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환경운동연합 등 지역 8개 시민단체가 지난달 14일 시의회 기자실에서 ‘광주시 민간공원특례사업 파행운영에 대한 공익감사 청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19년 2월호·제69호) 1년이 다 됐지만, 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했다. 중앙·일곡·중외·송정·운암산·신용(운암)공원 등 6개 공원 7개 지구가 포함된 2단계도 협상에 들어가지도 못한 상태다.
이에 따라 공원일몰제 시한에 맞춰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제대로 추진될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광주시는 지난 2017년 8월 시민사회단체, 대학교수, 시의회, 관계 공무원들로 민관거버넌스 협의체를 구성하고, 모두 18차례 회의와 현장 확인, 주민설명회 등을 통해 지난해 5월2일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시는 전체 25개 공원 가운데 15곳은 시비 1629억원을 투입해 매입하고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나머지 10곳은 민간공원 특례사업으로 개발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민간에서 공원부지 가운데 일부를 수익사업으로 개발, 나머지 70% 이상의 공원면적 조성비용을 충당해 기부채납 받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1단계 △마륵 △송암 △수랑 △봉산 등 4개 공원 전체면적 22.5%에 대해 개발을 진행하기로 했다. △중앙 △중외 △일곡 △송정 △신용 △운암산 등 6개 공원
이 포함되는 2단계 사업의 경우 전체면적의 9.3％를 비공원시설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1·2단계 사업 모두 차질이 생기면서 진행이 더딘 상황이다.
1단계 사업은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한 지 1여년이 다 됐지만 아파트 단지가 들어설 곳에 학교 배치 문제가 불거지면서 사업 추진이 난항을 겪고 있다.
학교 배치 논의는 개발 사업 초기부터 협의해야 하는 사안이었지만 1단계 사업의 당초 제안서에는 학교 개발계획이 누락됐다.
지난해 6월 도시계획위원회가 학교시설에 대해 교육청과 협의하라는 조건부 자문 안을 제시하자 그제야 뒤늦게 학교시설 계획을 세우고 협의에 나섰다.
하지만 광주시교육청은 "학교 건물 신·증축 사안이나 학교 신설의 경우 단기간 내에 검토하기 힘든 사안"이라며 현재까지 시와 이렇다 할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전문가로 구성된 광주시 협상단이 우선협상자인 개발·건설업체에 아파트 분양가 공개를 요구하고 나서면서 제안 수용 여부 통보, 도시계획위원회·도시공원위원회 심의 등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시는 교육청과 협의가 완료되면 제안 사업에 대한 수용여부를 결정한 후 도시관리계획 변경 등의 후속 절차를 이행할 계획이다.
2단계의 경우 사업대상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공무원의 비위로 기존 선정된 업체가 재평가 결과 다른 업체로 변경되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법정 소송에 휘말릴 가능성이 커졌다.
시는 지난해 11월 송정공원을 제외한 5개 공원 6개 지구에 대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중앙공원 1지구-광주도시공사 △중앙공원 2지구-금호산업㈜ △중외공원-㈜한국토지신탁 △일곡공원-라인산업 △운암산공원-우미건설㈜ △신용공원-산이건설㈜ 등이 우선협상대상자로 각각 선정했다. 2단계 사업공모에 미 접수된 송정공원에 대해서는 도시공원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지난달 말 재공고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공무원의 과실로 우선협상자 선정과정에서의 부적정 공고·평가, 자료 유출 등이 광주시감사위원회 감사 결과 밝혀지면서 문제가 확대됐다.
이에 따라 사업제안서의 재평가가 이뤄졌고, 2개 대상지에서 우선협상대상자가 변경됐다.
중앙공원 1지구는 광주도시공사의 지위권 자진반납으로 2순위였던 ㈜한양으로, 중앙2지구는 금호산업㈜에서 ㈜호반으로 교체됐다.
금호산업은 이 같은 결정에 반발하며 지난달 11일 광주시에 이의를 제기했다.
금호산업 측은 의견서에서 민간공원 특례사업 제안 공고 규정 위반, 평가 점수표 유출 등 절차적 문제와 감사위원회 월권 등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또 민간공원 특례사업 제안요청서에는 심사 결과에 이의를 제기할 수 없도록 돼 있음에도 특정 업체가 이의를 제기해 감사가 이뤄졌고 재평가 결과 순위가 뒤바뀌어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시는 지난달 21일 금호산업이 제기한 이의신청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했다.
정종제 광주시 행정부시장은 "금호산업이 제출한 의견서를 다각적이고 심도 있게 검토한 결과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취소하기로 했다"며 "이번 제안서 평가와 관련한 일련의 과정은 광주시의 평가 오류를 바로잡고 행정의 투명성과 객관성 확보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렇다 할 귀책사유가 없는 금호산업 측이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상실하게 된데 대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특성상 일몰제가 적용되는 만큼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금호산업이 대승적으로 협조해 주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금호산업 측은 가처분 신청 등 법적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금호산업 관계자는 "그동안 광주시의 우선협상대상자 변경에 대해 수차례에 걸쳐 문제제기를 하고, 이의신청서를 제출한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주시가 이런 결정을 내린데 대해 유감을 표한다"면서 "광주시로부터 공식입장을 받아 본 뒤 종합적으로 판단해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취소처분 효력정지 가처분과 본안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광주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광주시의 민간공원 2단계 특례사업과 관련한 행정행위에 대해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광주환경운동연합 등 지역 8개 시민사회단체는 지난달 16일 "민간공원 특례사업 우선협상대상자를 변경하는 과정에서 광주시의 부당하고 위법한 행정행위가 있어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했다"고 밝혔다.
단체들은 "광주시가 중앙공원 1지구 우선협상대상자였던 도시공사에 지위를 자진 반납하게 압력을 행사해 공익을 침해했다"며 "토지 가격산정이나 사업자 지위 등의 문제가 해결됐음에도 광주시는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상실 가능성을 거론하며 압박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앙공원 2지구는 우선협상대상자 변경과정에서 ‘이의제기 불가’를 공고하지 않았다"며 "광주시는 불공정행위를 바로잡기보다는 우선협상대상자 변경을 목적에 두고 이뤄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광주시는 ‘공원일몰제’ 시한에 맞춰 민간공원 특례사업추진에 모든 행정력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2020년 7월 도시공원 일몰제 시행을 앞두고 사업에 차질이 없기 위해선 현재 계획대로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관건이다. 늦어도 2020년 6월에는 공원조성에대한 실시계획을 인가·고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1단계 사업의 경우 조만간 교육청 협의가 완료되면 제안 사업에 대한 수용 여부를 결정한 후 도시관리계획 변경 등의 후속 절차를 이행할 계획"이라며 "비 공원시설을 축소하고 공원면적과 녹지를 최대한 확보하는 등 1단계 사업 협상 가이드라인이 이미 반영돼 제안된 만큼 협상을 신속히 마무리하고 절차를 단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2단계 사업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에서 다소 혼란이 있었으나 1, 2단계 사업 모두 공원일몰제 시한인 2020년 6월까지 실시계획인가를 마치도록 총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전라도인 admin@jld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