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내려다 보이는 풍광 일품

[문화재 다시보기] 곡성 제호정 고택과 함허정
조선 중기 심광형 강학 공간으로 건축
유림과 풍류를 즐기던 정자 함께 마련

전라도인 admin@jldin.co.kr
2021년 06월 06일(일) 14:43

(2021년 6월호 제97호=글 여균수 기자)

곡성군 입면소재지에서 금호타이어 곡성공장을 좌로 두고 앞으로는 동악산을 향해 달리다 보면 섬진강가 절벽 위에 자리 잡은 정자(함허정) 하나가 눈길을 사로 잡는다.
섬진강을 반달꼴로 끼고 돌며 멀리 광주 무등산까지 거침없이 바라보이는 동네는 바로 군촌으로 불리는 제월리 마을이다. 제월리 마을은 청송심씨 집성촌으로 마을 입구에 제호정 고택(국가민속문화재 제155호)이 자리하고 있다.
고택 입구에 하마석이 놓여있다. 노둣돌이라고 불리우는 하마석은 지체 높은 분들이 말을 타고 내릴 때 발돋음으로 쓰려고 대개 대문 앞에 마련해 놓는다. 하마석의 존재는 과거 이 집의 위상을 말해주는 증표이다.
제호정 고택은 ‘군지촌정사’로 오랫동안 불리어오다가 최근 사랑채 이름을 따서 제호정 고택으로 고쳐부르게 됐다.
이 건물은 남원부사와 해주목사, 병조판서 벼슬을 한 심안지의 손자인 심광형이 조선 중종 30년(1535년) 이곳에 집을 짓고 강학의 공간을 마련해 집의 이름을 ‘군지촌정사’라고 붙였다. 현재의 집은 후대에 의해 18세기 중엽에 다시 고쳐 지은 것이며, 안채는 19세기 초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집터는 동악산과 고리봉 사이로 흘러들어온 섬진강이 서쪽에서 동쪽으로 굽이 돌아가는 입지에 자리하고, 가까이는 30리 밖에 서산이 눈에 들어오며 멀리 100리 밖으로 무등산이 한 눈에 들어오는 좋은 터이다.
제호정 고택은 행랑채를 겸한 문간채와 안채, 사랑채로 단출하게 구성돼 있다.
안채는 ‘一’자형으로 서쪽부터 2칸의 부엌이 위·아래에 있으며, 그 옆에 큰방이 있는데 앞·뒤에 툇마루를 깔았다. 전면에 2칸의 대청이 있고, 뒷쪽에는 도장과 작은방이 있다.
안채의 마당 앞에 있는 행랑채의 동쪽에 사랑채이면서, 동네사랑방 구실을 하던 군지촌정사가 있다. 사랑채는 예전엔 서당으로 쓰였으며, 앞뒤로 담장을 없애 누구나 쉽게 접근하도록 했다.
고택을 나서면 바로 가까이에 함허정(전남도 유형문화재 제160호)이 있다.
역시 제호정을 지은 심광형이 지역 유림들과 풍류를 즐기기 위해 지은 정자로 일명 호연정이라고도 한다. 그의 증손자 심민각이 오래된 정자를 옛 터 아래쪽으로 옮겨 다시 지었으며 5대손 심세익이 고쳤다. 지금 있는 건물은 1980년에 수리를 한 것이다.
앞면 4칸·옆면 2칸 규모로 지붕은 옆면이 여덟 팔(八)자 모양인 팔작지붕이다. 구성은 마루 1칸을 3면을 터 만들었고, 2칸 반은 방으로 꾸몄다. 나머지 오른쪽 반 칸은 바닥을 한 단 높여 쪽마루를 두었다.
정자 아래로 흐르는 섬진강, 울창한 숲, 멀리 무등산이 보이는 등 최고의 경치 좋은 곳에 자리잡고 있다. 정자에 앉아서 바라보는 풍경이 절로 기분을 좋게 만들었다.
전라도인 admin@jld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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