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0(수) 23:03
| [예술현장] ‘광주미술 미래’ 북경서 답 찾다(下) 북경에 뿌리 내리는 광주작가들 고선주 기자 |
| 2017년 12월 10일(일) 17: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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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과 미주로 나뉘어져 있던 기존 미술시장이 중국의 부상으로 재편됐다. 비약적인 경제성장을 통해 막대한 부를 축적하기 시작한 중국이 새로운 가능성의 땅이 되면서 미술계 역시 중국으로 집중되는 양상이다.
한국미술도 장기 경제침체에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 그림 거래가 부진의 늪으로 빠져든 이유다. 전시장에 작품을 걸어도 판매가 성사되지 않은 경우가 허다하다. 또한 국내시장은 포화 상태로 비좁다. 따라서 작가들은 경쟁력을 키우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도태되기 십상이다. 예체능을 하기 위해서는 별도로 생계용 직업을 가져야 한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일부 작가들은 해외로 눈을 돌렸다. 중국 진출은 국교가 수교된 이후 시작됐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광주작가들의 초창기 중국 진출은 윤남웅 작가 등에 의해 심양 루쉰미술대학 진출이 이뤄진 다음, 그 방향이 북경으로 옮겨졌다. 중국내 화가들 역시 자신의 고향에 머물기보다는 시장이 큰 북경으로 진출하는 사례가 많은 것처럼 이방인인 한국 작가들도 중국내 다른 지역을 노크하기보다는 북경을 노크하는 경우가 많다.
그것은 북경이 단순히 중국의 수도여서가 아니라 미술시장의 중심이다. 송좡이나 798 같은 예술특구가 있는데다 미술인프라가 비교적 잘 갖춰져 있다. 지금은 798에서 송좡으로 예술인들이 집중되는 현상을 보인다. 이처럼 한국작가들도 송좡에서 출발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이곳에는 기댈만한 백그라운드가 있다. 북경창작센터가 그곳으로, 올 1월 송좡으로 옮겨와 있다. 창작센터는 중국 미술인들에게 이미지가 좋아 그들의 협조를 끌어낼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이 되고 있다.
그렇다보니 송좡에서 작업하기가 다른 지역보다 나은 편이다. 798이 임대료가 올라 그곳을 떠나는 작가들이 많아지고 있지만 아직 송좡은 떠나는 예술가보다는 진입해오는 예술가들이 나름 많다. 물론 이곳도 임대료가 만만치는 않다. 하지만 그것을 감내할 만큼 작업하기 좋은 곳의 하나라는 반응이다.
대개 중국에 정착하는 작가들은 북경창작센터 입주작가 출신이 많다. 북경창작센터 출신은 아니지만 그곳에 유야무야 도움을 줘온 대전 출신 김남오 작가 등 20년이 넘어선 작가들을 1세대라고 한다면 2, 3세대에 형성되는 작가군이 주로 광주전남 출신 작가들로 북경창작센터를 거친 경우가 대다수다.
지금은 이 지역 출신 작가들이 많아지고 주요 직책을 맡거나 비중있는 전시공간에서 전시를 열다보니 무시할 수 없는 인지도와 경쟁력을 갖춰가고 있다.
이를테면 북경 최대 미술단체의 수장이 되거나 웬만한 화가들이 범접하기 어려운 미술관의 본관 전시를 성사시킨다든가 하는 것이 실제 현지에서 벌어지고 있다. 그만큼 광주전남 출신 작가들의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셈이다.
한국미술협회 북경지회로 지난 7월 승인을 받은 북경 최대 한인화가모임인 한인미술가협회 회장에는 중국문물학회 문박학원 전임교수인 나주 출생 한국화가 윤일권씨가 선임돼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윤 회장은 북경 진출 1호 광주작가로 기록되고 있다. 김남오 작가처럼 1세대로 봐도 무방하다. 중국 최고의 기획자인 황두와는 막역한 친구관계로 알려져 있다. 그는 1993년 중국과 처음 인연을 맺은 이후 중간에 한국에 나가있었던 것을 빼고는 줄곧 북경에 머물며 작업을 펼쳐왔다. 그는 왕징과 송좡 등 두곳에 작업실을 두고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가 당국이나 관과 어떤 파트너십을 맺어갈 지 궁금해지고 있다. 그는 지난 7월 승인된 한국미협 북경지회 회장도 그의 몫이 됐다.
이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광주 출신 박소빈 작가를 빼놓고는 북경에서 자리 잡아가는 광주작가들의 논의를 진전시킬 수가 없다.
