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의 그늘을 넘어 문신 산업 제도화로

[지금 이사람] 신유정 미용문신제도화협의회장
교육전문가 30여년 경력 바탕…미용교육·제도 기반 구축
문신사법 통과 후…현장 표준화·실무자 권리 위해 노력
광주 문신예술 중심 K-뷰티 타투 산업 국가 모델 포부

전라도인 admin@jldin.co.kr
2026년 01월 02일(금) 16:17
(2025년 12월 제151호=엄재용 인턴 기자)"문신사법이 통과했지만 아직 합법에 대한 체계가 잡히지 않았습니다. 시행령과 시행규칙에 실무자의 목소리를 담기 위한핵심창구 역할을 하겠습니다."
지난 9월 25일, 33년 동안 의료법의 규제 아래 ‘불법’이라는 꼬리표를 달아야 했던 문신·반영구 화장 산업이 ‘문신사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마침내 합법화의 문이 열렸다. 하지만 시행까지 남은 2년 동안 현장은 여전히 혼란과 불안에 뒤섞여 있다.
이러한 변화 한가운데에서 문신사의 권리를 지키고 제도 설계를 이끌고 있는 이가 있어 눈길을 끈다.
신유정 미용문신제도화협의회장(58)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원래 문신업계와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30여 년 동안 직업전문학교·대학교·기업·공공기관에서 인력 양성, 취업 역량 강화, 직무교육 기획·운영을 담당해온 교육 전문가였다.
교육 표준화와 직무교육 체계 설계에 전문성을 쌓아온 신회장이 처음 문신산업과 마주한 것은 지난 2017년 딸이 반영구 화장에 관심을 보이면서 부터다.하지만 현실은 충격이었다. 제대로 된 교육기관이 없었다. 현장 도제식으로 기술을 전수받는 방식이 대부분이었고, 학원이나 아카데미라는 이름을 내건 곳들 역시 대부분 교육청 인가조차 없는 ‘이름뿐인 학원’이었던 것이다.
신 회장은 “교육은 결국 사람이 안전하게,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다”면서 “그런데 가족이 문신업에 종사하게 되면서 현장을 보니 문신 관련 연구논문도 거의 없고, 교육 역시 표준화된 체계 없이 ‘기술 전수’ 중심으로이뤄지고 있었다. 그래서 문신 산업 분야에 교육의 표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때부터 그는 직무분석, 표준화된 교육프로그램 개발, 교재 개발 등 문신교육 체계를 만들기 위해 나섰다. 전국 최초로 미용문신학원을 교육청에서 교육시설 허가를 받는 등의 성과도 냈다.
“도대체 어떻게 허가를 받았냐”는 문신업계 종사자들의 문의가 쏟아졌고 문신업계에 발을 디딘 지 얼마안돼 ‘유명인사’가 됐다.
현장에 깊이 들어가 직접 마주한 현실은 예상보다 훨씬 더 심각했다.문신 시술은 의료행위에 포함돼 비의료인이 교육은 가능하지만 의료법 제27조(무면허 의료행위 금지)에 의해 시술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실무자들이 단속·고발·신고 위험 속에서 매일 불안에 떨며 일하고 있었어요. 33년간 의료법 아래에서 보호받지 못하고 자신의 직업을 지키기 위해 싸우고 있었죠.”
그는 곧 문제의 본질이 ‘기술 교육 부족’이 아니라 제도 자체가 없다는 구조적 문제라는 것을 깨달았다.교육 표준화뿐 아니라 산업 전체의 제도화가 필요하다고 확신하게 된 계기였다.
그 후 지난 5년간 문신제도화를 위해 국회 토론회·간담회를 수차례 개최했고 국회·복지부와 정책 협의, 위생·시설·안전·교육 기준 초안 마련 등 왕성한 활동을 벌여 문신사법의 국회 본회의 통과에 일익을 담당했다.그렇게 바라던 제도화가 됐지만 끝이 아닌 시작이었다.
신유정 미용문신제도화협의회장이 지난 11월10일 서울사이버대학교에서 실무자 중심 제도 설계 포럼 및 미용문신기획위원회 위촉식에 참석했다. 신 협의회장이 지난 9월11일 국회 앞에 전국 문신업계 관계자과 문신사법 본회의 통과를 위한 결의 대회를 가졌다.
“가장 큰 난관은 단체간의 연대였어요. 서로 입장이 다르고 이해관계가 다르다 보니 쉽게 하나로 모이기 어렵고 제도화라는 공통의 목표가 있어도 현장 안에서는 늘 복잡한 갈등이 반복됐죠.”
문신과 관련된 다양한 단체들이 대립하고 문신사법 통과 이후 의사단체와 한의사단체 등이 문신산업의 교육·관리 권한을 주장해 실무자의 목소리를 배제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였다.
의협에서 교육을 맡으려는 식의 행동에 문신은 의학이 아니라 예술·현장 경험이 합쳐진 기술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문신 교육을 하겠다는 것은 문신 산업 자체를 가져가겠다는 의미이고 실무자가 배제된다면 소비자의 안전도 제대로 지킬 수 없을 것이라는 주장도 제시했다.그는 문신산업이 제대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정책·기준·교육 등에 실제로 문신 시술을 하는 실무자들의 목소리가 들어가야 한다고 보고 있다.
그 생각을 실천하기 위해 전국의 회장단과 단체장을 직접 만나며 문신제도는 ‘실무자 중심’이어야 한다는 원칙을 설명하고 업계를 하나로 모으려 노력했다.
이런 노력으로 미용문신제도화협의회가 만들어 지고 문신사제도화 민·관 협의체 TF도 구성됐다. 시행령과 시행규칙이 실무자의 의견을 토대로 만들어지도록 하는 핵심창구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신 회장은 문신을 지역 산업으로 키우려 하고 있다. 광주를 문신 예술·산업의 거점으로 키우기 위해 2022~2023년 광주시와 함께 K-뷰티타투 규제 자유특구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중심의 ‘타투예술거리’ 조성 사업 등을 추진했지만 그 당시 문신사법이 통과되지 않아 계획에 그쳤다.
“예향(藝鄕)광주는 예술적 감성과 청년 창업 인프라가 공존하는 도시로, 문신산업의 제도화와 산업화를 선도할 최적의 조건을 갖췄어요. 문신은 단순한 시술이 아니라 예술이자 문화이며, 문신사법 시행 이후에는 광주를 문신 예술의 중심이자 산업의 거점도시로 성장시켜 K-뷰티 타투 산업을 대표하는 국가적 모델로 만들고 싶은 꿈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신 회장은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제도를 정착시켜 문신산업이 세계 수준의 산업으로 도약하는 기반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현장의 경험과 목소리가 반영된 제도가 자리 잡을 때 한신유정 미용문신제도화협의회장이 지난 9월 25일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문신사법 제정 촉구 기자회견’에서 문신·반영구 화장 산업을 제도권 안에서 안전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의 문신산업이 세계 시장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실무자들 또한 산업의 미래를 설계해 나갈 것이라는 게 그가 그리는 청사진이다.
“문신 시술은 예술이지만 사람의 몸에 새기는 것이기 때문에 위생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보건복지부의 감염관리 지침에 따라 철저히 준수하되, 실무자가 안전하고 당당하게 일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겠습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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