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지역마다 고유의 문화예술 중심지는 있다. 문화의거리나 문화마을, 혹은 문화골목이라는 공식명칭이 부여된 공간들을 지칭한다.
전남 동부권에서 이런 공식 명칭으로 한창 변화를 주도해가고 있는 곳은 순천이다. 아직은 문화의거리나 문화마을 조성이 초창기이다보니 그곳을 아는 사람들보다 모르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이 사실이다.
문화의거리나 문화마을에 대한 조성이 진행 중이어서 식자층에서는 인식하고 있으나 시민들의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필자 역시 순천에 문화의거리가 조성 중에 있다는 것을 최근에야 알았다. 순천하면 다른 사람들과 다를 바 없이 송광사와 선암사, 순천만, 그리고 순천만국가정원의 이미지로 각인돼 있었다.
그러나 이들 명소를 몇차례 방문한 사람들은 여행 차 다시 둘러보는 일은 희박하다. 순천시 관계자가 발언했듯 "앞으로는 문화 밖에 없는 것 같다"라는 명제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명승지로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실토한 셈이다.
끓임없이 스토리텔링해 내고 신선한 프로그램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이다. 이는 확장성이 없다는 것과 궤를 함께 한다. 명승지로는 순천도 타 자치단체에 결코 뒤지지 않지만 지속성을 위해 문화예술을 어떻게 풀어내느냐가 관건으로 대두되고 있다.
‘21세기는 문화로 밥 벌어먹는시대’라고 했던가. 광주도, 목포도, 나주도 문화예술로 미래 경쟁력을 담보하기 위해 항해 중이다. 동부권에서는 순천이 그런 흐름을 보이고 있다. 순천 문화의거리는 목포나 나주와는 그 결이 다르다.
오히려 광주 예술의거리와 성격이 흡사하다. 가난하던 시대 예술인들이 모여들면서 자연스럽게 문화예술 공간이 형성된 곳 말이다. 순천 문화의거리도 예술인들이나 관련 업종 종사자들이 하나 둘 모여들면서 그 역사가 시작됐다. 둘러본 느낌은 잘만 하면 경쟁력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순천에 가면 둘러봐야 할 곳으로 최근 부각되고 있는 곳이 철도문화마을이다.
이곳은 관사마을로 전국 5대 철도 중심지의 한곳이었다. 그 역사는 일제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제시대 때 조성되기 시작해 현재에 이르고 있으니 짧지 않은 역사를 갖고 있다 하겠다. 이곳에 ‘철도관사 관광자원화 사업’이 진행 중이다. 이 사업 이후 철도문화마을은 지금보다 훨씬 짜임새있는 구조를 갖출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철도’라고 하는 독특한 소재를 대상으로 관광자원화를 진행하고 있는데다 추억을 자극하기에 충분해 기성세대들에게 호소력이 있다는 점이 또 다른 경쟁력의 요인이다. 그래서 철도문화마을에도 관심을 소홀히 할 수 없는 이유다.
이 두 공간은 순천 문화공간으로서 거점 역할을 할 수 있는 경쟁력을 점차 갖춰가고 있다. 이 두곳이 제대로 자리를 잡아 정착된다면 전통적인 명승지와 현대적 개념인 문화공간이 어우러져 순천은 그야말로 문화도시와 관광도시라고 하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가능성이 높아지지 않을까 싶다. 이번 기획특집에서는 문화의거리와 철도문화마을을 조명해본다.


#순천 문화의거리
원도심인 향동 소재 문화의거리는 순천읍성 일대로 700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데다 청소년 수련관과 영상미디어센터 두드림, 한옥글방, 갤러리, 공방, 맛집, 향교, 서원 등이 집중돼 실질적인 역사와 문화 중심지로 자리매김해 가고 있다. 그래서 문화의거리를 둘러본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잘만 하면 가능성이 있겠다는 반응을 보인다. 이는 문화의거리에 대한 경쟁력 확보가 현실적 화두가 되고 있다는 반증이다.
