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만 도민 염원 ‘흑산공항’ 날개를 달고 싶다

[포커스] 흑산공항 건설사업 어디까지 왔나
2023년까지 흑산면 예리 일원 1.2㎞ 규모 활주로 구축 계획
전남도·신안군, ‘걸림돌’ 철새도래지 등 환경문제 대안 마련
국립공원 구역조정 총괄협의회·국립공원위 심의 일정 지연
섬 주민 교통기본권 보장·관광 활성화·국토수호 거점 역할

전라도인 admin@jldin.co.kr
2021년 03월 31일(수) 15:48

(2021년 4월호 제95호=글 박정렬 기자)

200만 도민의 염원을 담아 ‘흑산공항’ 건립을 추진한 지 올해로 13년째에 접어들었다.
흑산공항은 섬 주민의 교통기본권 보장과 함께 관광객의 섬 접근성 향상, 서남단 국토수호의 거점 구축을 위한 필수시설로 평가되고 있지만 철새 서식지 등 환경문제에 막혀 아직 첫 삽 조차 뜨지 못하고 있다.

△1.2㎞ 규모 활주로 갖춘 소규모 공항
국토교통부, 전남도, 신안군이 추진하고 있는 흑산공항 건설사업은 총사업비 1833억 원을 들여 흑산면 예리 일원에 1.2㎞ 규모의 활주로, 50석 내외 항공기 운항이 가능한 소규모 공항으로 계획돼 있다.
공항 개항은 오는 2023년 10월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사업주체는 국토부(서울지방항공청)이다.
흑산공항과 함께 추진되고 있는 울릉공항의 경우 사업비가 6633억 원이나 되지만 국립공원 미지정으로 이미 사업을 착공해 대조를 이루고 있다.

△추진 현황
2008년 신안군의 계획 수립을 시작으로 2011년 1월 제4차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 반영과 9월 자원공원법 시행령 개정, 2013년 7월 KDI 예비타당성조사 완료(B/C 4.38), 2015년 11월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완료 등 흑산공항 건설 계획이 순조롭게 추진됐다.
하지만 2016년 11월 환경부 국립공원위원회 심의에서 공항 건설부지에 대한 국립공원 제외를 담은 다도해해상국립공원 변경안에 대한 ‘보류’ 결정이 내려지면서부터 암초를 만났다.
또 2018년 7월 재심의 결정, 2018년 10월 심의 중단, 2019년 6월 주요 쟁점 보완서 작성, 지난해 10월 제3차 국립공원타당성조사 총괄협의회 안건 제출 등 공항 건설사업은 행정적 절차만 반복할뿐 진전되지 않고 공회전을 거듭했다.
흑산공항 건설사업 제동의 가장 큰 요인은 환경문제로, 흑산도 식생과 철새서식지 보존 문제로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공항 건설을 반대해 왔다.
전남도와 신안군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흑산공항 부지(1.21㎢)를 공원구역에서 해제하고 대체부지로 신안군 갯벌(5.32㎢)을 국립공원구역으로 편입하는 계획서를 제출했으며, 흑산공항 건설에 따른 철새 충돌 예방을 위해 철새 대체서식지 6개소를 확보했다.

△흑산공항 건설 필요성
흑산공항은 흑산도와 인근 부속도서 주민들의 교통기본권을 제공하는데 필수시설이다. 흑산권역의 유일한 교통수단은 선박이며, 연간 52일 결항률(연 11.4%), 반나절 이상 통제(110일), 7시간 이상 걸리는 서울~흑산간 소요시간을 약 1시간으로 줄일 수 있는 등 대체·보완 교통수단으로서 공항 건설이 시급한 상황이다.
단순히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닌 해양주권 강화, 지역균형발전 도모에도 필요하다.
해양 영토·자원 확보와 서해 불법조업 어선 단속, 긴급 구난 등 대응력 강화가 필요하다. 또 신안군은 전국 170개 시·군 중 지역낙후도가 최하위 수준에 머물러 있어 이를 개선하는 데도 공항건설의 당위성은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선진국에서도 흑산도와 같은 사례를 찾아볼 수 있어 흑산공항 건립이 필요하다. 일본은 105개 섬지역에 운항하고 있고, 국립공원 내에도 오키나와 게라마 공항 등 6개소가 설치돼 있다. 미국의 경우 세계적인 철새도래지 뉴저지주 케이프메이 반경 100㎞ 내에 40개의 소형공항이 들어서 있을 정도다.
이와 함께 국내 공항과 연계한 국내·외 관광객 유치오 해양·생태관광지로 육성도 시급하다. 최근 5년간 흑산도(홍도) 관광객 수는 연평균 36만 명(외국인 7000명)에 달해 기상여건에 큰 영향을 받는 선박에 전적으로 의존할 것이 아니라 항공기를 통한 관광객 수송이 필요한 상황이다.
더욱이 흑산공항 건설은 지난 2017년 제19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 중 전남지역 공약에 포함돼 있어, 정치·행정적 신뢰성 확보에도 반드시 대통령 임기 중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문제점과 해결과제
흑산공항추진기획단과 다도해국립공원(신안·진도·여수·완도·고흥)은 국립공원 구역 해제와 관련한 안건을 취합 후 총괄협의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흑산도와 관련해서는 이미 대체부지를 선정했고, 주민공청회 등도 거쳐 총괄협의회에서의 논의만을 기다리고 있다.
다도해해상국립공원 완도사무소 등에서 구역조정안 제출이 지연되면서 총괄협의회 개최가 미뤄지고 있으며, 일괄 상정할 경우 주민민원과 정책사업 등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총괄협의회뿐만 아니라 환경부와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등 정부 부처 간 협의를 거쳐야 하고, 이후 국립공원위원회 심의에서 통과돼야 하는 쉽지 않은 절차가 기다리고 있어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오는 10월 착공해 2023년 10월 완공을 위해서는 늦어도 4월 초에는 총괄협의회와 공원위원회의 심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게 전남도와 신안군 등의 입장이다.


