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중들의 ‘마음의 문’ 두드리는 연주를 할 거예요"

[남도예술인] 피아니스트 조연미
여섯 살에 입문 예고 재학 중 선진지 독일서 공부·경험 쌓아
피아노는 친구이자 가족…완벽주의 무대·‘참교육자’ 목표
늘 연주 고심 거듭 올해 ‘그랜드 피아노 콘서트’ 등 예정도

전라도인 admin@jldin.co.kr
2022년 03월 30일(수) 16:39
그가 피아노 앞에 처음 앉은 것은 여섯 살이 되던 해였다. 엄마 손에 이끌려 피아노교습소를 찾은 날이다. 건반에 손가락을 올려본 그는 꾹 누르면 흘러나오는 선율에 매료됐다. 맞벌이를 한 부모님을 기다릴 때면 언제까지고 그 앞에 앉아서 시간을 보냈다. 피아노는 그를 기꺼이 친구이자 가족으로 맞아줬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클래식을 듣게 되고 거기에 온 관심이 쏠렸다. 음악가 집안에서 음악가가 나오기 마련인데 음악 전공자가 아무도 없는 집안 분위기에서 피아니스트가 탄생하게 된 배경이다.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오늘도 그는 피아노 앞에 앉아 있다. 피아니스트 조연미씨의 이야기다.
그가 본격적으로 피아노 연주자가 돼야겠다고 마음먹고 연주에 매진한 것은 초등학교 6학년 때였다. 연주자를 꿈꾸며 중학교에 진학한 그는 학교 오케스트라에 들어가 첼로 연주를 맡게 되면서 피아노 외에 다른 악기를 섭렵했다. 예고입시를 앞두고서는 입시에 도전은 해보되 떨어지더라도 실망하지 말자고, 다른 길을 모색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는 수석으로 광주예고 음악과에 입학하게 된다. 광주예고에 진학해서는 즐겁게 학교 생활을 하며 나간 한경IBACH콩쿠르에서 전체 대상을 받기도 했다. 그러다 독일로 유학을 준비하는 지인이 있어 그와 함께 독일 유학길에 오른다.
"유학을 결심했을 때는 새로운 문화를 경험하고 싶다는 열망이 컸어요. 다양한 것들을 눈으로 보고 직접 경험하고 싶었죠. 피아노를 전공한 언니가 있었는데 그 언니가 독일 유학을 준비하고 있어 저도 엮여서 갔어요. 혼자서는 유학 결심을 하기가 어려웠을 것 같아요. 기회가 잘 맞아 떨어진 거죠."
독주회 연주 모습

그렇게 발을 내딛은 독일에서 그는 에센폴크방 국립음대에 진학해 전문연주자과정과 최고연주자과정을 우등 졸업했다. 만점 졸업이라는 타이틀을 얻기 위해 연주에 몰두한 시간이었다고 한다. 그는 음악적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여러 마스터클래스를 찾아다녔고 독일 Kohler-Osbar Stiftung 콩쿠르 2위, 이태리 Ostuni 국제 음악 콩쿠르 1위 없는 2위에 입상했다. 예휴디메뉴인재단의 장학생으로도 선발돼 장학금을 받고 피아노솔리스트로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하이든 서거 200주년 기념 연주회’를 비롯해 ‘쇼팽 탄생 200주년 기념 연주회’ 등 여러 무대에 초청돼 무대에 섰으나 장학생으로 여러 연주 활동을 펼치던 때 요양원에서의 연주를 잊지 못한다고 한다. 머리가 하얀 독일 노인들이 거동이 불편한 상황에서도 자유롭게 음악을 즐기는 모습이 상당히 인상적이어서다. 이와 함께 독일방송국(WDR)에서의 쇼팽 연주 생중계와 독일 렘부르크뮤지엄과 슈파르카세은행의 후원으로 선보인 졸업연주회는 잊지 못할 기억으로 꼽았다.
귀국해서는 루마니아 바나툴 티미소아라 오케스트라, 제주시립교향악단 등과 협연을 가졌다. 2010년 귀국독주회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세 번의 독주회를 치렀다. 레퍼토리는 베토벤 소나타와 슈베르트 소나타 등 가장 자신있는 곡들을 선정해 연주했다.
이처럼 연주자로 앞만 보고 쉼없이 달려온 그는 요즘 고민이 깊다. 피아노 연주에 매달리면 매달릴수록 어떻게 연주를 해야할 지 생각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무대에서 연주하고 있는 조연미씨

"멋모를 때 시작했는데, 피아노 앞에 앉으면 앉을수록 연주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느끼죠. 테크닉은 어느 정도 수준까지는 다다를 수 있는데 음악적인 부분, 해석이 어렵달까요. 연주라는 게 한계에 대한 도전이다 보니 완벽주의 성격 탓에 독주회 준비는 꼼꼼히 합니다. 그래서 몇 년에 한 번씩 독주회 무대에 서죠."
요즘 그는 앙상블 연주에 주력하고 있다. 독주회는 무대에서 모든 것을 혼자 해야 하는데 앙상블은 여러 악기들과 합을 이루기 때문에 의지가 되고 함께하는 즐거움을 느껴서다. 이외에도 연주자로 무대에 서는 것 만큼 교육자로서 아이들의 삶에 무한한 영향을 끼치는 데 보람을 느낀다.
"제자들이 깨달음을 얻는 모습을 볼 때의 기쁨은 말할 수 없이 크죠. 피아노를 치다 보면 어느 순간 스스로 틀 안에 자신을 밀어넣게 되는데, 저는 그 틀을 박진희 선생님을 만나 깨고 나올 수 있었어요. 저도 제자들이 그럴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는 참교육자가 되고 싶습니다."
교육자로 학생들이 좋은 연주자이자 음악가가 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는 것이다. 진정한 스승을 만나 가르침을 받은 대로 제자들에 돌려주고 싶다는 바람이다. 아이들의 뒤에서 항상 기다려주고, 지지해주며 버팀목이 돼주고 싶다는 생각이다.
그는 앞으로 연주자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간다. 가장 가까이로는 오는 5월 전남대 민주마루에서 열릴 광주피아노아카데미 30주년 기념음악회 ‘그랜드 피아노 콘서트’를 앞두고 있다. 여기서 8명이 한 팀을 이뤄 피아노 연주의 진수를 선사할 예정이다. 올 10월에는 유·스퀘어 문화관 금호아트홀에서 사랑과 나눔 연주회에서 작곡가 스매타나의 연주곡을 피아노 트리오로 들려준다.
끝으로 그는 사람들에 감동을 전달하는 연주자가 되고 싶다는 뜻을 밝히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제 연주를 들은 분들이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감동을 안고 간다면 더 바랄 게 없을 것 같아요. 그런 연주자로 끝까지 기억됐으면 합니다. 청중들의 ‘마음의 문’을 두드리는 연주를 하기 위해 앞으로도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아야죠."
전라도인 admin@jldin.co.kr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
회사소개회사연혁회원약관개인정보보호정책제휴문의고충처리인광고문의기사제보
광남일보 등록번호 : 광주 가-00052 등록일 : 2011. 5. 2.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광주 아-00193 등록일 : 2015. 2. 2. | 대표 ·발행인 : 전용준

광주광역시 북구 무등로 254 (중흥동 695-5)제보 및 문의 : 062)370-7000(代) 팩스 : 062)370-7005 문의메일 : design@gwangnam.co.kr

본사이트에 게재된 모든기사의 판권은 본사가 보유하며 “발행인” 의 사전 허가없이는 기사와 사진을 무단전재 복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