‘용과 여인의 화가’로 국내외 보폭을 넓혀온 박 작가는 사드로 인해 한·중관계 그늘이 짙어지고 있는 가운데서도 중국 현지의 화가들은 물론, 국내외 내로라 하는 화가들도 뚫기 어렵다는 중국 대표적 미술관인 베이징 금일미술관 본관에서 전시(9월23일∼10월22일)를 열었다.
지난 9월23일 오후 개막식 행사로 마련된 심포지엄에는 미국 뉴욕 최고의 매거진 ‘아트 인 아메리카’ 편집장인 리차드 바인, 전시 총기획자인 탈리아 브라쿠스(뉴욕 ‘텐리’ 전시 기획자·존제이대학 교수), 박천남 성남문화재단 전시기획부장 등이 참여해 전시에 쏠린 높은 관심을 직감할 수 있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 탈리아 브라쿠스는 "세계미술시장에서 여성과 남성이 평등화되고 있다고 본다. 여성예술인들이 (평등지수·인권 등) 남성예술인에 비해 많이 올라갔다"고 했다. 이어 박천남 부장은 박 작가의 작품에 대해 "본인의 욕망기저와 자기동일시 현상이 나타나는데 본인의 내면 풍경이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또 북경 송좡예술특구 예술공장거리에 머물며 작업을 벌이고 있는 정성준 작가(서양화)는 조선대학교를 졸업한 뒤 중앙미술학원에 진학, 수석 졸업했다. 정 작가의 수석 졸업은 외국인에게는 절대 부여하지 않은, 관례를 깬 첫 사례여서 화제를 모았다. 정 작가는 매년 4월 열리는 ‘베이징아트페어’에서 지난해 완판을 기록, 성장세가 가파르다는 평가다.
이처럼 북경에서 두각을 보인 작가들은 대개 북경창작센터를 거쳐갔다는 공통점이 있다.
북경창작센터와 관련한 업무를 담당해온 김민경 학예사(광주시립미술관)는 창작센터에서의 입주가 작가들에게 세계화의 초석을 다지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시각이다.
"광주작가가 38명이면 나중에 작가 고갈이 될 수도 있는 만큼 걱정됩니다. 여기는 광주작가라 하지 않고 한국작가라고 합니다. 작가를 집중해 지원, 육성해야 합니다. 1년에 국제교류를 8명 정도 하니까 금방 100명이 될 겁니다. 지방에서 창작센터처럼 육성하는 곳은 없어요. 작가들에게 꿈을 줄 수 있죠. 1년 동안 살면서 전시를 하면 그 느낌이 다른 전시를 여는 것과는 완전 다릅니다. 저는 광주작가들의 성장을 보면 보람을 느낍니다."
한국미술도 장기 경제침체에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 그림 거래가 부진의 늪으로 빠져든 이유다. 전시장에 작품을 걸어도 판매가 성사되지 않은 경우가 허다하다. 또한 국내시장은 포화 상태로 비좁다. 따라서 작가들은 경쟁력을 키우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도태되기 십상이다. 예체능을 하기 위해서는 별도로 생계용 직업을 가져야 한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일부 작가들은 해외로 눈을 돌렸다. 중국 진출은 국교가 수교된 이후 시작됐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광주작가들의 초창기 중국 진출은 윤남웅 작가 등에 의해 심양 루쉰미술대학 진출이 이뤄진 다음, 그 방향이 북경으로 옮겨졌다. 중국내 화가들 역시 자신의 고향에 머물기보다는 시장이 큰 북경으로 진출하는 사례가 많은 것처럼 이방인인 한국 작가들도 중국내 다른 지역을 노크하기보다는 북경을 노크하는 경우가 많다.
그것은 북경이 단순히 중국의 수도여서가 아니라 미술시장의 중심이다. 송좡이나 798 같은 예술특구가 있는데다 미술인프라가 비교적 잘 갖춰져 있다. 지금은 798에서 송좡으로 예술인들이 집중되는 현상을 보인다. 이처럼 한국작가들도 송좡에서 출발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이곳에는 기댈만한 백그라운드가 있다. 북경창작센터가 그곳으로, 올 1월 송좡으로 옮겨와 있다. 창작센터는 중국 미술인들에게 이미지가 좋아 그들의 협조를 끌어낼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이 되고 있다.
그렇다보니 송좡에서 작업하기가 다른 지역보다 나은 편이다. 798이 임대료가 올라 그곳을 떠나는 작가들이 많아지고 있지만 아직 송좡은 떠나는 예술가보다는 진입해오는 예술가들이 나름 많다. 물론 이곳도 임대료가 만만치는 않다. 하지만 그것을 감내할 만큼 작업하기 좋은 곳의 하나라는 반응이다.
