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성 드러낸무대 열정으로 빚어내다 [예술기획] 광주간판예술단체를 찾아서 <38> 광주챔버오케스트라 전라도인 admin@jldin.co.kr |
2020년 06월 03일(수) 23: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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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고유의 맛을 살리는 무대를 기획해온 ‘광주챔버오케스트라’는 누구나 문화 사각지대 없이 클래식을 고르게 향유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시작됐다. 지난 2016년 창단해 햇수로 5년째 클래식의 저변확대를 위해 앞장서고 있다.
광주챔버오케스트라의 전신은 광주챔버오케스트라&콰이어다. 초기 기악인들로 구성된 오케스트라와 성악인들로 이뤄진 합창단으로 구성됐으나 민간음 악단체의 운영 구조와 자생력 등을 이유로 현재는 오케스트라만 운영 중이다. 정별님 대표는 "(광주챔버오케스트라는) 클래식을 통해 음악의 순수성이 제대로 발현되는데 기여하는 음악단체"라며 "창단 이래 젊은 음악인들이 정성과 열정으로 빚어낸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20대 초반부터 30대 후반의 청년층으로 이뤄진 광주챔버오케스트라는 타 클래식 단체들과 차별점을 두기 보다 그저 음악이 좋고, 잘하고 싶은 의지와 열정 으로 무대를 연다. 누구에게도 뒤쳐지지 않을 만큼 높은 수준의 공연을 선보인 다고 자부한다. 작은 단체이지만 이사회를 구성하고 있는데다 악장이자 음악 감독인 바이올리니스트 윤성근 상임이사를 중심으로, 50여 명의 연주자들이 긴밀히 연결돼있다는 설명이다.
광주챔버오케스트라는 "스스로에게 집중하지 않으면 단 한명의 관객에게도 감동을 전할 수 없다"는 생각을 근간으로, 농도짙은 집중력을 발휘해 연습한다.
정 대표는 "오케스트라이기에 연주자들의 조화를 중시하지만 개인의 기량을 줄여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잘 따라와 주는 단원들을 보면 악장과 단원들의 열정 덕분에 단체가 계속 발전하고, 앞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특히 광주챔버오케스트라는 음악의 순수성이 제대로 발현될 수 있도록 클래식 연주시 자연배음(Overtone)을 최대한 활용한다고 한다. 피아노로 가운데 도를 칠 경우 도 안에 섞인 자연적 음정들이 배가돼 음이 나가게 되는 반면, 기계음은 그 음 자체를 내장해 스피커를 통해 소리가 나간다고 한다. 실력있는 오케스트라 일수록 자연배음을 활용, 악기들 간 화성층을 이루며 전개해 나가는 무대를 선사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방법으로 광주챔버오케스트라는 한번 공연을 올릴 때 30인 내외의 연주자들이 무대에 오르고, 때에 따라서 3인조 트리오를 결성해 실내악 시리즈를 선보이는 한편, 현악기로만 구성된 10인조 연주자를 구성, 바로크 음악을 선사하기도 한다.
국가공모사업에 선정 또는 후원회의 도움으로 지금까지 13회에 걸쳐 정기연주회를 열며 기량을 발휘, 국내외를 거점으로 활동하는 지역 연주자들을 소개 해왔다. ‘작곡가를 만나다’라는 주제로 피아노 트리오와 예술가곡을 살롱음악회 형식으로 선보이고, 화재 현장에서 인명을 구하는 소방관과 그 가족을 초청 한 특별 무대 ‘FUN&HEALING 콘서트’를 열어오고 있다. 또 광산구립합창단 의 모차르트 대관식 무대를 비롯해 연극과의 컬레버래이션, 문화가 있는 날 스토리텔링을 더한 해설이 있는 기획 무대 등도 관객들에 선보인다. 정통 클래식을 주축으로, ‘오케스트라’라는 틀안에서 기악으로 꾸릴 수 있는 여러 무대를 선사해 변화를 꾀하는 셈이다.
"‘클래식 하다’라는 말 한마디에 모든 답들이 들어있는 것 같아요. 클래식이 꾸준히 사랑받는 건 몇 백년이 지나도 변함이 없어서가 아닐까요. 우리의 정체 성을 잃지 않으면서 관람객과 소통하고 교감하는 열린 음악을 모색, 이를 연구하는 연주단체가 되고 싶죠."
다양성을 추구하지만 정체성을 잃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클래식의 가치를 잊어가는 현재의 공연계 분위기에 대해 언급했다.
"‘융합’이라는 트렌드에 따라 클래식 무대는 점점 설 곳을 잃어가는 분위기예요. 물론 현시대에 맞게 다양한 문화가 적절히 조화를 이루는 것을 부정하는 것 은 아닙니다. 다만, 음악의 본질을 그대로 드러내는 ‘순수성’이 다원적인 장르 아래 가려지는 게 안타까울 뿐이죠."
정 대표는 여러 클래식 단체가 클래식의 대중화를 내세우며 클래식 악기로 요즘 유행하는 곡을 연주하는데 그치고 있다며 ‘클래식 대중화’라는 용어를 사용하기에는 굉장히 조심스럽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와 함께 광주챔버오케스트라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공연계 뿐만 아니라 문화예술계 전체가 얼어붙은 가운데 코로나19를 관망하며 정기연주회 등 다양한 무대로 시민들의 곁을 지키겠다는 계획을 들려줬다.
마지막으로 포부를 밝히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지나침이나 모자람이 없이 꾸준한 사랑을 받는 클래식을 선사해 삶의 에너지를 얻는 것은 물론, 삭막한 현시대가 음악으로 치유되길 바라죠. 광주챔버오케스트라는 클래식을 연주하고 그 순간을 사랑하는 관객들을 위해 앞으로도 존재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