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는 빠른 산업화 및 도시화 등 고도성장을 통해 호남의 대표도시로 양적 성장을 이뤄낸 곳이다. 도심 곳곳에 고층 건물들이 들어섰으며 상무지구, 수완지구, 신가지구 등 대규모 주거단지를 중심으로 다양한 신도심도 생겨났다.
그러나 양적 성장과 경제 효율성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광주만의 특색과 상징성을 간직해 왔던 기존 가옥은 구시대의 적폐대상으로 인식되고 우후죽순 무미건조한 건물과 가로가 들어서면서 문화적 품격이 드러나는 건축물과 도시공간을 만드는 데는 소홀하게 됐다.
이에 최근 지역에서는 근대문화의 보고인 남구 양림동의 건축문화유산 등을 보존하고 도시 미관을 특색있게 가꿔가자는 반성의 목소리가 퍼지고 있다. 아울러 아시아문화전당을 중심으로 자치구와 지역민들의 예술촌 및 상권 활성화를 위한 프로젝트에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리면서 건축문화가 다시금 재조명받고 있다.
지난 2015년 취임해 광주 건축문화의 발전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정명철 15대 대한건축사협회 광주시건축사회 회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제15대 광주시건축사회장으로서 지난 1년을 평가한다면.
-지난 2016년은 광주건축사회가 새로운 시작을 위한 밑그림을 그리는 한해였다.
먼저 광주의 건축문화 진흥을 위해 역대 회장들부터 이어져 온 일본 건축가협회 후쿠오카지부와의 국제건축문화 교류사업을 진행했다. 또 전문가단체로서의 사회적 의무를 다하기 위한 취약계층 지원 사회봉사활동과 5개 구청 건축민원 무료상담소 운영 지원 등 대시민 사회사업을 활성화 시켰다.
1987년 1월 1일 창립 후, 30주년을 맞이하는 올해를 위해 지난해 12월 22일 윤장현 시장과 이은방 광주시의회 의장 등 초청 인사와 회원 2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30년사 발간 등 기념행사를 갖고 대내외적으로 변화와 혁신의 새로운 출발을 공포하기도 했다.

△ 광주시건축사회는 어떤 기능과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지 소개해달라.
- 우리 건축사회는 회원 331명과 함께 지역발전을 위한 건축문화 창달에 이바지하고 있으며 국제건축문화교류사업, 건축문화진흥사업 등을 통해 행복한 도시 광주의 건축문화 발전을 위해 일조하고 있다.
주요 사업으로는 건축사 회원 간의 화합을 위한 친목도모 사업과 회원복지 증진목적의 각종 연금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또 시민들을 위한 건축상담소 운영 및 대시민 자원봉사활동과 지역 건축문화 창달을 위해 매년 국제규모의 광주건축·도시문화제를 개최하고 있다.
아울러 건축사 회원사의 경쟁력 제고와 관련분야 지식의 폭을 넓힐 기회를 제공하고자 매년 건축 관계 세미나 개최 등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건축물 사용승인업무대행 등의 정부·광역자치단체 위탁사업 수행 및 일반대중들과 건축문화를 통한 소통과 공유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월간 ‘건축문화사랑’ 신문을 발행하고 있다.

△ 현재 광주지역 회원사 여건은 어떠한가.
- 몇해 전부터 전반적으로 사회간접자본 예산 축소로 인해 공공부문 수주가 줄어들어 건축, 건설경기가 위축되고 있다.
특히 광주의 경우 최근 들어 아파트 등 공동주택은 과잉 공급되고 있는 반면 민간 주택이나 상가 등의 일반건축물들은 증가율이 급격히 낮아지는 추세다.
그러다 보니 건축사들이 한 건의 수주를 위해 현실에 맞지않는 설계비를 덤핑하는 때도 있고 낮은 설계비로 인해 건축작품의 수준 또한 낮아지고 있는 현실이다. 이와 함께 건축설계에 있어 의무적으로 요구되는 건축사의뢰 가운데 일부 무자격자들에 의해 불법적인 난립 및 상담으로 피해를 보는 경우가 있어 인식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7대 광역시중 소득이 가장 낮은 광주시의 경제적 여건도 한몫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시 차원에서 건축건설경기 활성화 방안과 불필요한 제도개선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