△흑산도·공항 예정부지의 현주소
흑산공항이 들어설 예정부지가 있는 흑산면 예리 일원은 국립공원과는 거리가 먼 상태다.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지 40년 가까이 지나 과거와는 환경적으로 크게 변화됐다.
지난 2015년 솔껍질깍지벌레에 수천 그루의 소나무가 고사했다. 행정기관의 신속한 대응으로 고사 면적을 최소화 할 수 있었던 것이 다행일 정도로 숲이 국립공원이라 하기에는 초라한 상황이다.
여기에 현지 주민이 다수의 소를 방목해 키우며, 초지 훼손이 진행되고 있다. 또 소의 분변으로 인해 주변이 오염되고 있는 점도 큰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더해 지난해부터 코로나19의 영향까지 더해지며 관광객이 턱없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흑산면 일원의 대표적 관광지인 홍도의 경우 관광객 규모가 지난 2016년 15만5683명에서 지난해 4만5103명으로 곤두박질쳤고, 올해 들어서도 지난 12일까지 홍도를 찾은 관광객이 100명을 넘지 않았다는 게 신안군 관계자의 설명이다.
관광객뿐 아니라 흑산도와 인근 부속도서에 거주하는 주민 수도 열악한 섬 여건으로 인해 사람들이 떠나며 해를 거듭할 수록 줄고 있다. 지난 1970년 1만3203명이던 흑산면 인구수가 지난해 말에는 3839명으로 줄었고, 국토 최서남단에 위치한 가거도에는 겨우 226명에 불과한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질 경우 환경단체 등이 주장하는 ‘철새 보호’를 넘어 흑산도 일대가 ‘철새만 사는 곳’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지역 소외·허탈감 고조
이처럼 흑산공항 건설공사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울릉공항뿐 아니라 부산의 가덕도신공항 건설사업은 속도를 내고 있어 지역민들의 허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해 말 울릉공항 건설사업이 착공했고, 지난 2월 임시국회에서 특별법이 통과되며 사업비가 28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가덕도신공항 건설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대통령 공약사항에 포함된 흑산공항 건설사업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의 적극적 추진 의지와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정일윤 흑산공항건설대책위원장은 "신안군이 흑산공항 건설을 위해 예리 일원을 국립공원에서 제외하고 지도 갯벌을 대체부지로 국립공원위원회에 건의했다"며 "부지 조정에는 환경부뿐만 아니라 국토부, 해수부와의 협의도 필요해 신안군 차원에서의 대응으로는 한계가 있어 전남도와 정치권이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부처 간 협의가 필수이기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 적극 나서야 공항건설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며 "흑산도 주민뿐 아니라 신안군, 전남도, 더 나아가 대한민국 모든 국민이 혜택을 볼 수 있는 흑산공항이 조속히 건설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흑산공항 건설사업은 현재 흑산공항 예정부지(1.21㎢)를 공원구역에서 해제하고 대체부지로 신안군 지도 갯벌(5.32㎢)을 국립공원구역으로 편입하는 계획서를 제출했으며, 흑산공항 건설에 따른 철새 충돌 예방을 위해 철새 대체서식지 6개소를 확보해, 국립공원위원회 총괄협의회와 정부 부처 협의 등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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