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134호=글·김귀진·이산하 기자, 사진·최기남 기자)
여수광양항은 종합항만으로 우리나라 수출입 관문항 역할을 하고 있다. 제철부터 석유·화학, 자동차 등 다양한 수출입 물량을 소화하고 있다.해양수산부 산하 국가 공공기관인 여수광양항만공사는 국내 주요 무역항인 여수광양항을 경쟁력 있는 해운 물류 중심기지로 육성하는 데 매진하고 있다. 고객 최우선 경영, 발로 뛰는 영업, 지역과 상생발전, 선박이 찾아오는 안전 항만을 경영 방침으로 내세우고 경쟁력 강화에도 집중하고 있으며, 자동화 부두 건설과 해양관광 중심지 육성 등 미래 100년을 위한 초석도 다져나가고 있다.이를 위해 누구보다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박성현 여수광양항만공사 사장에게 여수광양항의 청사진을 들어본다.

사장으로 취임한 지 2년 6개월이 됐다.

정말 정신없이 보냈다. 누구나 살아오면서 바쁠 때가 있겠지만, 여수광양항만공사를 위해 움직였던 지난 2년 6개월은 쉴 새가 없었다.그 결과 우리나라 수출입 물동량 1위를 기록했으며, ‘산업의 쌀’이라 불리는 제철도 1위를 달성했다. 석유·화학 분야는 1, 2위를 다투며, 자동차 분야는 평택과 경쟁하고 있다.특히 여수광양항처럼 다양한 화물을 처리하는 항만은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다. 우리나라는 수출과 수입으로 먹고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그 핵심 항만인 여수광양항의 활성화에 공헌을 했다고 생각하니 감회가 남다르다.

여수광양항은 종합항만으로 알고 있는데.

앞서 말했듯 여수광양항은 산업의 쌀인 제철과 석유·화학, 자동차, 컨테이너 등 다양한 화물을 처리하고 있다.수출입 물동량 1위 항만이며, 총 물동량 2위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수출입 관문항 역할을 하고 있다.특히 자동차 분야는 지난 2020년 53만대 처리량을 기록한 뒤 2021년 88만대, 2022년 92만대, 지난해 111만대의 물동량을 처리해 국내 2위를 기록 중이다. 올해도 5월까지 이미 약 50만대를 처리해 이 추세대로라면 전년도 기록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수송을 시작하고 나서 최대의 실적을 보이고 있다.

관광이 접목된 항만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달라.

요즘 항만은 물류만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관광객까지 곁들이는 등 관광 분야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위해 공사도 지난 5월 16일 여수세계박람회장 인수로 첫발을 뗐다.현재 여수박람회장 활용 방안을 위한 ‘사후 활용 마스터 플랜’을 발주한 상태다. 20억 규모로, 국책사업 외 용역비로는 가장 큰 금액이 들어갔다. 해당 용역의 목표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해양·관광·레저 사이트로 바꾸는 방안을 도출하는 것으로, 지역을 해양관광의 중심지로 한 단계 도약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호주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브라질 리우 예수상,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처럼 한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만들 구상이다. 세계적으로 ‘대한민국’이라 하면 떠오르는 것은 분단국가라는 인식이다. 이를 뒤집을 만한 랜드마크를 조성하고자 한다.여기에 국제 크루즈를 유치하고, K-팝과 K-컬처를 연계해 해외 관광객을 불러모을 계획이다.국제 컨벤션센터도 조성해 마이스 산업 활성화에도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며,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용역 착수 보고회가 6월 말 열렸다.

스마트종합항만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있는데 미래 청사진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여수광양항은 석유화학, 제철, 컨테이너, 자동차 등을 처리하는 글로벌 종합항만으로 스마트항만 구축이 본격적으로 추진됨에 따라 관련 사업을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스마트항만 구축방안을 수립했다.국내 및 여수·광양항의 여건을 고려해 1단계 자동화, 2단계 지능화, 3단계 스마트화로 구분하여 추진할 예정이다. 또한 기반시설,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간 원활한 연계, 통합 방법을 도출하기 위해 다양한 계층과 논의를 진행하고 유사사례를 조사해 최적의 시스템 통합 방안을 도출했고 시스템 통합 주체를 일원화하는 등 개선방안을 마련했다. 향후 자동화항만을 넘어 ‘해운-항만-내륙물류’ 간의 모든 정보연계를 통해 스마트항만으로 발전돼 갈 것이며, 세계를 선도하고 국부창출의 주역으로서 사명을 다할 것이다.



여수광양항에 국산 기술과 장비로 무인자동화부두를 건설한다고 들었다.

