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사법부 신뢰할 때까지 개혁 끈 놓지 않겠다”

[초대석1]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
기업 잘못 피해 ‘소비자 집단소송제’ 도입 추진
국민연금 기금 운용현황 국민에 투명 공개해야
‘조작기소국조특위’ 의혹규명·재발 차단 목표

전라도인 admin@jldin.co.kr
2026년 05월 04일(월) 18:03
(2026년 5월 제156더불어민주당 사법개혁특별위원장인 백혜련 의원은 30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사법개혁안과 관련해 "낡은 사법부를 걷어내고 국민의 신뢰를 되찾기 위한 의미 있는 전환점이었다"며 "국민이 사법부를 진정으로 신뢰할 수 있을 때까지, 개혁의 끈을 놓지 않겠다"고 밝혔다. 집단소송법 제정법안을 발의한 데 대해서는 "기업의 잘못으로 해를 입는 소비자가 굉장히 많고, 이런 피해가 반복되고 있다"며 "집단소송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다. OECD 국가 중 집단소송 또는 이와 유사한 제도가 없는 나라는 한국이 사실상 유일하다"고 밝혔다.

- 집단소송법 제정법안을 내고 집단소송제 도입을 추진하는 이유는?
△ 요즘 기업의 잘못으로 해를 입는 소비자가 굉장히 많다. 최근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만 봐도 사실상 전 국민의 정보가 노출됐고, 가습기 살균제 참사, 통신·카드사 개인정보 유출까지 이런 피해는 계속 반복되고 있다. 문제는 피해를 보상받기가 너무 어렵다는 점이다. 집단소송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다. 피해자 중 몇 명이 대표로 소송을 하면, 그 결과가 나머지 피해자 전체에게도 적용된다. 기업 입장에서도 잘못에 대한 실질적인 책임을 지게 되는 만큼, 유사한 사고의 재발을 막는 예방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OECD 국가 중 집단소송 또는 이와 유사한 제도가 없는 나라는 한국이 사실상 유일하다. 반복되는 피해를 막고, 소비자를 제대로 보호 받게 하기 위해 미룰 수 없다.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고 정부의 의지가 모인 지금이 제정의 적기라고 생각한다.

- 국민연금기금 운용의 투명성을 제고하는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제안한 배경은?
△ 국민연금은 국민의 노후를 책임지는 자금이다. 그만큼 얼마를 벌고, 어디에 쓰는지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 현재 매년 ‘국민연금기금운용지침’을 통해 운용 현황을 공시하고 있지만, 증권 거래 비용이나 위탁 운용 수수료 같은 실제 운용 비용은 명시적으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앞으로 기금 규모가 계속 커지는 만큼 이 비용도 함께 늘어날 텐데, 국민 입장에서는 비용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
개정안은 기금운용위원회가 매년 기금운용지침을 마련할 때 운용에 직접 소요되는 비용 정보도 공시 대상에 포함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이다.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기금 운용의 신뢰를 높이는 데 꼭 필요한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

-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지난해 최종 사법개혁안을 발표한 바 있다. 지금까지 성과와 앞으로의 과제는?
△ 대법관 증원은 사법개혁의 핵심 중 핵심이었다. 수십 년간 벽에 막혀 있던 그 과제를 이번에 마침내 넘어섰다. 법왜곡죄 도입, 재판소원 제도화, 판결문 공개 확대까지 오랫동안 논의만 무성했던 과제들이 마침내 현실이 됐다. 낡은 사법부를 걷어내고 국민의 신뢰를 되찾기 위한 의미 있는 전환점이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개혁은 여기서 멈출 수 없다. 대법관 수가 늘어난 만큼, 이제는 ‘누가 그 자리를 채울 것인가’가 중요하다. 성별·지역·경력의 다양성을 고려한 후보 추천을 의무화해, 사법부가 국민을 제대로 대표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법관 평가 역시 외부 인사가 참여하는 방식으로 바꿔야 투명성과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다. 압수수색 영장 발부율이 99%에 육박한다는 사실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 사전 대면심문 절차를 도입해 영장심사가 실질적으로 작동하도록 해야 한다. 국민이 사법부를 진정으로 신뢰할 수 있을 때까지 개혁의 끈을 놓지 않겠다.

