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2016 제5회 중소기업 경영인대상’ 시상식이 27일 광주 서구청 2층 대회의실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날 행사에는 김종식 광주시 경제부시장 등 경제 관련 기관 및 단체 관계자와 광남일보 전승준 회장, 김선남 사장, 여균수 논설실장, 김옥조 편집국장 등 임직원, 시상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올해 중기경영인대상 수상 명단에 이름을 올린 업체는 총 15곳으로, 최우수상 중 국회의장상은 남도금형㈜의 오기종 대표, 산업통상자원부장관상은 하영철 K.S.COMPRESSOR㈜ 대표에게 각각 돌아갔다.
이 외 ㈜성일이노텍 임민자 대표 등 13개사도 광주시, 전남도, 한국산업단지공단, 광주상공회의소 등으로부터 각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중기대상/대한민국국회의장상] 남도금형㈜

‘그린몰드’ 금형 기술 해외시장서 호평

지난 1993년 첫발을 디딘 남도금형㈜(대표 오기종)은 제조업계의 ‘뿌리 기술’인 사출금형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다. 이 기업의 지난해 말 매출은 498억여원. 연간 수출액은 2000만달러에 달한다. 통상 전국 대부분의 뿌리 기업이 연매출 10억원을 겨우 올릴 정도로 영세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업체의 성공 비결이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
남도금형㈜은 가전이나 자동차용 특수 플라스틱 부품을 생산한다. 플라스틱 부품은 가볍다는 최대의 장점을 기반으로 가전과 자동차에 다수 탑재된다. 특히 자체 웰드레스 그린몰드 시스템이 눈에 띈다. 이 기술은 지난 1977년부터 제조업계에 몸을 담아온 오 대표가 직접 개발했다.
보통 제조업계에서 부품을 만들 때 금형을 가져다 부품을 형태대로 찍어내고, 이후 도장, 도금 등 후가공을 거친다. 하지만 그린몰드 시스템은 마감 작업이 다 돼 나오는 덕에 후가공이 필요하지 않아 수질오염이나 대기오염을 크게 줄일 수 있다. 후가공시 필요한 전력에너지도 감축할 수 있어 기존 제품보다 생산단가를 낮출 수 있는 친환경 기술이다.
이 시스템으로 회사는 냉각키트 등을 만들 금형을 따낸다. 이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005년 대한민국 특허대전에서 은상을 받았고 2008년에는 신기술기업상을 받았다. 2009년 300만불 수출탑 달성에 이어 2011년 2000만불 수출탑, 2013년 3000만불 수출탑에 도달했다.
광주전남 제조업계, 특히 산업의 하방에 있는 업체일수록 고객사 다변화에 신경 쓰지 않으면 안 된다. 전방 시장과 고객사의 상황에 따라 회사의 생사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이 업체는 이를 일찍이 파악, 국내 대기업 외 해외로 발을 뻗었다. 그 결과 지난 2012년 이후 미국 시장에 본격 그린몰드 금형을 내놨다. 이후 그린몰드 금형 20벌 이상을 GM, 크라이슬러, 테슬라, 포드 등 완성차 업체에 납품하는데 성공했다. 그렇게 지난 2012년부터 제조업계에 부는 불황 한파에서 벗어나 지난 2014년보다 지난해 매출을 30% 이상 늘릴 수 있었다.
뿐만 아니다. 오 대표는 사회공헌을 통한 지역 발전에도 이바지하고 있다. 95명의 직원이 근무 중인 이 회사에서는 주기적으로 ‘이웃사랑 나눔잔치’ 행사를 연다. 직원들이 모은 성금과 물품을 도움이 필요한 사회 소외계층에 전달하고 산타 행사, 연탄나눔행사, 요양원 봉사활동 등을 펼치고 있다.
오 대표는 "독자 기술을 지속 발전시켜 내년에도 지역의 수출에 이바지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중기대상/산업통상자원부장관상] K.S.COMPRESSOR㈜

콤프레셔 공급·사후관리로 시장 신뢰 구축

제조업계 생산현장에서 공정 흐름도와 장비의 신뢰성은 곧 목숨이다. 혹여 장비 중 하나에 이상이 생겨 불량이 생기거나 작업이 더뎌지면 납기일을 못 맞춰 중요한 고객사를 놓치기 십상이다. 심지어 이전까지 작업한 물량 모두를 폐기할 가능성도 있다. 제조업계 기업들이 장비업체의 애프터서비스가 24시간 이뤄지길 바라는 이유다.
K.S.COMPRESSOR㈜(대표 하영철)은 대기업과 함께 국내 콤프레셔(압축기) 국산화에 힘써온 전남 기업으로, 콤프레셔 전 기종의 부품과 조립, 그리고 장비 애프터서비스가 전문이다. 주요 고객사는 포스코 및 포스코의 자회사, 협력사 등과 여천 석유화학단지 내 GS칼텍스, LG화학, 롯데케미칼, 금호타이어 등이다.
특히 강점은 콤프레셔 애프터서비스. 부품 제작 및 조립을 도맡은 실력을 기반으로, 전체 인원 63명 중 53명이 포스코, 한화테크윈 등 동종업체 출신 경력자일 정도로 신뢰할만하다.
지난해 포스코에 월평균 68건의 정비를 맡아 이를 통해 연 43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광양제철소 전 공장에서 이 업체가 수리, 관리하는 콤프레셔만 총 1036대. 전체 콤프레셔 장비의 80% 정도를 이 업체가 도맡았다. 광양제철소 전담 밀착 정비 상주 인원만 43명이다.
주요 기업의 지역 거점을 맡아 제품 공급, 정비 등을 하는 대리점 사업도 펼치고 있다. 국내외 유명 장비 기업은 대규모 생산단지에 상주 인력을 두는 대신 믿을 만한 업체를 선별해 대리 계약을 한다. 이 업체는 광신기계공업㈜과 한화테크윈㈜의 전남 거점 대리점이다.
하 대표가 회사를 설립하기 전, 광양소장으로 몸담았던 광신기계공업㈜은 지난 1969년 한신기계제작소로 시작, 1970년 피스톤형 콤프레셔에서 시작해 베인형 및 스크류, 무급유식 등 다양한 콤프레셔를 국산화한 장본인으로 한국 공기압축업계의 ‘최초’를 선도해온 업체다. K.S.COMPRESSOR㈜는 광신이 가지고 있는 왕복동 콤프레셔 원천 기술을 지원한다.
항공기 엔진 분야에서 쌓은 정밀 터보 기술을 바탕으로 산업용 압축기를 생산하는 한화테크윈㈜에서는 대형 공기&가스 콤프레셔를 맡겼다.
제조업 경기가 위축됐던 최근 몇년간 경력직만 뽑았던 다른 업체들과 달리 꾸준히 젊은 인재도 채용하고 있다. 지난 2014년에는 38명까지 뽑았고, 지난해 5명의 신규 직원이 회사에 들어왔다. 하 대표는 직원 복지를 우선으로 두고 안전다짐 행사, 한가족 체육 행사, 강사초청 특강, 특별 격려금 등을 제공하고 있다.
하 대표는 "현재는 고객사와의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다양화하고 중견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시기"라며 "영업 인프라 확장, 글로벌 인재 육성, 해외시장 진출 및 상장을 차례로 추진해 오는 2020년에는 연매출 1000억원을 돌파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주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