△ 취임 이후 ‘회원과 행정기관 및 교육기관의 소통’을 강조했는데 이를 위해 어떤 활동을 펼치고 있는지.
- 취임 후 제일 먼저 전체 건축사 회원들의 고충과 조언을 듣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해 동구 등 5개 자치구별 간담회를 개최했으며 ‘회원 알림’을 신설해 주요 업무현황과 건축 관련 법령 소식들을 신속하게 전달하고 있다.
또 행정기관의 대표격인 시청과 각 구청별 건축 관련 실무부서와 간담회와 워크숍을 연달아 개최하면서 건축 및 도시계획 전반에 대해 제도개선이 될 수 있도록 논의했다.
교육기관과의 소통 사업은 지역 건축계 후진 양성을 위해 공동으로 진행하는 프로젝트를 꼽을 수 있다. 지난해 5월 전남대학교 건축학부와 공동교육 실무교육 협정식을 체결하고, 학생들이 실질적인 건축실무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했다. 향후 광주·전남지역 여러 대학과도 협약 체결을 진행할 계획이다.
또 순천대학교에서 건축인턴실무아카데미를 통해 광주·전남권 소재 대학 건축 전공 졸업 예정자들에게 취업에 필요한 실무교육 및 능력을 배양시키고 우수 교육생에게 취업을 추천해 청년실업 해소에 앞장설 예정이다. 광주·전남에 위치한 건축사사무소 등에 필요한 인력을 제공함으로써 인력 부족현상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 최근 낙후된 구도심을 활성화하기 위한 각종 사업이 펼쳐지고 있다. 광주 도시건축문화의 핵심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 일자리를 찾아 타지로 떠나는 젊은 세대들이 광주에 머물고 되돌아올 수 있도록 이제는 고품질, 친환경 산업의 기업들을 유치하여야 하며 문화산업이 집중된 광주 구도심을 도시재생을 통해 친환경 신산업단지로 조성하는 계획이 수립되어야 한다.
또한 아시아문화전당 주변과 연계한 자치구와 지역민들의 예술촌 및 상권 활성화를 위한 자발적 구도심활성화 프로젝트에도 관심을 갖고 광주 근대문화의 보고인 남구 양림동의 건축문화유산을 보존하고 이를 활용하는 방안도 마련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 지난해 12월 광주건축사회가 창립 30주년을 맞았다. 다가올 30년의 청사진은.
-큰 틀에서 네 가지의 역점사항이 있다.
먼저 지역건축계 소통을 위한 건축사의 역할 확대다. 이를 위해 건축사 회원 모든 분들의 참여가 우선시되어야 한다는 전제 아래 향후 회원들의 의견청취에 필요한 시스템을 제작·운영해 도출된 의견들로 시회 정책 추진방향을 결정짓고자 한다.
둘째로 건축사의 권익신장을 위한 전략 전개다. 건축사 업무와 관련된 교육과 대내외적인 홍보활동 강화가 필요함에 따라 관련 교육 프로그램들을 만들고 언론 등과의 소통 체계를 다지겠다.
이어 건축 관련 법령 제도의 입법과 행정에 대한 관리 및 위원회 활동 지원 강화다. 건축사들의 생존을 위해 각종 건축 관계 법령에 대한 개정 및 주요 정보 습득과 분석을 통해 적절한 대응과 전략을 구사할 수 있도록 법제위원회 활동을 강화하겠다. 또한 광주지역 입법 의원들에 대한 관리 및 지원을 강화하고 시청을 비롯한 각 구청 건축 관련 부서와도 긴밀한 공조체제를 구축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하겠다.
끝으로 건축사의 공공성과 사회적 역할 강화다. 광주는 ‘아시아문화중심도시’를 천명하고 있다. 이에 따라 건축문화의 창조자인 건축사들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되며 관계 단체와의 협약을 추진해 지역문화 발전에도 일조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 또 전문가로서의 사회적 책임과 의무 또한 강조됨에 따라 어려운 이웃들에 대한 지속적인 사회지원프로그램을 만들고자 한다.

△ 남은 임기동안 가장 역점을 두는 사업은.
- 취임 후 2년여간 쉴 새 없이 달려왔다. 무엇보다 한명의 건축사 회원부터 궁극적으로는 150만 광주 시민들까지 이 지역 건축문화의 영향권에 미치는 모든 분을 위해 노력해 왔다. 이제 남은 1년여 간의 임기 동안은 더더욱 어려워질 건축환경 속에서 광주건축사회와 광주건축문화 전반의 미래를 내다보고 준비하는 자세를 갖고자 한다.
건축사들의 실무능력 향상을 위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마련하고 건축 관련 인력의 양성 및 실무능력을 강화를 위해 개설한 건축인턴실무아카데미가 퇴임 이후에도 지속성을 갖고 개최될 수 있도록 토대를 마련하고자 한다.
또한 오는 2019년 일본 건축가협회 후쿠오카지부와 교류협약체결 20주년을 맞아 기존 건축설계작품 교류사업에서 벗어나 국제학술 심포지엄과 설계프로젝트 공동수행 등과 같은 새로운 교류 방향을 설정해 양 도시의 건축문화가 발전하는 데 기여할 방침이다.

△ 마지막으로 지역민에게 당부의 말이 있다면.
- 광주건축사회가 오늘에 이르기까지 건축사들은 물론, 일반시민들과 정계, 행정가 등이 많은 협조를 아끼지 않았다. 더 나은 우리 시 건축문화의 미래를 위한 뜻깊은 마음이 모아진 것이라 확신한다. 이를 바탕으로 건축사들 또한 여러분들과 손에 손을 맞잡고 광주가 멋진 도시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다. 앞으로도 애정 어린 관심과 지원을 부탁한다.

<프로필>
△전남 영광 출생(50세)
△광주대학교 건축공학과 졸업
△전남대학교 산업대학원 건축공학과 졸업
△전남대학교대학원 건축공학과 박사과정 수료
△전남대학교 건축학부 겸임교수(現)
△광주시의회 정책네트워크 자문위원(現)
△광주시 건축위원회 위원(現)
△광주시 도시계획위원회 위원(現)

임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