이곳 문화의거리는 지난 2009년 시작돼 2013년까지 시설사업이 완료됐다. 2009년 살고싶은도시만들기 공모사업 30억원, 2010년 영상미디어센터 공모사업 25억원, 2013년 문화의거리 토지 매입비 20억 등을 포함해 국비 45억과 시비 87억1400만원 등 총 132억14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시행했다. 일방통행 지정을 포함해 문화의거리 디자인 개선과 문화마당 조성, 매산고 앞 주차장 조성, 흙담장 설치, 한옥글방 창고 증축 및 음향설치, 영상미디어센터 건립 등이 이때 이뤄졌다.
또 문화의거리가 2014년 국토교통부 선정 도시재생 선도지구 구역 안에 포함됨에 따라 향동과 중앙동 일대에는 2017년까지 국비 60억원을 포함해 200억원이 투입, 순천 부읍성 상징화 사업, 옥천 수변공간 개선사업, 창작예술촌 조성 및 운영, 금곡 에코 지오마을 조성사업 등이 추진 중이거나 완료됐다.
1월 현재 화실 26곳을 비롯해 서예원 2곳, 화랑 16곳, 도자기공예점 6곳, 국악전수원 2곳, 실내공연장·전시장 6곳, 민속공예품 판매점 5곳, 표구점 3곳, 악기사 1곳, 수공예점 39곳 등 총 125곳이 집결해 있다.
더욱이 문화의거리는 역사유적과 연계하기 쉬워 강점으로 다가왔다. 조선 연산군 4년(1498) 무오사화 때 희생된 한훤당 김굉필(1454∼1504)을 추모하는 서원이자 1594년에 세운 전라도 지역 최초의 서원으로 평가받고 있는 옥천서원과 그 옆에 자리한 임청대(臨淸臺)가 있다. 임청대는 연산군 때 순천으로 유배온 한훤당 김굉필과 매계 조위를 기리기 위해 이 두 사람의 사후 60년후에 명종 20년 1565년 순천부사 구암 이정이 세운 것이다.
순천향교는 전라남도 시도유형문화재 제127호로 1407년(태종 7)에 창건돼 1801년(순조 1) 현재의 위치로 이건했으며, 현존하는 건물로는 대성전, 동무, 서무, 명륜당, 동재, 서재, 풍화루, 수호실 등이 있다.
전라남도 유형문화재 제76호로 고려 말의 청백리 최석(崔碩)의 송덕을 기리는 기념비인 팔마비(八馬碑), 한국 근대사의 태동과 함께 시작된 한국 기독교 선교의 역사 100년을 다양한 유물과 영상을 통해 알기 쉽게 전달하는 공립박물관인 순천시기독교역사박물관 등이 모두 인근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다 옥천도 자리하고 있다. 이런 요인들 때문에 문화의거리는 700여년의 역사로 환산되고 있다. 이를테면 순천의 얼과 정신이 깃든 곳으로 이해할 수 있다.
역사와 문화예술이 연계될 수 있어 볼거리가 더욱 풍성한 곳이다. 물론 문화의거리는 물리적 거리로는 짧다. 서문터 일대를 중심으로 277m 규모에 걸쳐 전개되고 있다.
문화의거리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앞서 언급한 역사시설 외에 순천 부읍성터를 이해해야 한다. 부읍성터는 북문터와 서문터, 동문터, 남문교로 구성돼 있다. 문화의거리는 서문터를 끼고 있다. 오늘날 순천 문회의거리는 갑작스럽게 태동했다기보다는 오랜 역사적 배경 속에서 출발했다고 이해하면 무방하다. 이 역사적 공간 위에 1980년대와 1990년대 이 일대가 낙후돼 임대료가 저렴하는 등 주머니사정이 좋지 않았던 예술가들에게는 매혹적으로 곳으로, 하나 둘 모여들어 많은 활동을 펼쳤다. 오늘날 문화의거리 근간이 된 것이다. 부읍성 자원화 사업은 2018년 마무리된다.
