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2600억 규모…지역경제 활성화 ‘첨병’

이달의 이슈(전남행복지역화폐의 현주소)
동네 상점·전통시장서 사용 등 골목상권 활성화
자금 역외유출 차단·지역경제 선순환 구조 형성
할인 혜택 커 소비자 소득 향상·가맹점 매출 증대

전라도인 admin@jldin.co.kr
2021년 09월 28일(화) 16:37
(2021년 10월호 제101호=글 박정렬 기자)

요즘 동네에 있는 식당, 카페, 마트, 편의점, 안경점 등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가게에 가면 출입구에 스티커 하나가 붙어있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스티커에는 순천사랑상품권 가맹점, 장성사랑상품권 가맹점, 완도사랑상품권 가맹점 등이 적혀있어 가게가 해당 시·군의 지역사랑상품권 가맹점이라는 사실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2019년 김영록 전남도지사의 민선 7기 공약으로 시작된 전남도의 지역사랑상품권 공동 브랜드 ‘전남행복지역화폐’가 발행 3년차를 맞이했다. 그동안 전남행복지역화폐가 걸어온 발자취를 거슬러 올라가본다.

△전남행복지역화폐 발행
전남행복지역화폐는 2019년 1월부터 6월까지 진행된 ‘전남새천년상품권 발행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연구용역’과 같은 해 3월 개최된 22개 시·군 담당부서 회의, 4월에 진행된 도지사-시장·군수 상품권 발행 협약을 거쳐 탄생했다. 2019년 이전에도 여수시, 순천시 등 11개 시·군에서는 이미 지역사랑상품권을 발행하고 있었지만 2019년 7월 전남행복지역화폐 브랜드가 생기고 공동 로고가 배포되며 도내 22개 시·군에서 본격적으로 지역사랑상품권을 발행하기 시작했다.
전남행복지역화폐 도입 당시 전남도가 도 전체에서 사용가능한 상품권을 광역 발행하는 방안과 22개 시·군이 자체 발행하는 방안 두가지가 논의됐다.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당시 지역사랑상품권 발행사업을 이미 추진 중이던 타 시·도의 사례를 벤치마킹한 결과, 경제력이 크고 인구가 많은 지역 위주의 상품권 이용 쏠림을 방지하고자 22개 시·군이 자체 발행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전남도는 ‘전남도 지역화폐의 보급 및 이용 활성화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행정·재정적 지원의 근거를 마련했고, 시·군에서도 가맹점 등록 기준 등을 정하는 조례를 자체적으로 제정해 가맹점 등록과 관리를 각 지자체에서 담당하고 있다.
지역사랑상품권은 발행하는 시·군에서만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지역 자금의 역외유출을 막고 지역 내 소비를 촉진해 지역경제의 선순환을 이끌어낸다. 또한 대형마트와 프랜차이즈 직영매장에서의 사용이 제한되고 동네 마트, 식당, 전통시장 등에서만 사용이 가능해 장기적인 경제 저성장 기조와 내수 부진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의 매출을 증대시키고 골목상권을 활성화시키는 효과가 크다.

△1조2650억 규모 발생…지역경제 버팀목
전남도는 2019년 국비 44억 원과 도비 22억 원을 투입해 총 1108억 원의 전남행복지역화폐를 발행했고, 2020년에는 국비 343억3000만 원과 도비 64억 원을 지원, 총 1조1531억 원을 발행했다. 올해는 국비 538억7000만 원과 도비 65억 원을 지원해 8월까지 총 9307억 원을 발행했고 그 중 7500억 원이 현금으로 환전돼 80%의 환전율을 보였다. 전남도는 국비 34억 원을 추가 확보해 연말까지 1조2650억 원의 전남행복지역화폐 를 발행할 계획이다.
특히 올해는 국비 지원을 받아 지역사랑상품권의 할인율을 10%로 확대 판매하고 있어 지역민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시·군별로 월 구매한도가 다르지만 1인당 50만 원씩 4인 가족이 1년 동안 구매하는 것으로 가정하면 연간 최대 240만 원의 가구소득 증대 효과가 있다.
무안군에 거주하는 두 아이의 엄마 A씨는 "남편과 함께 매월 무안사랑상품권을 구매하는데 아이들이 다니는 학원이 가맹점으로 등록이 돼 있어 학원비를 상당 부분 아낄 수 있다. 자주 가는 동네마트에서도 사용이 가능해 생활비 절약에 도움이 많이 된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광양시에 거주하며 순천시에서 직장을 다니는 B씨는 "주민등록 주소지와 상관없이 상품권을 구매할 수 있어 광양사랑상품권과 순천사랑상품권 두 가지를 모두 사용하고 있다. 순천에서는 직장 동료들과 점심 식사를 할 때 주로 사용하고 광양에서는 주말에 친구들과 카페를 가거나 필요한 물건을 구입할 때 사용한다. 할인액이 적다고 생각했는데 한달동안 쌓이니 많이 절약이 됐다"며 앞으로도 꾸준히 지역사랑상품권을 구매해 사용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가맹점주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순천시에서 카페를 운영 중인 C씨는 "고객분들이 순천사랑상품권 사용이 가능하냐고 많이들 물어보신다. 가맹 후 매출도 늘고 수수료 부담도 줄어 가맹하기 잘했다고 생각한다. 소상공인 살리는 순천사랑상품권의 많은 이용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지역 내 기업과 법인, 단체의 구매도 전남행복지역화폐 활성화의 큰 축을 담당한다. 해남군에서는 기관과 단체가 포상금, 수당 지급 및 각종 물품 구입 등에 사용할 목적으로 해남사랑상품권 구매 릴레이를 3년 연속 진행해 올해 6월까지 236개소에서 40억 원이 판매됐다. 광양시에서는 포스코 광양제철소와 협력사 협회가 2020년 9월과 2021년 3월 각각 78여억 원의 광양사랑상품권을 구매해 임직원들에게 50만 원씩을 지급,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일조했다.
광양시의 한 소상공인은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임직원들에게 광양사랑상품권을 지급한 날에는 매출이 크게 뛴다. 현금이 아니라 광양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하면 골목상권에서의 사용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져 매출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하며 지역 자금의 역외유출 차단 효과가 있음을 증명했다.



