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하나 뿐인 ‘디자인’…"귀여움 사 가세요"

화제의 인물(이지유 일층뭉구점 대표)
나주읍성 한옥 골목에 소품숍 문 열고 1주년 ‘눈앞’
‘나만의 디자인’ 담은 문구류·인형 꽃다발 등 인기
배꽃 활용 상품 ‘참신’…"로컬 콘텐츠 만들고 싶어"

전라도인 admin@jldin.co.kr
2021년 08월 09일(월) 15:53
(2021년 8월호 제99호=글 박세라 기자)

소담스런 한옥을 옆에 끼고, 쭈욱 길을 걷다 보면 눈길을 사로잡는 가게가 하나 있다. 여 봐란 듯 쨍한 보라색 인테리어로 무장하고, 아기자기한 그림으로 외벽을 꾸며놓은 곳. 이끌리듯 매장 안으로 들어가면 눈이 휙휙 돌아간다. 연필, 텀블러, 거울, 삔, 인형 등 여심과 동심의 취향을 동시에 저격하는 디자인 상품들이 가득하다. 나주읍성 청년 창업 거리에 자리하고 있는 ‘어른이들’을 위한 문구점 ‘일층뭉구점’이 그곳이다.
‘일층뭉구점’은 이지유 대표가 자신만의 디자인 상품을 선보이고자 지난해 8월1일 문을 연 디자인숍이다. 오타가 아닐까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가게 이름은 1층에 사는 캐릭터 ‘뭉이’가 주인공인 문구점이란 뜻이다. ‘일층뭉구점’은 이 대표가 꿈을 펼쳐 나가는 가게이자, 작업실 그리고 브랜드 이름이기도 하다.
그는 일찍이 자신의 진로를 찾았다. 전문적으로 디자인을 배우고 싶어 특성화 고등학교에 진학했고, 현재 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있다. 디자인의 세계를 깊이 있게 알아갈수록 ‘나’만의 디자인을 펼치고 싶다는 욕구가 강하게 일었다.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디자인에 맞춰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게 직업으로서 디자이너의 기본이라고 배웠습니다. 그러면서 한 가지 의문이 들었어요. 그렇다면 ‘내 생각’이 들어간 디자인은 틀린 것일까 하는 것이었죠. 그래서 타인이 요구하는 디자인을 하기보다는, 나의 관점과 감성을 녹여낸 ‘이지유 만의 디자인’을 세상에 내놓고 싶어 창업을 결심하게 됐습니다."
그런 그에 눈에 띈 것이 ‘나주읍성 청년 창업 거리’ 지원 사업 공고였다. 서류전형과 사업 방향성을 담은 프레젠테이션 경쟁을 치르고서 꿈을 채워갈 공간 하나를 받게 됐다. 오랜 꿈이었기에 머릿속에는 벌써 청사진이 그려져 있었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인적이 드문 골목 끝 곧 쓰러져가는 창고가 그의 앞에 있었다. 디자인 숍인 만큼 인테리어를 슬렁슬렁할 수는 없었다.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색인 보라색을 테마로 한 공간 구성에 심혈을 기울였고, 그의 안목은 역시 통했다.
"이곳은 빵집, 카페 등이 모여 있는 이 골목에서 ‘귀여움’을 담당하고 있어요. 공간을 꾸미면서 상상했던 게 있었죠. 손님들이 들어와서 ‘아! 귀엽다’ 해주는 모습이었죠. 지나는 손님들도 뭐하는 곳인가 해서 들어오시기도 하고요. 보라색과 베이지색으로 칠한 벽은 따뜻한 분위기를 풍겨요. 틀은 완성됐지만, 인테리어는 끝이 없다는 생각에, 요리조리 구조를 바꿔가면서 변화를 주고 있어요."
현재는 나주의 대표 디자인 숍으로 입소문이 많이 났지만, 창업 초반기에는 여러 어려움이 많았다. 디자인 쪽으로는 실무적 경험과 기술력을 갖췄던 그지이지만 하나의 가게를 운영한다는 것은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 가격을 정하는 일부터 재고관리, 판매로 개척, 홍보 등 분야의 기초 지식이 부족한 탓이다.
이 대표는 자신의 롤모델처럼 여겨왔던 한 상점의 대표에 도움을 청했다. 사실 성사가 안 돼도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직진한 셈이었다.
"감격스럽게도 대표님께서 제 상황에 공감해주셨어요. 컨설팅과 더불어 세심한 조언들을 해주셨죠. 이날은 창업가이자 제작자로서 어떻게 공간을 운영해 가야 할지, 독창성 있는 나만의 디자인을 확립해 나아갈지, 고민하고 계획할 수 있는 시간이 돼줬습니다."
그의 손에서 나온 디자인들은 한결 같이 귀엽다. 아기자기해서 그저 미소가 나오는 것들이다. 생화 대신 다발 속으로 들어간 곰인형 꽃다발, 요즘 필수품이 된 마스크 스트랩, 토끼와 곰돌이가 그려진 모기 기피제 팔찌, ‘뭉구점’표 키링, 텀블러, 컵, 액세서리 등이다. 비싼 돈을 주고 사는 물건들은 아니지만, 금액 대비 너무나 크고 확실한 행복을 주는 것들이다.



