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심 속 ‘감성충전’ 시민사랑방 자리매김 [문화공간 탐구] 동구인문학당 전라도인 admin@jldin.co.kr |
| 2022년 11월 06일(일) 14: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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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동구 동명동 소재 동구인문학당에서 열린 인문학 프로그램 ‘다락방 음악여행’의 모습이다.
이 강좌가 열린 동구인문학당은 근대가옥을 리모델링해 지난 1월 정식 개관했다. 이곳은 ‘인문도시’를 지향하는 동구가 주민들이 상시적으로 이용할 수 있고, 책을 매개로 한 인문강좌, 음식과 영화, 차(茶) 등 다방면의 창작·교류 활동을 할 수 있는 강좌를 내놓으면서 개관 이후 3개월 만에 주민들이 모이는 인문사랑방 역할을 꿰차더니 현재는 동구의 인문거점으로 자리매김했다.
동구인문학당이 이렇게 빨리 자리를 잡은 것은 한옥과 양옥 등으로 이뤄진 독특한 건축형태가 돋보이는 데다 핫플레이스가 즐비한 동명동이라는 상권 속 인문 감성을 일깨울 공간이 절실했음을 증명한다. 또 이곳에서 인문 프로그램으로 테마가 있는 강좌를 선보이는 가운데 동구를 거점으로 오랜시간 활발한 활동을 해온 지역 저명인사들을 강사로 내세운 점도 주효했다.
서석교회 주차장 옆에 자리한 동구인문학당에 들어서면 먼저 한옥과 양옥이 더해진 건축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TV 속 시대극에 등장할 듯한 삼각지붕의 양옥집과 한옥이 이어지는 형태다.
한옥과 양옥을 잇는 복도형 마루를 지나면 한옥 서까래가 고즈넉함을 선사하는 넓은 공간과 다실이 나온다. 동구인문학당의 본채인 이곳은 스테인드 글래스 유리창과 지역 작가들의 작품, 손수 제작한 것으로 보이는 나무 의자와 탁자, 쪽염색 페브릭 등으로 꾸며져 있다. 이와 함께 한 켠에는 공간의 연륜을 나타내는 아카이브전도 마련돼 65년의 세월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원래 이곳은 소유주였던 고(故) 김성채(1906~1987)씨가 1957년에 지은 주택으로 사랑채로 사용됐던 양옥과 안채로 쓰인 한옥이 이어져 있는 형태를 띤다. 세월이 지나서 주인이 바뀌며 오래 비어 있게 됐고, 카페의 거리 공용주차장을 만들기 위해 동구가 매입해 건물이 헐릴 예정이었지만 건축적 가치로 인해 인문거점으로 우리 곁에 머무르게 됐다.
본채 앞 마당에는 연못과 붉은 벽돌로 된 오래된 굴뚝이 서 있고, 그 맞은 편에는 동구가 새로 지은 인문관과 공유부엌이 들어서 있다. 주방시설을 갖춘 공유부엌은 일상과 밀접한 음식문화를 경험할 수 있고 인문관에는 개관에 앞서 주민과 전문가 등이 참여해 도서공유운동 ‘내 인생의 책’을 전개하며 추천한 도서를 선보이고 있다. 4000여 권의 다양한 서적이 꽂혀있어 언제든 열람이 가능하다. 인문관 2층은 작가의 창작활동을 지원하는 레지던스 공간 및 다목적실로 활용할 계획이다.
인문관에서는 6월부터 7월까지 ‘어린왕자 특별전’을 열고 국내 최초 어린왕자 번역자인 안응렬 교수의 서적을 비롯, 국내외에서 출간된 250여 종의 어린왕자를 한 자리에서 선보였다. 연계 프로그램으로 퀴즈쇼와 편지쓰기 등으로 구성된 ‘어린왕자 릴레이 읽기’, 주제강연 ‘어린왕자 번역의 발자취 최초 번역 이후 25년을 중심으로’ 등이 열렸다.
5·18 42주년을 맞아 5·18기념재단, 5·18민주화운동기록관, 광주트라우마센터, 전남대학교 5·18연구소 등과 함께 지난 5월 마련한 ‘5·18도서전’을 통해 끊임없이 기록해온 정기 간행물, 단행본을 선보였다. 윤상원·윤한봉·박관현 등 5·18을 상징하는 인물 관련 책과 5·18 관련 시·소설·평론집도 준비됐으며, 동구인문학당이 추천한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 ‘광주오월민중항쟁사료전집’, ‘오월의 사회과학’, ‘소년이 온다’, ‘김군을 찾아서’ 등도 함께 전시했다. 이 기간 본관과 야외마당에서는 광주를 거점으로 활동하는 청년 문학동인 ‘공통점’이 5·18을 조명한 전시 ‘시간의 환상통’을 열기도 했다.
개관과 함께 운영한 주제 강좌도 성공리에 진행됐다. 하반기에도 다채로운 콘셉트의 4개 강좌 프로그램이 운영될 예정이다.
먼저 ‘다락방 음악여행’은 이달 21일부터 11월29일까지(오후 2~4시·매주 수) 문형식 DJ의 진행으로 이뤄진다.
LP로 강변가요제와 숨겨진 가요제들을 상기시키고, 정태춘, 유재하, 김현식의 노래를 들어본다. 이와 함께 광주 극장사와 영화음악의 거장들, 70년대를 달군 포크듀엣 등에 얽힌 사연을 소개하며 사람들과 소통한다.
아울러 ‘기후밥상’은 이달 22일부터 11월17일까지(오후 2~4시·매주 목) 음양오행으로 본 채식이라는 주제로 비건과 비거니즘, 전통음식 등 주제별로 이론과 실습을 병행한다. 초청 강사로는 이도경 채식약선 요리연구가, 이예숙 마크로바이오틱 요리사, 이경희 이화재전통음식연구소장이 참여한다.
‘동구다실’은 10월8일부터 11월19일까지(오후 2~4시·매주 토) 우리나라 차의 기본서인 초의선사 ‘동다송’을 해석하고 이해하는 과정으로 구성된다. 명은당 성화자 초의차문화원구원 원장이 강연을 맡는다.
이외에 ‘영화인문학 극장’은 조대영 인문관 프로그래머 기획으로 오는 20일부터 11월23일까지(오후 6시30분~19시30분·격주 화) 영화 감상과 함께 해당 작품별로 초청 강사들이 강연 및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진다. 단, 영화인문학 극장만 보다 많은 이들의 영화감상을 위해 인문학당이 아닌 동구청 6층 대회의실에서 진행한다.
동구인문학당은 이용자들이 자유롭게 동아리를 결성해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며 지역 작가를 비롯한 저자 북토크, 기획전 등도 꾸준히 열 전망이다.
한편 동구인문학당은 매주 화~일 운영(오전 10시~오후 7시)하고, 휴관일은 월요일과 공휴일이다. 테마별 강좌의 참가비는 유료이며 해당 프로그램 운영 전까지 선착순으로 모집한다.
동구인문학당 운영을 맡고 있는 강보선씨는 "동구인문학당은 사람사는 이야기를 담아 주민들과 함께 소통하는 공간이자 ‘인문도시’를 지향하는 동구만의 대표적인 상징 공간"이라며 "이곳에서 다양한 인문 활동이 펼쳐질 예정인 만큼 하반기 프로그램에 많은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2026.10.23 (금) 06: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