- 통합돌봄을 위해 지역 필수의료 강화와 간호 인력의 적정 배치 필요성을 강조했는데
△ 통합돌봄은 단순히 서비스를 연결하는 문제가 아니다. 아프고 나이 들어도 내가 살던 집에서, 내가 살던 동네에서 끝까지 살 수 있느냐의 문제다. 그런데 지역에 병원도 없고, 의료진도 없다면 아무리 좋은 돌봄 제도를 만들어도 소용이 없다. 치료 받으러 먼 길을 나서야 하거나, 결국 시설로 돌아가야 한다면 통합돌봄은 이름뿐인 제도가 된다. 지역 필수의료는 통합돌봄의 가장 기본적인 전제 조건이다.
그리고 그 의료를 집 앞까지 연결해주는 사람이 바로 방문 간호사다. 제도는 만들었는데 현장을 지킬 사람이 없다면, 결국 피해는 가장 취약한 분들에게 돌아간다. 지역 필수의료가 뿌리를 내리고, 충분한 간호 인력이 현장을 지킬 때 비로소 통합돌봄은 현실이 된다.
민주당 백혜련 의원이 지난 1월 6일 국회에서 소비자·시민사회단체와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집단소송법 도입을 촉구하고 있다.

-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사건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구성됐다. 위원회에서 규명해야 할 핵심 과제와 목표는?
△ 이번 국정조사의 목표는 명확하다. 윤석열 정권에서 검찰이 정치적 목적으로 조작기소를 했는지 여부를 반드시 밝혀내는 것이다. 수사 과정에서 증거가 적법하게 다뤄졌는지, 기소 판단이 법과 원칙에 따른 것인지, 아니면 정치적 의도에 의해 이루어진 것인지를 철저히 따져봐야 한다. 표적 수사, 제 식구 봐주기 수사 등 정치검찰의 실상을 낱낱이 드러내는 것이 이번 국정조사의 핵심 과제다. 검찰은 국민을 위한 기관이어야 한다. 조작기소 의혹의 진실을 밝히고, 다시는 검찰이 정치의 도구로 쓰이는 일이 없도록 이번 국정조사에서 명백히 규명해야 한다.

- 법원이 윤 전 대통령 내란재판 1심에서 무기징역 선고한 데 대한 생각은?
△ 내란수괴 혐의가 인정된 것은 당연한 결과다. 다만 판결에 아쉬운 부분이 있다. 계획이 실패했다는 이유를 감형의 근거로 삼았다. 그 실패가 어떻게 가능했나. 추운 겨울밤 거리로 나선 국민의 저항이 있었기 때문이다. 민주주의를 지켜낸 국민의 힘이 오히려 가해자의 감형 사유가 된 셈이다. 이번 내란은 현직 대통령이 자신의 권력을 지키기 위해 국가를 통째로 동원한 친위쿠데타였다. 그 어떤 내란보다 엄중하게 다뤄져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고령·초범이라는 기계적 기준을 들이댈 사안이 아니었다. 항소심 재판부가 사법부 역사의 심판대 앞에 서 있다는 각오로, 이 사건을 엄중히 마주하길 기대한다.

- 경기국제공항 최종 후보지를 조속히 확정할 것을 주장했는데?
△ 국토교통부가 올해 6월 제7차 공항개발 종합계획 발표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경기국제공항이 이 계획에 반영되려면 5월까지 최종 후보지가 반드시 확정돼야 한다. 그런데 경기도는 전담 조직까지 꾸려놓고도 아직 후보지 선정과 실행 로드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 시기를 놓치면 다음 종합계획까지 5년을 기다려야 한다. 경기국제공항은 경기 남부 도민의 숙원을 넘어, 첨단산업 시대의 항공 수요에 대비하고 대한민국의 미래 성장을 이끌 전략 인프라다. 지금 결단하지 않으면 그 기회는 5년 뒤로 미뤄진다. 경기도가 책임 있게 나서야 할 때다.

- 하반기 의정활동의 목표는?
△ 제22대 국회 하반기는 이재명 정부가 실질적인 성과를 증명해야 할 시간이다. 출범 이후 민생 경제와 국가 시스템 회복에 집중해 왔다면, 이제는 회복을 넘어 성장과 도약의 결실을 거둬야 할 시점이다.
대외 환경도 녹록지 않다. 미국·이란 전쟁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는 만큼, 에너지·공급망 불안 등 대외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국회는 정부의 개혁 과제들이 적기에 실행되어 국민의 삶 속에 실질적으로 스며들 수 있도록 입법과 예산으로 강력히 뒷받침하겠다. 대한민국 대도약이 국민이 체감하는 변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백혜련 의원은.
△1967년 장흥 출생 △고려대 사회학과 졸 △사법시험 제39회·사법연수원 29기 △대구지검 형사3부 수석검사 △20·21·22대 3선 국회의원 △민주당 사법개혁특별위원장(현) △국회 정무위원장 △민주당 최고위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 △민주당 전국여성위원장 △민주당 대변인
호=이성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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