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유산 보존·소외계층의 꿈’ 출향인사 기금 모아 척척 추진

[스마트행정]광주 동구 고향사랑기부제 ‘눈에 띄네’
광주극장·E.T야구단 지원 프로젝트 ‘눈길’
이색 답례품 등 혁신 선도…기부자 잇따라
차별화 로컬답례품 발굴 공급업체 상생도

전라도인 admin@jldin.co.kr
2024년 04월 04일(목) 17:52
(2024 1월 128호=글 송태영 기자) 광주 동구가 지난해 1월부터 시행에 나선 ‘고향사랑기부제’를 통해 근현대문화유산 보존, 소외계층의 꿈을 지원해 화제다.
동구는 ‘고향사랑e음’과 민간플랫폼 위기부(We Give)를 활용해 기부금 5억4000만원(지난 12월19일 기준)을 모았으며, 이중 6200만원과 1억6200만원을 광주극장과 E.T야구단에 각각 지정기부했다.
이는 동구가 고향사랑기부제 시행 초기부터 지속가능한 기부 문화 정착을 위해 ‘광주극장 100년 프로젝트’와 ‘E.T야구단 지원 프로젝트’를 기부금 지정사업으로 내건 데 따른 것이다.
우선 1935년 10월1일 일제강점기 개관해 지금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영화를 상영하고 있는 광주극장은 일본의 탄압과 차별로 암울했던 시기 조선인에 의해 설립·운영된 호남 최초의 극장이다.
이 극장은 일제의 혹독한 검열 속에서도 영화와 공연예술을 무대에 올리고, 강연이나 야학을 위한 집회 공간으로도 쓰이는 등 항일정신을 드높였을 뿐 아니라, 교육 계몽운동에도 이바지한 그 존재만으로 민족에게 삶의 희망을 주는 버팀목 공간이었다.
광주극장 내 맨 뒤쪽에는 일본 순사들이 항일에 관한 내용을 검열하던 ‘임검석’이 있다. 해방 이후 임검석을 없애자는 이야기도 많았지만, 광주극장의 역사이자 시대의 상흔이 존재하는 공간이기에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1970~80년대에는 학교 선생님들이 학생을 선도하는 공간으로 활용됐으며, 최근 젊은 관객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는 광주극장만의 독특한 VIP석으로 인기가 많은 상황이다.
현대에 이르러 상업영화와 멀티플렉스 극장이 주를 이루는 영화시장에서 광주극장은 또 다시 어려운 예술영화전용관의 길을 선택했다. 영화산업의 미래를 위해 헌신한 광주극장은 관객들에게 다양한 독립·예술영화를 소개 하고 있는 중이다.
동구는 고향사랑기부제로 마련된 기금으로 광주극장을 보다 안전하고 쾌적한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석면철거 공사에 7300만원을 투입키로 했다. 또 정밀 안전점검(1800만원), 외벽보수 및 도장공사(2400만원), 화장실 개선 공사(1000만원), 영사기·사운드 시스템 보완(3억5000만원) 등을 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영화를 주제로 하는 문화·인문 프로그램을 추진할 예정이며, 올해의 영화인, 인권·문화·예술·기부 분야 수상자를 선정해 토크콘서트, 관련 영화를 상영할 계획이다.
또 2016년 결성된 E.T(EAST TIGERS)야구단은 전국 최초 발달장애인 청소년 야구단으로, 현재 10~24세 청소년 25명으로 구성됐다. 일반적으로 장애인 스포츠단은 의사소통이나 몸을 움직이는 데 큰 불편함이 없는 경증 장애인으로만 이뤄지는 데 반해 E.T야구단은 경증장애부터 중증장애 청소년까지 친구들이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후원단체 지원 종료 등으로 E.T야구단 운영이 불투명해졌다는 소식을 접했다.
이에 동구는 E.T야구단 아이들의 희망과 성장을 위해 고향사랑기부제 지정기부 모금을 개설, E.T 야구단의 운영에 힘을 불어넣고 있다.
모금된 기부금액은 야구단 운영 물품 지원(3600만원), 주말 재활활동 운영·훈련비(4600만원)에 사용된다.
