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진 문화재 널리 알리는 데 집중하겠다"

[이사람] 김희태 전 전라남도문화재전문위원
1987년 전남도청 문화재 전문직 공직 입문…31년간 업무
화순 고인돌 세계유산 지정 제안부터 완료까지 실무 맡아
내년 퇴직 5년째…우리 문화 우수성 알릴 저서 집필 총력

전라도인 admin@jldin.co.kr
2022년 04월 05일(화) 16:17
(2022년 4월 제107호=글 이산하 기자, 사진 최기남 기자)"지역 내 빛을 보지 못한 문화재들이 많습니다. 이 문화재들의 진정한 가치를 다양한 방법으로 알리는 데 집중하겠습니다."
우리 사회는 내일을 향해 걸어가고 있지만, 걸어온 발자취를 되돌아보고, 재조명하는 이가 있다. 주인공은 김희태 전 전남도 문화재전문위원.
문화재와 관련해서는 광주·전남에서 김 전 위원을 따라잡을 사람이 없다. 새롭게 발굴된 유적, 문화재 현장 조사 자문과 관련된 일로 그의 손에 쥐어진 휴대전화에서는 쉴 새 없이 벨이 울릴 정도다.
지난해에는 광양 중흥산성 쌍사자 석등과 관련 학술대회에 토론자로 참여했으며, 강진 청자 요장의 세계유산 등재도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동학농민운동과 관련해 참여했던 이들의 명예회복에도 나서고 있다. 동학농민혁명에 참전했던 이들의 사실관계를 인정해 주는 역할로 독립유공자 신청과 비슷한 과정을 거친다. 비록 포상금이 나오지는 않지만 그는 이들의 명예회복을 위해 성심성의껏 유공자료를 판별하고 있다. 인터뷰를 마치고 다음 일정으로 담양으로 한걸음에 내달려 동학농민운동 참여자의 자료를 살피기도 했다.
또 문화재 관련 서적을 집필하는 활동도 매진하고 있다.
여수 초대 군수를 지냈던 오횡묵씨가 여수지역 문화재와 명소를 배경으로 지은 시 106수를 담은 ‘오횡묵의 여수잡영 120년 전 여수를 읊다’, 해남군 곳곳의 우물 272군데를 발로 뛰어 조사해 엮은 ‘해남의 우물’, 광주문화원과 함께 펴낸 ‘부용정 양과동정’ 등 책을 통해 다양한 문화재를 조명했다.
광주지역의 문화관광 해설사들의 교육도 챙기고 있다.
"공직에 있었을 때 ‘일’ 때문에 놓아둔 것들을 차근차근 이어가고 있습니다. 물론 문화재전문위원 시절의 겪었던 경험들이 지금의 활동에 도움이 많이 되고 있죠."
김 전 위원의 공직생활의 시작은 다소 의아할 수 있지만 철도공무원이다.
장흥 출신인 그는 중학교 시절을 지역에서 보내고 수도권의 철도고등학교에 입학, 운전과를 졸업해 1976년 철도청 9급 공무원으로 공직에 입문했다.
당시 철도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이수한 과에 맞는 철도청 9급 공무원 임용장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적성에 맞지 않아 의무기간인 6년을 모두 채우지 못하고, 공무원 신분을 벗어던지고 목포대학교 사학과에 입학하게 된다.
"철도공무원에 전혀 적응하지 못했었죠. 오히려 대학교에 입학하고, 좋은 인연을 맺은 게 제 인생의 전환점이 됐어요."
김 전 의원은 목포대에 진학해 사사 받은 모든 것들이 문화재 전문가라는 그의 위치를 만들었다 말한다.
그 시절 어느 때보다 많은 답사 현장을 찾고, 맞춤형 훈련을 받아서다.
이 경험을 인정받아 1987년 전남도에 문화재 전문직으로 다시 한번 공직에 입문하게 됐다. 이렇게 31년. 한 자리에서 문화재 지정 관련 업무를 보며, 전남 곳곳의 현장을 방문해 우리의 과거사를 재조명했다.
이를 통해 7번의 장관급 표창을 받았고, 녹조근정훈장을 받았다.

