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혜경관 살려 문화예술 꽃 피는 섬 ‘시동’

[문득여행] 전남 신안 ‘1도 1박물관’
24개 박물관·미술관 추진 양산해변 인근 뮤지엄 파크 건립
섬 특색에 DJ·수화 김환기 등 스토리텔링 등 문화자원 결합
인피니또 뮤지엄·문화재단 축 ‘복합문화관광콘텐츠’ 자원화

전라도인 admin@jldin.co.kr
2020년 12월 01일(화) 15:34
(2020년 12월호 제91호=글 정채경 기자) 1004섬 신안군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1025개의 섬을 보유하고 있다. 서울시 면적의 22배인 바다와 섬 갯벌, 어장 등으로 이뤄져 있다. 압해도와 암태도를 잇는 7.22km의 천사대교가 개통돼 현재 이들 섬을 오가기 쉬워졌다.
이런 가운데 최근 군이 나서 천혜의 경관과 문화예술이 어우러진 ‘1도(島) 1박물관’ 정책을 펴고 있어 눈길을 끈다. 군은 섬의 특색을 살려 바다와 섬, 갯벌 등을 관광자원화하기 위해 24곳의 박물관과 미술관을 조성하기로 했다. 이가운데 기존 노후화된 11곳의 건물을 리모델링해 활용한다. 특히 인권·평화를 상징하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 한국 근현대미술의 거장인 수화 김환기와 인공지능을 이긴 바둑기사 이세돌 등이 이 고장 출신이어서 이를 관광 자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둘러보기 위해 지난 10월 15일 신안군 문화예술 언론인 팸투어에 참여해 신안 병풍도와 기점·소악도, 자은도, 안좌도 등을 방문, ‘1도 1박물관’ 프로젝트를 돌아봤다.
방문한 섬들은 저마다 박물관이나 미술관이 조성돼 있었고 특히 인근에 그 섬을 상징하는 대표 꽃이 심어진 꽃밭이 꾸며져 있었다.
병풍도는 맨드라미를 대표꽃으로 내세워 지붕과 도로 등이 붉은 빛을 띠게 조성됐고, 안좌도 반월·박지도는 퍼플섬이라는 콘셉트로 온 동네가 보랏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압해도는 애기동백과 분재, 비금도는 수국, 임자도는 홍매화와 튤립 등이 대표 꽃이었다. 이들 섬은 관광객들의 발길을 붙들기 위해 꽃이 피는 시기에 맞춰 꽃 축제를 열고 문화예술을 동시에 즐기게끔 할 복안이다.
조성된 박물관 등의 전시장을 채울 콘텐츠는 신안군이 총괄하기 위해 문화재단을 구성해 기획할 예정이다. 구성될 군 문화재단은 상설전 만을 열어 시간과 공간을 낭비하지 않고 꽃과 자연 환경을 주제로한 다채로운 기획전을 마련해 운영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추상미술의 선구자로 불리는 안좌도 김환기 고택(국가민속문화재 251호)을 둘러봤다.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은 김환기는 일본에서 유학하고 서울과 미국 뉴욕에서 작품활동을 활발히 하면서도 고향 안좌도를 늘 그리워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곳에는 국민학교(현재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로 이사가기 전까지 머물렀던 그의 유년시절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고택이 당시의 모습 그대로 보존된 것은 아니어서 현재 인근 주민이 살고 있는 가옥을 군이 매입, 그의 작업실 등으로 복원할 계획이다. 또 고택 인근 저수지에 생길 농촌테마파크사업과 결합해 예술공원 속 군도형(플로팅)미술관 건립을 추진 중이다. 이곳에서는 김 화백의 세계관과 작품세계를 알아볼 수 있는 다양한 즐길거리가 제공된다.
가장 기대되는 곳은 오는 2024년 자은도 둔장해변에 들어설 예정인 ‘인피니또 뮤지엄’이다.
바닷가를 향해 쭉 뻗어있는 무한의 다리 ‘폰테델 인피니또’와 어우러져 지어질 이곳은 조각가 박은선과 세계적인 건축가 마리오보타가 참여해 ‘1도 1박물관’을 대표하는 전시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은선 작가는 지난 2018년 한국인으로서는 처음, 아시아에서는 세번째로 ‘프라텔리 로셀리’상을 수상했으며, 마리오보타는 서울 삼성미술관 리움과 강남 교보타워 설계자로 국내에 이름을 알렸다.
현재 특정 작가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이유로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인피니또 뮤지엄 건립 승인이 떨어지지 않아 제동이 걸린 상황이지만 군은 하루속히 이를 해결해 국내외 관광객들을 모으는 박물관으로 건립한다는 입장이다.
또 지난 8월 개관한 자은도 뮤지엄파크도 인상적이다. 이름에서 엿볼 수 있듯 여러 박물관이 모인 곳인데, 양산해변에서 멀지 않은 곳에 정원이 돋보이는 1004섬 수석미술관과 희귀 조개 등을 만날 수 있는 세계조개박물관이 들어서 있다. 향후 그 부지에 유리공예미술관과 현대미술관이 지어질 예정이며, 현대미술관의 경우 국내 최고 갤러리가 건립 및 운영에 관심을 보여 기대감을 높인다.
양산해변은 해양 쓰레기가 쌓이던 곳이었는데 인근에 뮤지엄파크가 들어서면서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정화활동을 벌여 깨끗하게 변화, 관광지로 손색이 없다.
배를 타고 들어간 기점·소악도에서는 12사도 순례길을 걸어볼 수 있었다. 대기점도와 소기점도, 소악도, 진섬, 딴섬이 한 섬처럼 이어져 그 길이가 12km에 달해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이 부럽지 않았다. 둘러본 섬들과는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섬 자체가 예술 그 자체여서다.
섬 주민의 90%가 기독교 신자라는 점에서 착안, 한국과 프랑스, 스페인 예술인이 이곳에 머무르며 성경 속 열두제자를 모티브로 여러 종교를 아우른 12개 건축물을 섬 곳곳에 지었다. 생명과 평화, 건강, 생각, 그리움, 행복, 감사 등 다양한 주제에 따른 독특한 외관이 눈길을 끈다. 안에 각각 3평 남짓한 공간에 들어서면 작은 창 넘어 풍광을 감상하며 기도 겸 명상을 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운영 시간을 잘 맞추면 섬 버스를 타고 돌아다니며 곳곳을 둘러볼 수 있고, 각 건축물에 도달할 때마다 지역 사투리로 녹음된 작품 해설도 들을 수 있다. 물 때가 되면 밀물로 인해 섬과 섬을 연결하는 노두가 잠겨 시간을 잘 맞춰 돌아다녀야해 아날로그적 매력도 느낄 수 있다.
이외에 황해교류역사관(압해도)과 전통한선박물관(도초도), 조희룡미술관(임자도), 대한민국 정치역사공원(하의도), 동아시아 인권평화미술관·한국춘란박물관(신의도), 장산면 작은미술관(장산도) 등이 추진되고 있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신안은 천사대교가 개통되기 전까지 육지와의 왕래가 많지 않았던 곳이어서 개발을 빗겨가 그대로 보존된 천혜의 자연경관을 만날 수 있다"며 "현대미술의 성지로 불리는 일본 나오시마 섬, 작은 도시미술관 하나로 많은 관광객들의 발길을 붙잡는 가나자와 미술관 처럼 경우 오랜 기간 준비해 신안 역시 ‘1도 1뮤지엄’ 사업을 통해 빛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전라도인 admin@jld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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