기’가 문광부의 전국문화예술연합회 우수 공연으로 채택되면서 수년간 전국 순회 투어를 다녔다.
‘미운아기오리 발레리나 만들기’는 국내 최초의 체험형 교육 발레공연으로, 발레를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스토리텔링을 가미하고 해설을 덧붙임으로써 감상하는 발레를 넘어 관객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제작했다.
정 교수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아동을 대상으로 예술 공연이 가져다주는 감성교육의 힘과 필요성을 느꼈다. 그는 특히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의 아동복지시설 지원사업의 하나인 무용보급프로그램 평가단으로 활동하면서 소외된 환경에 처한 아동들의 현실을 직접적으로 마주했다.
열악한 환경에 놓인 아이들에게 학교폭력이나 흡연 등 각종 문제가 더 자주 발생한다는 것을 깨달았고, 이는 그가 소외지역 아이들에게 더욱 관심을 갖도록 만들었다.
“사회복지시설을 다니면서 충격적인 현실을 알게 됐습니다. 아이들의 자존감은 너무나 낮았고 사회 소속원으로서 살아갈 수 있는 자긍심이 거의 무너져 내린 상태였죠. 소외 지역으로 갈수록 그런 피해가 많았습니다. 정부의 지원을 덜 받는 시설은 더욱 심각했죠. 그 일로 아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깊이 고민하게 됐어요.”
자신이 가진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은 교육자로서 아이들을 일깨우고 계몽하는 것뿐이라고 생각한 그는 아동 특화 공연을 만드는데 집중하기로 한다. 아이들이 예술 공연을 보고 진정으로 변화되길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그는 지역 초등학생과 다문화가정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톡!톡!댄싱톡’ 프로그램을 기획, 아이들이 신체 움직임을 통해 소통과 공감을 느끼고 신뢰와 존중의 의미를 배울 수 있도록 가르쳤다. 다른 나라의 문화에 무용 장르를 접목해 서로 다르지 않음을 깨닫고 이해하며 하나가 되는 과정이었다.
2016년에는 사회적 이슈인 ‘폭력’을 상황에 따라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보고 해석한 프로그램 ‘우리들이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를 광주교대 풍향문화관 대공연장에서 처음 선보였다. 성폭력·데이트폭력·장애인폭력·학교폭력 등을 우리 사회에 여러 형태의 폭력을 주제로 무용 공연을 통해 메시지를 전하는 프로그램이었다. 무용과 음악, 미술과 명상 등을 포함한 융합 교육으로, 2018년에는 250개 학교를 순회했다.
“입시교육 위주의 우리나라 현실에서 탈피할 수는 없지만, 이러한 감성교육을 통해 조금이나마 변화를 만들 수 있다고 믿어요. 감성과 마음이 따뜻한 사람들이 필요한 세상이에요. 급격하게 변하는 세상에서 폭력이나 사회 문제가 심해지는 것도 사람들의 메말라가는 감성과 연관이 있다고 보죠.”
그는 지난 2018년과 2019년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성인 발레 시민 아카데미 프로그램 ‘Bravo My Body! 발레’를 기획해 진행했다. 50대 이상을 대상으로 자신의 몸을 진지하게 탐구하고 유연성과 코어 근육의 강화를 통해 몸과 마음을 아름답게 가꾸며 소중한 ’나’를 새롭게 발견하는 시간이었다. 발레 동작 뿐 아니라 발레의 역사와 효과 등 지식을 교육하고 수업이 끝날 때 작은 발표회를 열었다.
정 교수는 현재 광주교대 체육교육과 교수로서 학생들과 소통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활동하고 있다. 지금까지 700회가 넘는 공연을 올려온 그는 자신이 추구하는 감성 교육이 지금 당장 크게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내진 않을지라도 교육을 받은 아이들이 나중에 어른이 되고 누군가의 부모가 돼 세상을 이끌어갈 때 분명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 거라고 확신한다. 앞으로 프로그램을 널리 알려 더 많은 아동에게 보급하고 사회에 재능을 환원하는 삶을 살고자 한다.
“최근 마약 문제가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회 문제들은 감성을 어루만지고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는 예방 교육을 통해 의식을 일깨우는 것이 중요하죠. 앞으로 이를 주제로 획기적인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사회에 보급하는데 매진할 것입니다.”
이러한 융합 예술공연이 거의 전무하던 2000년대 초반 정희자 광주교대 교수는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차별화된 예술 공연의 필요성을 인지했고, 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해설이 있는 발레를 국내 최초로 개발해 도입했다.
광주에서 태어나 학창시절을 보내고 이화여대 무용과에 입학한 그는 촉망받는 무용 인재였다. 무용을 배우는 학생이 흔치 않았던 시절, 어머니의 권유로 5살 때부터 광주 무용계의 대모 엄영자 선생에게 발레를 배웠고 여러 콩쿠르에서 입상하며 이름을 알렸다. 대학을 졸업하고 23살에 국립발레단에 합격한 그는 일찍 결혼하면서 남편을 따라 미국행을 택했다. 버팔로 이너 시티 컴퍼니(Buffalo Inner City Company)에서 단원으로 활동하며 여러 무대에서 활약했으며, 1992년 미국 버팔로시가 선정한 ‘92 Buffalo Individual Performing Artist상’을 수여받기도 했다.