세계 10대 컨테이너 부두에서 이미 7곳은 자동화돼 있다. 그중 4곳은 상해, 칭다오 등 중국이다. 중국 ZPMC사의 컨테이너 크레인(QC)이 87%를 차지하는데, 200억 전·후면 첨단화된 장비가 들어온다. 국내에서는 이를 국산화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광양항 자동화 부두 구축사업으로, 국산 기술과 장비로 무인자동화부두를 건설하는 게 핵심이다. 총 예산은 약 7500억원이며, 2027~2029년 1·2단계로 나눠서 진행 중이다.
그러나, 국산 항만하역장비 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안벽크레인의 경우, 예비타당성조사 시 기당 163억원 수준의 컨테이너크레인 사업비를 229억원까지 증액했지만, 계속해서 유찰되고 있다.국산화를 목표로 출발했는데, 애로사항이 많은 셈이다.
국내 완전 자동화 부두 도입은 전 세계적 추세에 비해 이미 늦은 상태라 사업에 박차를 가해야 하지만 자재비, 인건비, 물가 등의 급격한 상승에 따라 어려움을 겪어 다방면으로 이를 해결하기 위한 공사의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컨테이너 물동량이 증가세로 돌아선 게 고무적이다.

지난해 186만TEU까지 감소해오던 컨테이너 물동량이 올해 증가세로 바뀌었다. 올해는 196만TEU까지 증가할 전망으로, 4월에만 전년 대비 11.6%가 증가했다.사실 200만TEU가 무너진 것은 국내외 영향이 컸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중국 상해 봉쇄 등이다. 광양항의 컨테이너 물량의 33%가 중국 물량인데, 중국이 봉쇄되면서 그 영향이 컸었다.
더구나 ‘스킵’도 문제다. 컨테이너 선박이 대형화하면서 그 선박들은 대한민국을 오면 허브항으로 들어간다. 부산만 들릴 뿐 광양과 인천 등은 들리지 않는다. 국내 문제로 화물연대 파업이 두 차례나 있었던 것도 영향이 컸다. 그중 부산, 울산, 인천은 70% 가량 원활하게 물량을 소화했다. 광양항 컨테이너 부두만 100%까지 물량을 처리하지 못했다. 항로와 항차 부족의 문제도 있고, 호남 자체 물량이 타 지역 자체 물량과 비교해도 차이가 많이 난다. 더구나 정부에서는 부산을 동북아 환적기지로 키우고 있다.
특히 부산이 2-4를 개장하면서 그쪽으로 화물이 많이 빠졌다. 2-5단계도 자동화 부두로 시범 운영 중이며, 2-6까지 개장할 경우 부산으로 화물이 이탈할 가능성이 높다. 부산 신항을 만들면서 전체 화물의 기울어짐도 나타났다.
정부에서 12조원을 투자해 제2신항을 또 만든다는 소식도 있다. 즉, 수출입과 관련된 정부 정책 대부분이 부산과 가까이 있다.
물동량 감소를 막기 위해 공사는 1선사 1항로, 자체 화물을 늘리기 위한 배후부지 기업 유치, 16개의 신규 항로 개척 등으로 186만TEU로 버틴 것이다.직원들과 발로 뛰는 영업을 펼쳐 국내외 선사, 화주사들 찾아다니며 소화한 것이다.지자체의 관심도가 낮은 점도 크다. 기업과 화물을 유치하는 것을 지자체도 고민해야 하는데, 이 부분이 부족하다.

어려움 속에서도 IAPH 국제항만협회에서 상을 받았다.

지난해 8월 IAPH 국제항만협회에서 상을 수상했다. 항만과 관련해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이다. 세계 155개 항만에 대한 평가로 이뤄졌다.
특히 국내 항만 최초로 세계 유수 항만과 경쟁해 환경과 안전 2개 분야에서 최우수 항만으로 선정됐는데, 올림픽에 출전해 전체 6개 금메달 중 2개를 획득하며 2관왕을 달성한 셈이다.또한 공사는 기획재정부 주관 안전관리등급 심사에서도 공공기관 최고 평가를 받고, 재난관리 평가와 안전한국훈련에서도 최고 등급을 받아 안전 분야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공공기관 ESG 평가에서도 1위를 했다. 본업과 ESG 경영을 긴밀하게 연계해 ‘친환경·스마트 항만, 따뜻한 지역 상생, 신뢰받는 YGPA’라는 중장기 ESG 경영 비전을 수립하고 분야별로 구체적인 실천 사업을 추진한 점을 높이 평가 받았다.
고객 최우선 경영 방침에 맞춰 이해관계자와 적극 소통한 결과 ‘기획재정부 주관 공공 기관 고객 만족도 조사’에서 3년 연속 ‘우수 등급’을 달성하기도 했다.

지역민께 한 말씀 부탁 드린다.

여수, 광양, 순천 등 전남 동부권처럼 좋은 산업 환경을 가진 곳은 드물다. 세계 제1의 제철소, 제2의 항만, 석유화학 산단 등 여건이 매우 좋다. 공사는 전남 동부권에 본사를 둔 유일한 공공기관으로 고객 최우선 경영, 발로 뛰는 영업, 지역과 상생발전, 선박이 찾아오는 안전한 항만이란 경영방침을 세워 지역과 상생에 집중하고 있다.지역에서도 이러한 공사의 방침에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항만 발전에 관심을 가져주길 당부드린다.
공사의 힘만으로는 배후부지에 산단을 만들고, 기업을 유치하는 등 항만 발전을 이끌어 가는 데 무리가 있다.정부 정책도 부산항 위주인 만큼 지역민은 물론 지역 정치권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부탁드린다.

전라도인 admin@jld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