전라남도문화재전문위원이었던 그는 선사유적, 불교유적, 유교유적, 역사유물, 무형유산, 민속문화, 생활사유산 등 다양한 문화재를 조사 연구하고 이를 문화재로 지정함으로써 민족문화의 계승발전, 전남 문화재의 정체성 제고에 힘을 기울여 왔다. 그동안 700여 점의 국가지정 문화재와 지방문화재 지정 전문 업무를 담당, 이 분야에서 국내에서 손꼽히는 문화재 전문가로 자리해 있다.
특히 국내의 현 세계유산 잠정목록 16건 중 전남에서 8건(타도와 연속유산 포함)을 등재 하는데 전문 실무를 맡았다. 이 중 유네스코 인류 무형유산인 판소리, 강강술래, 농악, 아리랑 등재에도 산파역을 담당했으며 5·18민주화운동 기록물 세계기록유산 등재도 처음으로 제안하고 등재 추진단 자문위원으로 활동했다.
그는 공직생활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을 화순 고인돌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록으로 꼽는다.
공직에 입문한 뒤 맡은 첫 대규모 프로젝트여서다. 특히 세계유산 등재 제안부터 마무리까지 그의 손으로 직접 일궜다.
지금은 공직생활에서부터 이어온 전라도 1000년사 편찬위원으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2018년 전라도 말이 생긴 지 1000년이 되는 해를 기념하는 사업으로 전남도, 전북도, 광주시가 30개 사업을 세우고 진행 중이다.
전라도 1000년사 편찬에 참여하는 필자만 270명으로, 김 전 위원은 필자 선정, 집필 의뢰 등을 맡고 있으며 올해 안에 완성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31년간 문화재 전문가로 공직생활을 해온 그에게도 아쉬운 점이 있다. 지역의 여러 문화 현장에서 발굴된 자료나 이야기 등을 모두 수용하고 포용하지 못할 경우가 있어서다. 역사나 인물이 실존했던 것은 맞지만, 문화재 관련 법의 한계로 문화재 지정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그는 "아쉬움이 많다. 격무로 인해 제대로 돌보지 못한 현장도 있을 것이고, 제도에 막혀 훌륭한 유산의 문화재 지정을 하지 못한 아쉬움도 있다"며 "퇴직 후 시간적 여유가 생기니 이 문화재들을 알릴 방안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퇴직한 김 전 위원은 마음에 여유가 생긴 것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는다. 공직에 있을 때에는 가족을 뒷전으로 놓고 일에만 몰두했었는데, 지금은 가족과의 시간도 되도록 갖고 있다고 한다. 또 소속감에서 해방되면서 건강이 좋아졌다. 퇴직 4년이 지나고, 가장 많이 듣는 소리가 ‘얼굴이 좋아졌다’는 말일 정도다.
심적, 시간적 여유를 찾은 그는 퇴직 5년째인 내년부터 본격적인 집필활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광주·전남지역의 숨겨진 문화유산을 알리기 위한 방안의 연장선으로, 그간 공동저서를 펴냈다면, 길게 시간을 갖고 본인이 오롯이 만든 책을 펴낼 예정이다.
특히 각종 자료나 문헌 등을 깊게 준비해 문화재에 담긴 각종 이야기와 인물, 과거사를 재미있고 다양하게 풀어내 저변확대에 집중하기로 했다.
김 전 위원은 "그동안 글도 많이 썼고, 자문도 많이 했지만, 내 이름만을 걸고 낸 책은 없었다"며 "소속에서 해방되고 나 자신만의 시간이 많이 생겼으니, 이제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을 지역민에게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진행 중인 강진 청자 유적지 세계유산 등록, 동학농민운동 참여자의 명예회복, 문화해설사 역량 강화 교육 등도 차질없이 이어나가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널리 알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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