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창적 작품세계 구축…환경문제 관심 가지도록 노력"

창간특집 신문화탐색(국내 미술계서 핫한 재중 서양화가 정성준)
지난해 북경서 귀국 연고없는 국내서 한계 극복하며 두각
아뜰리에 아키 등서 완판…단행본에 소개·굿즈 상품 출시
코로나19 여파로 광주 머물며 대중성과 예술성 조화 꾀해

전라도인 admin@jldin.co.kr
2021년 07월 22일(목) 10:22
(2021년 7월호 제98호=글 고선주 기자)



그는 중국 북경에 머물며 활동을 펼치는 작가다. 코로나19가 아니었다면 그는 여전히 북경에 머물며 작품 활동을 벌이고 있을 터다. 코로나19 감염증으로 인해 중국 상황이 심각해지자 그는 아내와 함께 지난해 1월 한국으로 돌아왔다. 물론 광주로 돌아와 중국 적응이 아닌, 한국과 고향에 적응하는 중이다. 언제 돌아갈 수 있을지는 모른다. 그것은 코로나19에 달려 있다. 코로나19 감염이 걱정되지 않을 무렵이지 않을까 싶다. 그는 1년6개월 동안 중국에서 돌아와 분주한 일정을 보내고 있는 중이다. 어찌됐든 자신의 의지는 아니지만 2009년 중국으로 건너간 이후 가장 오래 국내에 머물고 있다는 이야기다. 주인공은 젊은 서양화가 정성준씨다. 그가 머물고 있는 작업실을 지난 6월16일 오후 찾았다. 그의 작업실은 동구 충장로 안길, 시내 번화가에 위치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인근 빌라에서 거주하며 지냈다. 새로 옮긴 곳은 넓고 작업실과 거주공간, 게스트룸(손님방) 등으로 분할해 아주 깔끔하게 정비된 공간이었다.
출입문을 열고 어두운 계단을 오르자 4층에 그의 작업실이 자리하고 있었다. 다른 일정이 없었던 것인지 부인(오영화 작가)과 함께 맞아줬다.
잠시 작업실을 둘러봤다. 그의 성품 답게 작업실은 먼지 한톨 떨어져 있지 않을 만큼 깨끗했다. 근래 본 화가의 작업실 중 가장 깨끗하고 정리 잘된 경우였다. 근래에는 유기 고양이(새끼)를 입양해 키우는 중이다. 눈이 썩었나 싶었을 정도로 건강이 망가진 아기 고양이었다. 병원에 데려가 치료를 하고, 지금은 아예 동거인이 됐다. 그래서 거기에는 부부와 함께 고양이까지 세 식구가 거주하는 셈이다.
게스트룸으로 이동해 그로부터 국내로 돌아와서 있었던 근황과 작품세계의 변화 등에 대해 상세하게 들을 수 있었다.
그는 국내로 잠시 들어오는 것이지만, 걱정이 앞섰다고 한다. 대학 졸업 후 2009년부터 중국에 머물며 작업을 해온지라 국내에는 미술분야 연고가 다 끊어진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미술계 역시 경쟁이 치열해 국내에서 치열하게 해도 될둥, 말둥 하는 게 현실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어서다.
사실 정 작가하면 그저 젊은 작가 중 한명으로 취급해서는 안된다. 중국 중앙미술학원 100년 역사상 외국인 첫 수석졸업의 당사자다. 그래서 미래가 촉망되는, 실제로 중국 현지에서 경쟁력 있는 한국 작가로 검증이 끝난 셈이다. 오히려 한국보다 중국에서 미술계 발판이 더 탄탄하다고 하는 것이 설득력있는 설명일 게다.
중국에서의 작업적 성과가 벌써 서울을 비롯한 부산 등지에 미술관이나 갤러리 관계자들에게 소문이 제법 폭넓게 난 모양이다. 그를 러브콜하는 게 심상치 않다. 스케줄이 끊이지 않고 잡히는데다 작품마저 대기자가 일년 이상 밀려 있을 만큼 미술시장에서 그는 인기 작가나 다름없는 듯 보인다. 서울 아뜰리에 아키 갤러리를 시작으로 아트 부산, 갤러리 조은(5인전), BAMA아트페어 등지에 작품을 출품해 완판을 기록한 바 있어 오는 10월 아뜰리에 아키 갤러리에서의 중국작가와의 2인전 및 내년 1월 798 예술특구 작자화랑에서의 개인전에 대한 완판 기대감 또한 커지고 있다.
특히 정 작가는 한국에 들어오기 전 2019년에 루이뷔통 회장의 작품 소장과 상해 홀리데이인 호텔미술관 개인전 솔드아웃, 중국 최대 부동산 기업 완크어의 대작 소장 및 선전 사옥 설치 등 굵직한 이력들을 더해가던 차였다. 더욱이 올들어서는 미술치료의 권위자인 김선현 교수(연세대 디지털치료 임상 센터장)가 ‘자기치유 그림선물’에 국내 내로라하는 작가들과 함께 수록, 소개된데다 최근 산업은행이 제작한 굿즈 작가로도 선정돼 VVIP 대상 선물용 도자기 작품에 정 작가의 작품 속 코끼리(작품 ‘불편한 진실’)와 북극곰(작품 ‘아름다운 풍경’)이 새겨져 출시되는 영예를 안았다. 이런 와중에도 미술공부를 더 깊게 하기 위해 전남대 대학원 미술학 박사학위 과정에 재학하는 열정을 발현하고 있다.