문화의거리에는 창작예술촌 1, 2호가 자리하고 있고, 3호도 들어섰다. 예술촌 1호에는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선물했던 소나무 사진집의 주인공이자 국내 대표 사진작가인 배병우씨가 입주했고, 2호에는 드라마 ‘황진이’와 영화 ‘광해’, ‘서편제 ’ 등에 등장한 한복을 모두 디자인한 순천 출신 세계적 한복 장인 김혜순씨가 입주했다. 3호에는 한국미술협회 제23대 이사장을 역임했던 순천 출신 서양화가 조강훈씨가 입주했다. 이곳은 이들의 작품이 전시돼 선보이고 있다. 일반 레지던시와는 달리 한달에 1∼2회 내려와 전시도 열고, 토크콘서트도 펼치는 등 문화예술의 거점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2월부터는 지역작가와 연계한 프로그램이 가동될 계획이다.
특히 아트광장이 2018년 완공을 앞두고 있다. 아트광장은 문화의거리 예술인들의 공연 작품과 미술작품을 선보일 수 있도록 하면서 관련 아트작품 등을 판매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기 위한 취지다.
길 하나 건너면 중앙동 패션의 거리가 있어 이곳과 연계하면 비교적 짧은 거리의 단점도 향후 보완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문화의거리 자체를 확장하는 방안 마련에 나서고 있다. 이후 공마당길까지 200m를 더 연장할 복안이다. 서문터 안내소인 커뮤니티 센터가 오는 8월 준공되고, 정원도 구축되면 더 볼거리가 늘게 된다. 역사유구전시도 야외에서 가능해진다.
문화의거리나 이 일대를 찾는 사람들의 주차난을 해소하기 위해 성동오거리 일대(올해 예정), 순천부읍성 아트광장 지하 주차장(2018년 예정)등 두곳에 대형 주차장도 마련될 예정이다.
올해 원도심 골목 브랜드화사업이 추진된다. 문화거리를 위시로 정원의거리, 아트거리, 패션거리, 음식특화거리, 700년 동네길 등 9곳을 아우르는 골목별 테마거리 조성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더욱이 한옥글방이나 영상미디어센터 두드림 같은 곳이 각종 행사와 프로그램 진행 및 관련 단체들의 행사가 진행되면서 문화의거리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를테면 한옥글방(2008년 1월 개관)은 처음에 도서관으로 활용되다가 ‘2013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 당시 공연행사를 소화했다. 그 이후 한달에 한차례 문화예술행사를 열어왔다. 현재 대관 위주로 운영 중이다.
올해 자체 프로그램이 개설될 지 주목된다.
영상미디어센터 두드림은 광주시청자미디어센터 같은 공간으로 전남영상위원회와 함께 다양한 청소년 영상교육을 맡고 있다.
문화의거리에서는 지난해 8월 ‘푸드 앤 아트 페스티벌’을 연데 이어 올해 5월께 제2회 축제를 열 예정이며, 순천문화읍성 달빛 야행축제도 9월께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문화의거리는 각종 행사와 프로그램에 대한 지속성 확보가 당장 눈앞의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동절기때 모든 행사와 프로그램이 정지된다는 것이다. 거리 활성화를 위해 연중 행사와 프로그램의 가동이 절실해 보였다.
또 축제나 행사의 내실화 및 항구적 수익창출 방안 마련 등도 시급하다.
이곳에서 7년째 가죽공방을 운영해온 아기자기의 임정남 대표는 "시가 많이 노력하는데 신도심 사람들을 끌어들이지 못한 채 구도심에서 펼쳐지는 동네잔치 같은 느낌이다. 외연을 확대해야 수익성도 나아질 것이다. 수익성이 떨어지는데 월세는 오른다. 순천시 가 초기 3년 동안 월세 90%를 지원해주는 데 차라리 그것보다는 항구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일감을 만들어주는 편이 낫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3년째 이곳에서 화랑을 운영하고 있는 허수철 대표(현대화랑)는 "3년만 순천시가 지원하다보니 3년이 지나면 능력이 없는 사람들은 자리잡을 찰나에 이곳을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 안타깝다"며 "광주의 문화의거리 못지않은 이곳에서 저는 지원 유무에 상관없이 오랫동안 머물면서 자리를 지켜나갈 생각"이라고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문화의거리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문화예술업종에 대한 꾸준한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점을 제기한다.