기부금액을 초과하면서 내년에 ‘발달장애인 기적의 야구대회’, ‘재능발달 전문훈련 지원사업(전문선수 육성)’을 추진할 예정이다. 최종 목표는 E.T야구단 뿐만 아니라 장애인들이 자유롭게 연습하고 재활 훈련을 할 수 있는 동구 실내야구장 건립이다.
관련 사업별 예산편성 및 추진은 모금액, 우선순위 등을 고려해 고향사랑기금운용심의위원회를 거쳐 확정한다.이처럼 동구의 특색있는 기금 사업에 공감을 한 기부자들의 고액기부가 잇따랐다.
근육 세포가 자라지 않고 파괴되는 근이영양증 장애로 휠체어 생활을 하고 있는 오영진 위즈온 이사는 장애인을 위한 기금사업에 크게 공감해 E.T야구단에 500만원을 지정 기부했다. 이는 장애인이 동구에 기부한 첫 사례다.
또 기후변화와 위기를 알리는 친환경 소셜벤처 사업을 운영하며 친환경 예술가들을 후원하고 있는 김대일 ㈜오마이어스 대표 역시 500만원을 동구에 전달했다.
양승권 대구경북호남향우연합회장도 500만원을 기부했다. 광주가 고향인 양승권 회장은 E.T야구단 지원 프로젝트 소식을 듣고 고향으로 한걸음에 달려와 기부에 동참했다.
또 산수1동 출신인 김희선 아나운서와 어머니 위선미씨도 각각 고액 기부를 하며 고향사랑기부제를 응원했다. 김희선 아나운서는 아버지 김수영씨(전 산수1동 자치회장)가 평생 봉사한 동구에 늘 관심이 있던 차에 의미 있는 사업이 진행되는 것을 알고 기부를 결심했다.
광주 동구는 아이돌 가수‘드림노트’를 고향사랑기부제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이와 함께 가수 드림노트(아이디어뮤직 엔터테인먼트코리아 소속)를 비롯해 서양화가 정성준, 코미디언 윤성호가 동구 고향사랑기부제 홍보대사를 맡아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2018년 데뷔한 6인조 아이돌 그룹 드림노트는 평소 유기견 봉사 활동 콘텐츠를 제작하는 등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며 대중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광주극장 콘텐츠를 촬영하는 등 홍보대사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멤버 중 광주 출신 ‘라라’는 E.T 야구단 연습장을 방문해 2시간이 넘도록 야구단 선수들과 함께 배팅 연습에 이어 성탄절 선물까지 나눠주며 화기애애한 시간을 보냈다.
또한 동구는 특히 차별화된 로컬답례품도 발굴해 기부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고 있다.
춘설차(삼애다원), 커피드립백(㈜털보의커피놀이터), 김치(농업회사법인 금치), 앞치마·오피스백(행복한쓰임 협동조합)을 비롯해 1차 답례품 21개를 선정했다. 이후 제2차 답례품은 무드등, 참새 커플잔과 허달재 화백의 판화, 전통부채 등 광주에서 활동 중인 임남진·정승원·최재영·박제인·이맹자 작가의 예술작품을 비롯해 15개 업체의 17개 품목을 답례품으로 추가 선정했으며, 현재 34개 업체의 72개 품목이 답례품으로 넓혀졌다.
고액 기부자들은 지역 활동 작가들의 예술작품을 소장하고, 이를 통해 문화예술 생태계 활성화 및 지역 작가들의 작품 활동에 기여하는 독특한 기부 경험을 접할 수 있는 점이 강점이다.
답례품 순위로는 한우안심(농업회사법인 ㈜한우비)이 1위를 차지했으며, 돼지갈비(마한지), 김치(농업회사법인 금치), 오피스백(행복한쓰임 협동조합), 커피드립백(㈜털보의커피놀이터)이 뒤를 이었다.
임택 동구청장은 “사회공헌의 혁신 모델로 자리매김한 광주 동구 고향사랑기부제는 국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고 설명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며 “이를 통해 지역사회 발전과 성장을 이끌며 선한 영향력을 발산하는 기부의 기쁨을 경험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고향사랑기부제는 개인이 주소지 이외 지역에 기부하면 지자체는 이를 모아 지역소멸 대응, 주민복리 등에 사용하는 제도다. 기부자는 세액공제 혜택과 지역 답례품을 받을 수 있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세액공제 금액은 10만원까지는 100%, 10만원 초과분은 최대 500만원까지 16.5%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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