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미술관의 반란…문화 전파 ‘일등공신’

[아트 트렌드] 별밤미술관 첨단·수완·운남 등 5곳 오픈
약 5평 규모 매일 오후 6시∼밤 12시까지 연중 운영
현재 전시 동시 재오픈 5명 작품 선봬…순회 전시도

전라도인 admin@jldin.co.kr
2022년 02월 06일(일) 18:33
(2022년 2월 제105호=고선주 기자)"그냥 운동하러 나왔다가 미술작품을 구경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랐어요. 사느라 바빠서 미술관 갈 틈이 없는데 잘됐다고 생각했죠. 이곳에서 미술작품을 구경할 수 있을 거라고는 전혀 예상을 못했습니다."
작다고, 주로 저녁에 문을 연다고 무시할 수는 없다. 미술관은 도심 외곽보다는 시내권에 많이 자리하고 있다. 외곽이라고 해도 무등산 자락처럼 조금 알려진 공간들이다. 광주시립미술관은 중외공원의 터줏대감처럼 자리잡고 있다. 문제는 일상 속 치열하게 생계와 싸우고 있는 서민들에게 미술 감상은 언감생심(焉敢生心)일 것이다. 코로나19 여파로 더 팍팍해진 삶 때문에 미술 작품을 보기 위해 고의로 시간을 내 방문하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그래서 이런 서민들의 문화 향유를 위해 시도된 것이 생활 공간 속 미술관을 만드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운영이 잘될 수 있을까 의구심을 품는 일도 많았다. 하지만 3년차를 맞아 점점 입소문을 타면서 꽤 이름이 알려진 화가들의 작품이 선보이는 공간으로 부상 중이다.
바로 광산구가 기획해 설치한 별밤미술관이 그곳이다. 위 멘트는 최근 첨단에서 만난 시민의 반응이다. 별밤미술관은 비대면 전시프로젝트로 2020년 9월 첫선을 보였다. 첨단지구 쌍암근린공원 내 별밤미술관 in 첨단이 처음 문을 연 것을 시작으로 현재 다섯 곳으로 불어났다. 첨단에 이어 풍영정천변길공원 내 수완, 운남근린공원 내 운남, 신창역사문화공원 내 신창, 선운근린공원 내 선운 등이다.
그동안 별밤미술관은 코로나19 여파로 침체된 문화예술계의 위기를 기회로 삼아 지역 문화예술계에 활력을 불어넣는 동시에 비대면 전시문화 활성화에 박차를 가했다. 그 결과 코로나19 여파로 지친 시민들에게 위로와 힐링의 공간으로 호응을 얻으며 지역 문화명소로 각광을 받고 있는 것. 코로나19로 지친 지역주민에게 일상 속 문화향유의 기회를 확대해 삶의 질을 풍요롭게 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는 셈이다.
이곳에 초대된 작가들은 무작위로 선택되기 보다는 전시작가 추천위원회를 구성해 매월 다양하고 수준높은 예술작품 전시를 기획하고 있어 주민들 뿐만 아니라 화가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미술관 운영은 광산구 문화예술과 소촌아트팩토리팀이 맡아 하고 있으며, 자동 시스템으로 매일 오후 6시부터 밤 12시까지 365일 연중 운영되다 보니 공원을 우연히 찾은 시민들에 알찬 눈요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올들어서는 지난 1월3일 개막해 이달 2일까지 진행한데 이어 3일 세팅을 위한 휴관을 거쳐 4일 다시 오픈돼 오는 27일까지 참여작가들의 작품을 돌아가면서 선보이는 로케이션으로 작품전을 지속, 시민들과의 만남을 이어간다. 별밤미술관은 첨단이 2020년 9월17일 문을 연 것을 시작으로 수완이 2021년 2월26일, 운남이 3월22일, 신창이 3월30일, 선운이 4월7일 각각 개관했다. 규모는 약 5평의 컨테이너를 개조해 활용 중이다. 현재까지 총 41명의 예술가들이 전시에 참여했다.
일제히 다섯군데 별밤미술관이 작품전을 진행 중이다. 4일 오픈될 순회전에서는 첨단에서 박희정 작가의 작품(조각 3점·그림 4점)이, 수완에서 김성대 작가의 작품(평면 6점)이, 운남에서 노여운 작가의 작품(그림 7점)이, 신창에서 서영실 작가의 작품(그림 5점)이, 선운에서 배일섭 작가의 작품(그림 4점)이 각각 선보인다.
작품 수는 그리 많지 않으나 참여작가의 근래 작품이 선보이는 경우가 많아 작가와 작품을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다.
배일섭 작 ‘지배자들', 노여운 작 '기억하다'

지난달에는 첨단에서 김성대 작가의 작품이, 수완에서 박희정 작가의 작품이, 운남에서 서영실 작가의 작품이, 신창에서 배일섭 작가의 작품이, 선운에서 노여운 작가의 작품이 각각 선보인 바 있다.
먼저 박희정 작가는 ‘바나나의 작가’로 낮에도 선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코로나 때문에 일반 전시장 가기가 녹록지 않은 만큼 불빛이 환한데서 노란색 바나나를 통해 희망 메시지를 전파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코로나 시기에 자신의 작품이 공원을 오가는 시민들에게 희망으로 작용했으면 한다는 바람을 숨기지 않았다.
이어 원작들이 배경이 밤인데다 밤에 떠있는 달을 탐구해 별밤미술관 콘셉트에 맞다고 밝힌 김성대 작가는 ‘달꽃 화가’로 목포 달동네 출신이어서 달과 별을 많이 보면서 성장했다고 한다. 고향을 수차례 답사해 완성된 작품들이다. 달과 별은 꿈과 소망을 비는 존재인 만큼 이곳을 오가는 시민들이 자신의 작품을 보면서 꿈과 소망을 빌고 얻어가기를 기원했다.
또 골목길 작업으로 평소 하던 작업을 선보이게 됐다는 노여운 작가는 사람의 흔적이 많이 남아있는 곳이 골목이고, 그 흔적이 축적돼 있는 만큼 공원을 찾은 사람들에게 따뜻하고 편안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주력했다.
여기다 서영실 화가는 ‘시간 여행자의 섬’을 비롯해 ‘화창한 그날의 풍경’, ‘숨바꼭질’, ‘골목길의 추억 대인동’ 등의 작품을 통해 문화 향유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했고, 배일섭 작가는 최근에 작업한 것들과 기존 작품들을 맥락에 맞게 선정해 출품,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전시로 지역민 동선을 고려해 전시장을 구축한 만큼 평소 전시장을 갈 수 없는 시민들이 모처럼 미술작품을 감상하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했다.
코로나 비대면 시대 전시장 가기가 겁나는 요즘, 산책길에서 만나는 미술 작품이야말로 감염 걱정 멀리하며 따로 시간을 내지 않고 자연스럽게 문화 향유를 할 수 있는 이점이 있어 별밤미술관이 어디까지 진화할 지 궁금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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