순천시 도시재생 지원센터 센터장인 우승완 교수(순천대 건축학부)는 "문화예술업종을 지원해 정착할 수 있도록 순천시가 꾸준하게 지원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과거에는 중앙동 상권에 의해 원도심이 활력 얻었다면 최근 성향은 문화의거리에 의해 원도심이 활력을 얻는 형국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우 교수는 또 "문화의거리 일방로에 커피숍이 대거 들어서고 있는데 이는 활성화되고 있다는 증거다. 공동화때는 이면도로에 문화예술업종이 있어야 했지만 이면도로로 밀리더라도 지금은 꼭 그럴 필요가 없다"면서 "지금 고점에 왔다고 자만하지 않고 멀리 내다보며 대비를 하고 더욱 발전시킬 수 있도록 고민할 때"라고 덧붙였다.


#철도문화마을
조곡동에 자리한 철도문화마을(철도관사마을·철도관사문화마을)이 수면 위로 본격 떠오른 때는 2010년과 2011년이었다. 주민자치위원회를 통해 기적소리 카페 등이 개설된 것이 시초가 됐다. 이후 문화체육관광부 국비사업인 ‘철도관사 관광자원화 사업’에 선정되면서 철도문화마을의 업그레이드 단초가 마련됐다. 총 90억의 예산으로 2015년 사업에 착수해 오는 2018년까지 추진된다. 대다수 1930년대 관사들의 보존상태가 양호하다는 전언이다.
관사구역내에는 현재 개보수를 거치기는 했으나 원형을 유지하고 있는 적산가옥 75채가 보존되고 있다. 주민이 고령화되고 있고, 집 개보수가 많아지고 있지만 이곳은 경관보수 생활형 관광지로 나아가고 있다.
지역의 문화와 관광이 합쳐진 형태를 띄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를테면 거주하는 주민들은 편안한 거주지가 되고, 관광들에게는 즐기는 마을을 표방하고 있다는 것이다.
마을을 한 바퀴 둘러보면 충분히 그럴 개연성을 갖고 있다는 것을 확연히 알 수 있다. 너무 독특한 문화자산을 확보보한 공간이기 때문이다. 세 차례 둘러본 철도문화마을은 마을 전체 골목마다 옛 관사 건물이 넘쳐났다.
다만 퇴락해가면서 원형에 많은 변화를 가해 안타까움은 컸다. 옛 모습들은 부분 부분 남아 있었고, 대다수 건축물들이 변화를 거듭하고 있었다.
지금부터라도 정책적으로 보존하려는 대책 마련에 나선다면 전국 대표적 철도관사마을로서 그 위용을 이어갈 수 있겠다는 믿음이 들었다.
현재 이곳에는 철도배급소자리(철도마을카페 기적소리)를 비롯해 8등관사(영화 ‘화려한 휴가’ 촬영지·가물치 건강원 안집), 8등관사(철도퇴직자 임동락씨 주택), 승무원합숙소 , 철도마을박물관, 철우회(철도퇴직자모임), 철도마을벽화조성구간(포토존), 7등관사(송순방씨 주택), 38호 관사 7등(을)관사, 공동목욕탕·수영장 자리, 구락부자리(철도아파트) 등을 만날 수 있다.
이와함께 6등·7등(갑) 관사, 4등관사자리(수정아파트), 5등관사(철도퇴직자 박혁수씨 주택), 죽도봉 올라가는 길(아름다운 숲길 10선), 철도병원관사(현재 일본인 소유), 승무원기숙사터(E자형 구조, 주택 밀집), 철도병원자리(철도어린이집), 철도운동장(조곡동생활체육공원) 등이 철도문화마을 답사를 풍족하게 만들어준다.