"코로나19를 피해 한국으로 들어왔지만 대학 졸업 후 바로 중국으로 넘어가 북경에서만 11년을 활동한지라 걱정이 앞섰죠. 오히려 한국에서 퇴보하면 어떡하지 하는 근심은 어쩔 수 없더군요. 국내 활동 기반이 전혀 없었으니까 그런 생각을 안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중국에 있으면서 틈틈이 SNS 활동을 하며 제 존재를 화랑 관계자나 컬렉터들에게 알리려고 노력을 해왔는데 그게 효과가 있는 듯해요. 피신해 들어온 국내에서 오히려 다양한 작품 발표 기회가 주어지고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입니다."
이같은 반응의 이면에는 갈수록 심화돼 가는 환경 문제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그의 작품의 기조는 지구촌 온난화 등 환경 문제에 대한 작가적 인식이 그대로 작품에 반영돼 나타난다. 그는 말한다. 중국 북경에 처음 갔을 때 도심 전체가 희뿌해 그게 안개인 줄 알았는데 나중에 알고 봤더니 미세먼지나 스모그 등 환경오염의 실체였다고. 더욱이 몇일 지나면 괜찮겠지 했는데 몇날 몇칠이고 희뿌연 상태가 지속됐다는 설명을 이어갔다.
그의 작품 ‘새로운 시작’으로부터 출발해 ‘불편한 진실’에 이르기까지 등장하는 코끼리나 ‘아름다운 풍경’ 등에 등장하는 북극곰을 얼핏보면 안개 자욱한 공간에서 평화를 갈구하고 있는 듯 보이지만 자세하게 그의 작품을 들여다보면 흐릿하게 공장 굴뚝이 작품 밑 배경에 보일듯 말듯 그려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의 작품을 유심히 봤다면 알아챌 수 있다. 그만큼 그는 환경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공감을 한다.
그의 뇌리를 관통하는 환경의 줄기는 두 부류로 읽힌다. 앞서 밝힌 중국 북경과 유년 시절 고향인 순천에서 접했던 오염되지 않은 환경에 대한 기억이다. 그가 환경의 소중함을 작업의 중요한 기조로 삼는 이유다. 포럼에서 의제로 환경이 단골 메뉴이듯 인류의 삶은 환경에 척을 두고는 한치 앞도 나갈 수 없는 형국이 됐다. 이런 측면에서 작가의 환경에 대한 화두는 그만큼 설득력을 얻을 수 밖에 없다.
"2009년 북경에 도착해 정말 환경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실감했어요. 미세먼지가 심각해 눈앞도 볼 수 없는 형국이더군요. 처음에는 그게 미세먼지가 아니라 안개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게 일주일 간 지속되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어요. 그리고 죽어있는 주변 하천을 난생 처음 목격했죠. 거기다 도심의 나무들에 회색의 먼지가 쌓여있는 것을 보고 환경이 더이상 망가져서는 안되겠구나 느끼면서 환경의 소중함을 다시 깨닫게 됐습니다."
특히 정 작가는 광주에 머물고 있는 지금의 시간들이 자신의 작업 향방에 작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중국에서 11년과 광주에서의 1년 6개월에의 의미에 대해 정리했다. 아울러 그는 광주에 머무는 동안 기회가 닿을 경우 광주시립미술관에서 전시를 열어 보는 등 작품을 선보이고 싶은 희망을 내비쳤다. 광주에서 고향 작가들과 교류하다 보니 그동안 잊고 지내왔던 예술과 정신에 대해 다시 상기하는 기회가 되고 있다는 점 또한 잊지 않았다.
"중국은 미술관보다는 개인적인 상업갤러리가 발전된 곳이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아트마켓 시장이 굉장히 폭이 넓어요. 주로 아트마켓 위주로 활동했다고 볼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광주는 예술성이 발전된 고향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지금까지 상업성에 신경을 썼다면 광주에 온 이후에는 예술성이 높은 작업에 집중하고 있죠. 이런 작품들을 고향에서 발표하고 싶구요."
작가는 결정적으로 세차례의 변화를 겪는다. 초창기에는 그림그리는 화가가 악사같다는 생각에서 거리의 예술가들을 작업한데 이어 2014년에 북경 798 따산즈 표갤러리 초대개인전 이후 ‘트램’ 시리즈로 작업의 변화를 일궜다. 이어 2018년 798 작자화랑 전시 때는 도심과 트램을 벗어나 배를 타고 표류하는 동물들, 이를테면 코끼리 작품을 발표하며 반향을 이끌어냈다. 이 코끼리는 작가가 환경이라는 메시지를 직설적으로 표현했다는 평을 받았다. 미세먼지에 갇힌 코끼리 등으로 작품에 변화를 주며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이런 그가 언제까지 광주에 머물지 모르나 한시적으로 머무는 것은 분명하다. 코로나19가 안정화되면 북경으로 돌아가야 해서다. 그는 광주에 머무는 동안 소중한 것을 깨쳤다. 그는 최근 너무 상업성에 경도되지 않고, 대중성은 대중성대로 견지하면서 예술성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대중성과 예술성을 한꺼번에 추구해 갈 겁니다. 모든 분야에서 독창적 접근을 통해 정성준만의 작품세계를 구축하고 싶어요. 아울러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악화돼 가는 지구 온난화 등 환경문제를 담아낸 작품들에 반응을 보여준 것처럼 대중들과 더욱 더 교감할 수 있는 작품과 제 작품으로 인해 대중들이 좀 더 환경문제에 관심을 가지도록 하는데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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