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들 검토 선별해 투자…플랫폼금융 운영 선도

[커버브토리]김현재 K삼흥㈜ 회장
직원 300명 을지로 본사·여의도·인천 등 수도권 지사 5곳
매출액 3000억 원대로 급신장 산업단지 개발 등 사업 시행
3년 넘게 시뮬레이션…"스스로 제어하는 삶 살아야" 밝혀

전라도인 admin@jldin.co.kr
2023년 06월 01일(목) 17:26
(2023 5월 120호=이성오 기자)금융자본들이 다양한 산업에 진출하면서 플랫폼과 핀테크 기반의 ‘플랫폼금융’의 가치가 커지고 있다. 기존 업종별 산업구조가 플랫폼 중심의 디지털 생태계로 급격하게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인터넷전문은행의 출현이나 오픈뱅킹, 마이데이터 추세는 금융플랫폼 출현을 앞당기고 있고, 이런 흐름을 반영해 최근 플랫폼 사업모델로 변신하는 금융회사들이 늘고 있다.
금융자본들의 플랫폼 기반 사업모델도 다양화되고 있다. 유통이나 부동산과 결합한 다양한 형태의 신설 플랫폼금융사들이 태어나고 성장하는 추세다. 정부 개발사업의 부동산 매물을 경매나 공매로 확보한 물건을 토대로 플랫폼금융을 운영하는 회사들도 출현했다.
K삼흥㈜은 이런 업계의 선두 주자다. 해마다 국가가 주도하는 산업단지 조성, 도로항만 신설, 신도시 구축 등 각종 개발사업부지가 고시·공고되면 법원 경매나 국세청 등의 공매 물건이 나온다. K삼흥은 이런 물건들 가운데 안정적인 고수익을 담보하는 물건만을 확보해 공동투자 플랫폼에 올리거나 이를 기반으로 한 금융상품을 내놓는 회사다.
서울 중구 을지로 본사에서 만난 김현재 K삼흥 회장(64)은 “5년 전 스타트업 때는 직원들 수가 20여 명 남짓이었는데 지금은 300명 정도로 늘었다”고 말했다. 을지로 본사로 출발해 방배, 여의도, 가산, 인천 등 수도권 지사가 5곳으로 늘었다. 매출액도 지난 2021년 300억원에서 지난해에는 2000억원대로 올해에는 3000억원대로 급신장했다.
김 회장은 “정부가 매년 신도시를 개발하거나 항만이나 철도를 놓고 산업단지를 개발하는 등의 사업을 시행하는데, 이를 위해 사업부지의 토지를 수용해서 보상해주는 금액이 해마다 20조원에서 60조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경매나 공매로 나오는 물건들을 검토해 선별해 투자한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이 올해 JW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2023시무식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K삼흥이 이처럼 성장하게 된 배경은 뭘까. 정부의 사업부지로 수용된 토지들의 보상이 점차 실거래가에 근접하면서 수익 확보가 그만큼 탄력을 받게 된 것을 들 수 있다. 수년 전만 해도 정부의 보상 감정이 공시지가 수준에 그쳐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아울러 금융선진화를 위한 당국의 금융규제 완화와 연관사업 확대 조치도 한몫을 했다.
그런데 사업 준비 기간을 제외하면 K삼흥이 플랫폼금융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만 2년(햇수로는 3년)이 채 되지 않는다. 짧은 기간 고속 성장한 비결을 물었더니 자체 개발한 부동산 경·공매 시스템과 이 시스템을 정착시키는 데 직원들과 함께 힘써 온 것이 기반이 됐다고 설명한다.
김 회장은 “지난 2018년부터 사업을 준비하며 구글, 애플 등에서 근무한 전문인력을 채용해 시스템을 공동 개발하고 이를 안착시키기까지 3년 넘게 수없이 시뮬레이션을 했다”며 “이 시스템을 통해 투자를 시행한 이래 손실이 발생하거나 실패한 사례가 여태껏 한 번도 없다”고 설명했다.
K삼흥은 이 온라인 시스템을 통해 국가사업 부지의 사업 대상 물건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여러 차례 현장 실사와 사업 방향에 대한 조사를 거쳐 옥석을 가린다. 이들 가운데 추정수익률이 80% 이상이 될 물건만을 골라 입찰에 참여해 사들이고 등기를 한다. 이후 물건의 정보를 공개해 플랫폼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하는 한편 관련 금융상품을 판매한다.
플랫폼금융에 뛰어든 배경을 물었더니 30여 년 부동산·건설업계에 종사해오며 인터넷 기반의 새로운 사업을 틈틈이 기획해왔다고 김 회장은 설명한다. 부동산의 수익구조는 사고 파는 거래가 이뤄져야만 현실화된다. 팔지 않고 사지 않으면 아직 실현되지 않은 소득이다. 김 회장은 이 ‘미실현 소득’을 ‘실현 소득’으로 바꾸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정부사업 부지의 부동산 물건의 경매와 공매에 관심을 가지면서, 이를 사업으로 확대할 가능성을 발견했다. 투자 기간도 길지 않다. 정부가 개발 사업을 확정해 고시하면 늦어도 2년 안에 수익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 회장은 “새로운 사업 분야이니 고객들 눈높이에서 보면 투자를 통해 돈을 벌 수 있다는 확신이 가장 중요하다”며 “확실하고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마련하고, 그런 수익 구조를 공개해 고객의 신뢰를 얻는 데 집중했다”고 밝혔다.
K삼흥 송년의 밤 행사에서 열린 장학금 수여식