대개 중국에 정착하는 작가들은 북경창작센터 입주작가 출신이 많다. 북경창작센터 출신은 아니지만 그곳에 유야무야 도움을 줘온 대전 출신 김남오 작가 등 20년이 넘어선 작가들을 1세대라고 한다면 2, 3세대에 형성되는 작가군이 주로 광주전남 출신 작가들로 북경창작센터를 거친 경우가 대다수다.
지금은 이 지역 출신 작가들이 많아지고 주요 직책을 맡거나 비중있는 전시공간에서 전시를 열다보니 무시할 수 없는 인지도와 경쟁력을 갖춰가고 있다.
이를테면 북경 최대 미술단체의 수장이 되거나 웬만한 화가들이 범접하기 어려운 미술관의 본관 전시를 성사시킨다든가 하는 것이 실제 현지에서 벌어지고 있다. 그만큼 광주전남 출신 작가들의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셈이다.
한국미술협회 북경지회로 지난 7월 승인을 받은 북경 최대 한인화가모임인 한인미술가협회 회장에는 중국문물학회 문박학원 전임교수인 나주 출생 한국화가 윤일권씨가 선임돼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윤 회장은 북경 진출 1호 광주작가로 기록되고 있다. 김남오 작가처럼 1세대로 봐도 무방하다. 중국 최고의 기획자인 황두와는 막역한 친구관계로 알려져 있다. 그는 1993년 중국과 처음 인연을 맺은 이후 중간에 한국에 나가있었던 것을 빼고는 줄곧 북경에 머물며 작업을 펼쳐왔다. 그는 왕징과 송좡 등 두곳에 작업실을 두고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가 당국이나 관과 어떤 파트너십을 맺어갈 지 궁금해지고 있다. 그는 지난 7월 승인된 한국미협 북경지회 회장도 그의 몫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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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광주 출신 박소빈 작가를 빼놓고는 북경에서 자리 잡아가는 광주작가들의 논의를 진전시킬 수가 없다.
‘용과 여인의 화가’로 국내외 보폭을 넓혀온 박 작가는 사드로 인해 한·중관계 그늘이 짙어지고 있는 가운데서도 중국 현지의 화가들은 물론, 국내외 내로라 하는 화가들도 뚫기 어렵다는 중국 대표적 미술관인 베이징 금일미술관 본관에서 전시(9월23일∼10월22일)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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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23일 오후 개막식 행사로 마련된 심포지엄에는 미국 뉴욕 최고의 매거진 ‘아트 인 아메리카’ 편집장인 리차드 바인, 전시 총기획자인 탈리아 브라쿠스(뉴욕 ‘텐리’ 전시 기획자·존제이대학 교수), 박천남 성남문화재단 전시기획부장 등이 참여해 전시에 쏠린 높은 관심을 직감할 수 있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 탈리아 브라쿠스는 "세계미술시장에서 여성과 남성이 평등화되고 있다고 본다. 여성예술인들이 (평등지수·인권 등) 남성예술인에 비해 많이 올라갔다"고 했다. 이어 박천남 부장은 박 작가의 작품에 대해 "본인의 욕망기저와 자기동일시 현상이 나타나는데 본인의 내면 풍경이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또 북경 송좡예술특구 예술공장거리에 머물며 작업을 벌이고 있는 정성준 작가(서양화)는 조선대학교를 졸업한 뒤 중앙미술학원에 진학, 수석 졸업했다. 정 작가의 수석 졸업은 외국인에게는 절대 부여하지 않은, 관례를 깬 첫 사례여서 화제를 모았다. 정 작가는 매년 4월 열리는 ‘베이징아트페어’에서 지난해 완판을 기록, 성장세가 가파르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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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북경에서 두각을 보인 작가들은 대개 북경창작센터를 거쳐갔다는 공통점이 있다.
북경창작센터와 관련한 업무를 담당해온 김민경 학예사(광주시립미술관)는 창작센터에서의 입주가 작가들에게 세계화의 초석을 다지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시각이다.
"광주작가가 38명이면 나중에 작가 고갈이 될 수도 있는 만큼 걱정됩니다. 여기는 광주작가라 하지 않고 한국작가라고 합니다. 작가를 집중해 지원, 육성해야 합니다. 1년에 국제교류를 8명 정도 하니까 금방 100명이 될 겁니다. 지방에서 창작센터처럼 육성하는 곳은 없어요. 작가들에게 꿈을 줄 수 있죠. 1년 동안 살면서 전시를 하면 그 느낌이 다른 전시를 여는 것과는 완전 다릅니다. 저는 광주작가들의 성장을 보면 보람을 느낍니다."
고선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