그는 미국 뉴욕주립대(버팔로)에서 석사과정을 공부하던 중 뉴욕 버팔로 예술 교육 기관(Arts Education Institute In New York at Buffalo)에서 3년 간 무용 강사로 활동하며 교육발레에 처음 눈을 떴다. 이 기관은 미국 주 정부의 지원으로 초·중·고교 예술교육을 담당하는 예술통합교육기관으로, 학생들에게 예술이자 하나의 표현 수단으로서 무용을 가르치면서 많은 영감을 얻었다.
9년 여의 미국 생활을 마치고 귀국한 이후 그는 문화관광부 무용교육교안개발 연구위원과 전국아동복지시설 무용교재개발연구위원 등을 역임하며 다양한 교육 및 공연 현장에서 실무 경험을 쌓게 된다.
2003년 서울 은평 문화예술회관에서 어린이를 대상으로 발레와 해설이 결합된 ‘정희자 발레단의 어린이를 위한 해설이 있는 발레공연’을 선보였고, 이를 계기로 그가 기획한 ‘미운아기오리 발레리나 만들기’가 문광부의 전국문화예술연합회 우수 공연으로 채택되면서 수년간 전국 순회 투어를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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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운아기오리 발레리나 만들기’는 국내 최초의 체험형 교육 발레공연으로, 발레를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스토리텔링을 가미하고 해설을 덧붙임으로써 감상하는 발레를 넘어 관객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제작했다.
정 교수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아동을 대상으로 예술 공연이 가져다주는 감성교육의 힘과 필요성을 느꼈다. 그는 특히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의 아동복지시설 지원사업의 하나인 무용보급프로그램 평가단으로 활동하면서 소외된 환경에 처한 아동들의 현실을 직접적으로 마주했다.
열악한 환경에 놓인 아이들에게 학교폭력이나 흡연 등 각종 문제가 더 자주 발생한다는 것을 깨달았고, 이는 그가 소외지역 아이들에게 더욱 관심을 갖도록 만들었다.
“사회복지시설을 다니면서 충격적인 현실을 알게 됐습니다. 아이들의 자존감은 너무나 낮았고 사회 소속원으로서 살아갈 수 있는 자긍심이 거의 무너져 내린 상태였죠. 소외 지역으로 갈수록 그런 피해가 많았습니다. 정부의 지원을 덜 받는 시설은 더욱 심각했죠. 그 일로 아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깊이 고민하게 됐어요.”
자신이 가진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은 교육자로서 아이들을 일깨우고 계몽하는 것뿐이라고 생각한 그는 아동 특화 공연을 만드는데 집중하기로 한다. 아이들이 예술 공연을 보고 진정으로 변화되길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그는 지역 초등학생과 다문화가정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톡!톡!댄싱톡’ 프로그램을 기획, 아이들이 신체 움직임을 통해 소통과 공감을 느끼고 신뢰와 존중의 의미를 배울 수 있도록 가르쳤다. 다른 나라의 문화에 무용 장르를 접목해 서로 다르지 않음을 깨닫고 이해하며 하나가 되는 과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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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에는 사회적 이슈인 ‘폭력’을 상황에 따라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보고 해석한 프로그램 ‘우리들이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를 광주교대 풍향문화관 대공연장에서 처음 선보였다. 성폭력·데이트폭력·장애인폭력·학교폭력 등을 우리 사회에 여러 형태의 폭력을 주제로 무용 공연을 통해 메시지를 전하는 프로그램이었다. 무용과 음악, 미술과 명상 등을 포함한 융합 교육으로, 2018년에는 250개 학교를 순회했다.
“입시교육 위주의 우리나라 현실에서 탈피할 수는 없지만, 이러한 감성교육을 통해 조금이나마 변화를 만들 수 있다고 믿어요. 감성과 마음이 따뜻한 사람들이 필요한 세상이에요. 급격하게 변하는 세상에서 폭력이나 사회 문제가 심해지는 것도 사람들의 메말라가는 감성과 연관이 있다고 보죠.”
그는 지난 2018년과 2019년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성인 발레 시민 아카데미 프로그램 ‘Bravo My Body! 발레’를 기획해 진행했다. 50대 이상을 대상으로 자신의 몸을 진지하게 탐구하고 유연성과 코어 근육의 강화를 통해 몸과 마음을 아름답게 가꾸며 소중한 ’나’를 새롭게 발견하는 시간이었다. 발레 동작 뿐 아니라 발레의 역사와 효과 등 지식을 교육하고 수업이 끝날 때 작은 발표회를 열었다.
정 교수는 현재 광주교대 체육교육과 교수로서 학생들과 소통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활동하고 있다. 지금까지 700회가 넘는 공연을 올려온 그는 자신이 추구하는 감성 교육이 지금 당장 크게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내진 않을지라도 교육을 받은 아이들이 나중에 어른이 되고 누군가의 부모가 돼 세상을 이끌어갈 때 분명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 거라고 확신한다. 앞으로 프로그램을 널리 알려 더 많은 아동에게 보급하고 사회에 재능을 환원하는 삶을 살고자 한다.
“최근 마약 문제가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회 문제들은 감성을 어루만지고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는 예방 교육을 통해 의식을 일깨우는 것이 중요하죠. 앞으로 이를 주제로 획기적인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사회에 보급하는데 매진할 것입니다.”
전라도인 admin@jld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