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7월호 제86호=정채경 기자) 산수동 ‘푸른마을공동체센터’와 궁동 ‘미로센터’에 이어 최근 ‘충장22’가 문을 열었다.
2014년 국토교통부 도시재생선도지역 사업에 선정돼 진행된 복합문화공간 세 곳의 개관은 물리적 재생에 초점이 맞춰진 거점 확산형 주거환경정비사업의 개념에 바탕을 두고 있다. 거점을 확보한 뒤, 이를 바탕으로 테마거리를 형성하고 사업 구역 전체로 확장시켜 나가는 것이다. 상권의 몰락과 건축물의 노후화가 심화된 곳에 문화적, 사회적, 경제적 재생을 시도해 도심공동화로 침체된 곳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취지다.
도시재생 거점으로 선정된 3곳은 산수동 ‘푸른마을공동체센터’와 동구 예술의거리 ‘미로센터’, 충장로에 들어선 ‘충장22’이다. 51억원과 52억원, 74억원 등 국비 100억원, 총 200억원이 들어갔다.
이 공간들은 인근 지역과 공간의 역사를 품고서 공유플랫폼 및 시민들의 놀이터를 자처하고 있다. 현재 코로나19 확산세로 공동체 활성화 및 공간운영이 주춤하는 모양새지만 추후 상황을 살피며 주민들에 공간을 개방, 점차 본 궤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푸른마을공동체센터

먼저 첫 테이프를 끊은 곳은 지난 2018년 말 문을 연 ‘푸른마을공동체센터’(동구 동명로 67번길 29)다.
동명동주거환경개선사업 거점지역에 들어선 푸른마을공동체센터는 장동과 동명동, 산수동 등 동구의 대표적인 도심주거의 중앙에 위치해 있다. 동구의 보행간선 축인 푸른길과 인접해 있기도 하다.
주민들이 자생적인 공동체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개관한 이곳은 국·시비 등 사업비 51억원을 들여 지난 2017년 8월 첫 삽을 뜬지 1년 만에 준공했다.
연면적 2228㎡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어린이 실내놀이터와 장난감도서관, 주민커뮤니티실, 다목적실, 공동작업장 등으로 구성됐다.
1층에 들어선 어린이 실내놀이터와 장난감도서관에는 미끄럼틀 등 놀이시설과 350여 점의 장난감이 비치돼 있어 영·유아를 키우는 가정으로부터 긍정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
실내놀이터는 7세 이하 영유아들이 이용할 수 있고 이용료는 1인당 1시간 기준 1000원이다. 장난감도서관은 연회비 2만원으로 월 2회, 회당 2점의 장난감을 2주간 무료로 대여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물품공유센터에는 철물공구류와 캠핑 및 각종 행사, 체육용품, 도서 등 88종 300여점이 구비돼 있다.
동구 주민이거나 동구 소재 직장인이면 물품 가액의 2% 대여요금을 내고 사용이 가능하다.
공유경제 플랫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또 어릴 적부터 책과 친해지기 위해 마련된 영유아 대상인문학놀이터가 지난 6월16일 시작해 7월7일까지 진행한다. 매회 팝업북 이야기와 음악과 놀이를 접목한 체험형 수업, 책 속에 숨겨진 그림찾기, 건강한 생활 습관 익히기 등을 콘셉트로 운영 중이다.
이외에 다목적실과 회의실 등은 시민사회단체와 마을공동체, 자생적 주민모임 등의 화합장소로 이용되며, 다양한 제안과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수렴하는 창구로 활용하고 있다.