철도문화의 보고와 같은 곳이다. 이곳에서는 철도팩토리와 테마형 정원, 철도관사 게스트하우스&마을박물관, 정원형 전망대, 야간 경관 조명, 공공공간 확대 등이 앞으로 진행된다.
우선 철도팩토리는 철도를 새로운 방식으로 경험하고 체험할 수 있는 복합문화시설을 구축한다는 것이 주요골자로, 현 주민센터 조성부지에 철도공작소와 철도놀이터 조성, 철도예술실험센터 운영을 하겠다는 심산이다. 이런 것들의 구축이 모두 완료되면 외형적 문화를 단순하게 보여주는 공간이 아닌, 내용적으로 철도를 체험하며 구체적으로 철도문화를 재미있고 유익하게 습득할 수 있는 등 명실상부한 공간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테마형 정원은 외부 관광객들에게 입장료를 받고 정원을 공유하겠다는 계획이다. 핵심 내용은 관사마을 일원에 다도체험공간을 만드는 한편, 일본식 정원을 곳곳에 배치하겠다는 것이다.
철도관사 게스트하우스는 매입이 가능한 등급별 관사 3채에 구축할 예정이고, 정원 전망대는 철도관사마을 주차장 부지에 관사마을을 한눈에 전망할 수 있는 정원형 전망대를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테마형 정원과 정원 전망대는 2017년까지, 철도팩토리와 게스트 하우스는 2018년까지 마무리할 방침이다.
이외에도 매년 5월 마을주민과 관광객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철도테마 마을대표축제를 표방하고 있는 ‘칙칙폭폭 페스티벌’과 과거 철도 종사자들이 싸가지고 다녔던 도시락에 대한 추억을 활용한 마을도시락을 판매해 수익증대를 꾀할 마을기업형 사업 ‘가가호호 도시락’, 파노라마 철도관사 관광 코스 개발 등도 구상 중이다.
이밖에 기존 순천시티투어나 남도한바퀴 코스에 철도관사마을을 추가하는 것도 구상하고 있으며, 마을 경관유지를 위한 지원 마련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는 순천시가 철도관사마을 관광자원화사업 주민간담회때 공개했던 내용들로 실현될 경우 문화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독특한 소재 때문에 이 마을을 간간이 찾는 사람들을 현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지금 찾아가도 기적소리 카페를 위시로 담벼락에 국내 철도 역사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사진 등 자료들이 부착돼 있다.
다만 어느 방향에서 진입해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코스에 대한 안내이정표가 더 많이 설치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여전히 내비게이션에 의탁해 찾아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철도관사마을의 체계적인 틀을 갖춰가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논의해가는 모임도 진행 중이어서 주목된다. 필자가 방문했던 지난 1월13일 오후 7시에도 지역활동가와 청년, 게스트하우스 운영자, 순천시 관계자 등이 기적소리 카페에 모여 철도관사마을 탐방 대표프로그램 개발회의(워크숍)를 여는 등 대안마련에 맞대면서 노력을 펼치고 있다. 올해 10여회 워크숍이 예정돼 있다.
호남철도협동조합 조종철 사무국장은 "철도관사마을은 철도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공간이자 순천의 역사를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앞으로 주민 참여 프로그램이 더 많아지고, 주민과 방문객이 서로 어울리면서 방문객을 위한 상품까지 개발됐으면 한다"며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주민은 이곳을 특별지구 지정을 해주기를 희망했다.
50여년 동안 이곳에 거주하고 있는 김학중씨(관사마을 13통 통장)는 “통장 어디를 가나 이런 마을이 관 주도로 많이 진행돼 주민이 배제되는데 처음부터 우리는 주민 참여 유도는 잘됐지만 주민의견 수렴은 조금 아쉽다”면서 “한쪽에서는 문화마을 만들기를 추진하고, 또 다른 한쪽에서는 매매나 신축이 진행되고 있다. 축소해 몇집만 놓고 문화마을이 된다는 것은 맞지 않다. 특별지구 지정이 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고선주 기자·사진 최기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