△농어민 공익수당…정책적 발행·가맹점 확대 등 지역화폐 활성화
정책적인 목적으로 발행돼 주민들에게 지급되는 지역사랑상품권도 생활에 도움을 주고 있다. 전남도는 지난해부터 전국 최초로 시행된 농어민 공익수당 60만 원을 농어업인에게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해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보성군은 전국 최초로 16~18세 여성 청소년에게 생리용품 구입 전용 보성사랑상품권을 지급했고,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한 군민에게도 보성사랑상품권을 지급했다. 다른 시·군도 자체 재난지원금과 전입장려금, 공무원 복지포인트, 고령운전자 운전면허 반납 인센티브, 청년 구직활동 지원금, 신생아 양육비 등을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하고 있다. 이러한 지자체의 상황에 맞는 다양한 정책발행이 지역경제 및 지역사랑상품권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전남도는 전남행복지역화폐의 유통규모가 늘어남에 따라 이용자의 불편을 해소하고 골목상권이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가맹점 확대와 업종 다양화를 추진하고 있다. 그 결과 올해 6월 기준 가맹점 수는 6만2000여개소로 2019년 3만3884개소에 비해 크게 증가했고, 업종도 도·소매업과 음식점 위주에서 이·미용업, 학원, 약국, 병원, 숙박업 등으로 다양화됐다.

△발행규모 확대 맞춰 부정유통 차단 대비책 마련
발행규모가 커지는 만큼 부정유통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하다. 부정유통에는 지역사랑상품권 가맹점주가 지인을 동원해 상품권을 할인구매, 본인의 가게에서 결제해 할인차액을 남기는 행위와 가맹점이 실제 매출보다 거래명세서를 부풀려 상품권을 불법 수취·환전하는 행위 등이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전남도는 지난해 전남행복지역화폐 부정유통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각 시·군에 배포했다.
부정유통 가이드라인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부정유통 근절 및 사용자 선택권 확대를 위한 카드·모바일형 상품권 발행 확대, 가맹점주 할인판매 금지 및 위반 가맹점에 대한 등록취소, 재가맹 제한, 부당이득 환수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또 개인 구매한도 제한(30만~70만 원, 특별기간 100만 원 이내), 가맹점 환전 한도 월 1000만 원 제한(매출 증빙 시 5000만 원까지 상향), 부정유통 모니터링 전담요원 1명 이상 배치, 부정유통 신고포상금제 운영 권장 등이 있다.
전남도와 22개 시·군은 건전한 유통질서 확립을 위해 적극적으로 행정력과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각 시·군에서는 부정유통 가이드라인에 따라 부정유통 단속을 통해 부정행위를 저지른 가맹점을 가맹 취소하고, 부당이득금을 환수하는 등 부정행위 근절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행정안전부와 함께 부정유통 일제 단속기간을 운영, 집중 단속을 하기도 했다.
또 이용자들의 편의 증진을 위해 카드·모바일형 지역사랑상품권의 도입을 적극 추진했고, 지난 9월1일 장흥군이 카드형 정남진장흥사랑상품권을 발행하면서 도내 22개 전 시·군에서 카드 또는 모바일형 상품권을 발행하게 됐다.
카드·모바일형 상품권은 지류상품권과 달리 분실, 훼손 발생의 가능성이 낮고 발행 및 관리비용이 적게 든다. 또 통합관리시스템상 부정유통 적발이 용이하고 소비자 입장에서도 지류상품권보다 이용이 편리하기 때문에 전남도는 앞으로 카드·모바일형 상품권 발행을 적극 권장할 계획이다.
고령층 인구가 많아 지류형 상품권에 대한 선호와 발행 비중이 높은 전남에서 카드·모바일형 상품권을 정착시키기 위한 지자체의 노력도 눈에 띈다. 나주시는 한국조폐공사의 카드형 상품권을 전국 최초로 발행했고, 나주사랑카드 홍보인력을 운영해 나주시청, 경찰서, 한국전력공사 본사 등에서 나주사랑카드 전용 어플리케이션 설치, 카드발행, 사용방법 등을 안내했다.
곡성군은 기간제 근로자를 채용해 관내의 모든 소상공인 점포를 방문, 모바일 결제 시스템을 갖추도록 홍보를 했다. 또 모바일 결제액의 5%를 페이백 해주고 이용자 중 추첨을 통해 경품을 지급하는 등 모바일 가맹점 확대를 위한 노력을 했다.
올해 발행 3년 차를 맞은 전남행복지역화폐는 김영록 전남도지사의 강력한 의지와 정부의 예산 지원, 그리고 각 시·군의 협조가 더해져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소상공인들이 신음하고 있는 지금, 골목상권에 힘을 보태줄 전남행복지역화폐에 대한 소비자들의 더 큰 성원으로 코로나19 팬데믹을 극복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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