미로센터

이어 궁동 예술의거리에 문화예술플랫폼을 자처하는 ‘미로(美路)센터’(동구 중앙로196번길 15-12)가 지난해 11월 문을 열었다.
지역 문화예술의 원류인 예술의거리에서 문화와 도시, 재생을 실현하는 공간으로서 구심점 역할을 할 복안으로, 예술활동을 통해 일상 속 숨은 문화 가치를 찾아간다는 의미다.
국비와 시비 등 총 52억원이 투입된 미로센터는 기존 메타미술학원 건물을 리모델링한 4층 건물과 새롭게 증축한 3층 건물 2개동으로 전시장과 공연장, 도서관, 교육·체험 공간 등을 갖췄다.
건물 1층은 무등갤러리 신관과 카페, 오롯이 예술가들을 위한 예술가의 방으로 구성, 전시장이 기존 무등갤러리 전시장과 통로를 사이에 두고 연계되면서 48평에서 81평으로 확장돼 보다 규모있는 전시가 열릴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2층은 소단위 교육이나 워크숍 등이 이뤄지는 미로라운지와 전문도서를 비롯해 희귀한 책들을 만날 수 있는 미로책방, 앞으로 공예수업이나 다양한 미술교육이 진행될 창작방 등으로 이뤄졌다. 3층은 소규모 연극이나 발표회, 세미나 등을 할 수 있는 80여 석의 극장이 들어섰으며, 2개
의 레지던시 스튜디오가 마련돼 있다. 4층은 워크룸과 사무실로 각각 활용 중이다.
현재 광주시 동구청과 문화도시재생사업단 주체인 교육문화공동체 결이 함께 문화공동체 거버넌스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광주의 상징성을 예술로 표현하고자 지난해 선보인 파일럿 사업들을 이어서 진행하는 한편, 예술가와 문화기획자, 상인 등 ‘미로사용 협의체’를 구성해 공공이용이 가능한 미로센터를 활성화해 나가고 있다.
미로센터 개관을 계기로 예술의거리 등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주변 권역을 글로벌 문화관광 거점으로 발돋움시키기 위한 정책도 추진된다. 문화관광 인프라를 연계·확충해 국내외 관광객 유치를 위한 문화상품 공동개발, 공동 프로모션 등 문화전당 권역을 광주 관광의 입문으로 활성화하기 위해서다.
특히 도시재생뉴딜사업으로 선정된 동구 금동 인쇄의거리와 미로센터 개관으로 활기를 꿈꾸는 예술의거리 등 문화예술공간 연계관광, 5·18광주민주화운동의 산 현장인 5·18민주광장과 전일빌딩245 등 역사·인권 투어리즘 관광을 패키지로 연계해 전당권역을 관광 상품화해 나갈 전망이다.
이를 통해 예술의거리의 역사성과 상징성을 되살리는 동시에 거리에 깃들어 있는 가치를 새롭게 환기, 다양한 콘텐츠를 발굴하고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등 공공시설과 연계한 차별화된 프로그램으로 지역민들의 문화 향유 욕구를 충족시키는 전환점으로 삼는다는 복안이다.

충장22

마지막으로 지역 대표 구도심으로 손꼽히는 충장로5가에 자리한 ‘충장22’(동구 충장로22번길 8-6)가 지난 6월1일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충장로는 1980년 5·18 민주화운동의 주요 배경이자 과거 각종 패션 등 문화를 선도하는 번화가였으나, 현재 상권이 쇠퇴하면서 오래된 가게가 즐비하고, 문을 닫은 곳이 많아 지역민들의 발길을 붙들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이 공간을 통해 충장로 4, 5가에 청년들과 경제활동인구 유입을 도와 일대를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공간 활성화 및 주변과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주민 및 상인들의 삶을 회복시켜 나간다는 것이다.
옛 간장공장 건물을 리모델링한 이곳은 사업비 74억원을 들여 지난해 5월부터 신축·리모델링을 진행, 선보이게 됐다.
건물의 이름은 문화예술인을 위한 주거·작업 공간이 22개로 구성, 도로명주소가 22번길이라는 점에 착안해 붙여졌다. 지난 1월22일부터 약 10일 간 동구청 직원들과 동구 모바일 앱 ‘두드립’을 통한 지역민들의 선호도 조사를 거쳐 결정된 이름이다.
코워킹(Coworking·공간을 공유하면서 독립적 활동을 하는 스타일)·코리빙(Coliving·공유주거)을 지향하는 이곳은 지역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을 비롯해 문화예술 분야의 다양한 창작자들이 개별 작업 뿐만 아니라 공동 작업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는 등 ‘공유’의 기능을 강조한 소셜 믹스(Social Mix·사회계층혼합) 공간으로 꾸며졌다. 운영 및 관리는 공모를 통해 선정된 사회적기업 ㈜상상오가 2년 간 맡는다.
연면적 1882.27㎡(348평), 기존 2층 건물을 4층으로 증축한 증축동으로 구성,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로 1인실 18개, 다인실 4개로 이뤄져 있다.
지하는 인근 주민과 이용자들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체력단련실로, 1층은 식음료를 판매하는 Cafe 22와 개방공간으로
이뤄졌다. 2층부터 4층까지는 레지던스 공간과 공유 사무실로 구성, 창작과 공동 작업이 동시에 이뤄질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된다. 신축건물은 현재 1층만 있는 상태로 행사·공연 및 다목적 전시공간으로 꾸며졌다. 나머지 2층부터 4층까지는 별도로 예산을 마련해 증축할 예정이다.
현재 일대에 분포해 있는 양복점과 한복점, 원단 도매, 귀금속 점포와 세공사 등과 연계한 합동 프로그램을 개발에 선보이는 한편,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광주문화재단,
광주비엔날레 등과 다양한 문화예술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앞으로 이들 도시재생 공간들이 제자리를 잡아 구도심의 활성화를 견인하는 거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전라도인 admin@jld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