을지로 4가 동호로(오장동)에 위치한 본사 1층은 커피숍이다. 카페 이름이 ‘와우(wow)330’인데, 김 회장의 고향인 와우리(전남 영암 시종면)에서 따왔다고 한다. 김 회장은 지난 1998년부터 영암 시종면에서 연말에 경로잔치를 여는 한편 청소년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한다. 고향에서 열리는 각종 행사에 후원을 아끼지 않는 것은 물론 소년소녀가장을 별도 지원하는 등 남다른 사랑을 보여 왔다. 1959년생인 김 회장은 “안정적인 투자를 통해 고객과 함께 성장하는 사업을 늘 꿈꿔왔다”며 “K삼흥이 성장하니 엔도르핀이 솟는다”고 피력했다.
김 회장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정부 사업부지의 부동산 경·공매라고 하지만, 저희처럼 잘 개발된 온라인 시스템과 고도로 훈련된 전문가 집단이 아니면 높은 수익을 끌어내기가 쉽지 않다”며 “K삼흥의 성공을 지켜보고 유사한 회사를 창업하는 사례가 늘고 있지만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사업 대상 물건 가운데 옥석을 가리는 일은 웬만한 전문지식이나 정보력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는 얘기다. 미래의 보상가가 얼마가 될 것인지 추정하기가 여간 힘들지 않아서다.
김 회장은 사업 대상을 최종 결정한다. 잘 갖춰진 시스템과 전문 인력들이 발품을 팔아 수집해온 정보를 토대로 수익률을 추정하지만,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자신이 결단을 내린다.
정부 주도의 전국 개발사업지의 보상 결과와 K삼흥의 실적이 그가 개발한 시스템에 나날이 축적되고 있다. 개발사업 진행과정과 사업 부지에 대한 분석, 예상수익률 추정, 그리고 최종 보상 결과까지 소중한 데이터가 쌓이고 있는 것이다. 김 회장은 “10년 정도 지나면 이 데이터가 회사의 제1 자산이 될 것”이라며 “이런 데이터는 대한민국에서 처음”이라고 자신했다. 포털이나 경쟁사들이 축적한 데이터는 겨우 언론을 통해 확인된 내용과 공개된 정보들뿐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평창에서 열린 K삼흥 직원 워크숍

K삼흥의 목표는 3~4년 후에 주식시장에 상장하고, 최종에는 20대 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이다. 기존 금융회사들보다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고수익을 확보해 고객들과 나누고 있지만 아직 초창기라 ‘규모의 자산’을 실현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고객 유입세와 매출 성장세가 이어진다면 수년 안에 규모의 금융회사로 우뚝 설 것이 확실해 보인다.
이에 대비해 K삼흥은 금융선진화를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국내 유명 로펌들에게 금융 규제를 개선하고 선진금융으로 도약하는 데 필요한 법률과 정책 제안들을 마련하는 용역을 맡겼다.
김 회장은 매일 새벽 2시 반에 일어난다. 몇 시에 잠자리에 들어도 상관없다. 일어나 명상하고 5시께 20여 분 걸어서 오장동 사무실에 출근한다.
출근하면 결제서류는 물론이고 직원들이 분석한 자료들을 보고 한 두 시간 안에 의사결정을 내린다. 이후 지사를 돌며 회의를 하거나 고객을 대상으로 강의에 나선다. 60대 중반이라는 나이가 무색하게 무척 건강하다. 매일 스포츠센터에서 두 시간 근력운동을 한다. 특히 스쿼트를 매일 1세트에 10개씩 60번 이상 한다고….
김 회장은 “빼먹으면 찌뿌듯하다”며 “내 몸은 내 것이니 내가 제어하는 삶을 살아야 하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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