그 중에서도 ‘배꽃’을 활용한 디자인 상품에 시선이 간다. 철이 되면 흐드러지게 피어난 배꽃을 보면서 그는 디자인상품을 꿈꿨다. 배꽃을 넣은 마스킹테이프, 메모지 등은 그렇게 탄생했다. ‘관’과의 협업이 아니라, 홀로 진행한 프로젝트였지만 후엔 나주를 널리 알릴 수 있는 디자인 콘텐츠들을 제작하고 싶은 게 하나의 목표다. 나주를 깊이 있게 공부하고 있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는 만들어진 물건을 가져다 파는 게 아니라면, 확실한 자기 색깔이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그 색깔 안에 트렌드와 개성이 드러나야 함은 당연한 일이다. 열심히 작업해서 내놓은 디자인 상품들이 새로운 주인을 찾아 가게 문을 나설 때, 큰 희열을 느낀다. 행복한 웃음을 지으며 나가는 손님들이 있기에, 몇 시간이고 앉아 작업하는 시간이 너무나 소중하다는 그다.
"기획부터 디자인 실행, 그리고 실제 제품으로 구현해내기까지 온 과정이 제 손을 거치지요. 그렇게 하나, 둘 진열해 놓은 상품들이 선택을 받아 갈 때 가장 행복해요. 앞서 고민했던 것처럼 고객이 원하는 것 뿐 아니라, 내가 원하는 디자인도 틀린 게 아님을, 그것 또한 답이 될 수 있음을 경험하는 것이니까요."
최근에 그는 학교로 찾아가는 진로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 디자인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아이들이 생각 보다 훨씬 관심이 깊더라고요. 디자인이란 게 자신과는 먼 이야기로만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주변의 모든 소소한 것들이 모두 디자인의 산물입니다. 특히 스토리가 있는 디자인의 매력을 알리면서, 자기만의 캐릭터 만들기 그리고 이를 활용한 캐릭터 상품 디자인 제작 등 재미있는 활동들을 벌이고 있어요."
공간 문을 열고 일 년이라는 시간 동안 노력한 만큼 ‘일층뭉구점’도 한 뼘 성장했다. SNS에서의 영향력이 꺼지고, 온라인 스토어의 판매가 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외진 곳까지 찾아오는 단골손님들과 함께, 청년 디자이너의 꿈을 응원하는 팬들도 여럿이다. 오픈 1년 만에 이룬 성과이니 더욱 값지다.
앞으로 이 대표는 ‘일층뭉구점’이 나주의 떠오르는 ‘핫 플레이스’가 되기를 바란다. 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곳이 아니기에 접근성이 좋지 않다는 점은 잘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손님들의 발길을 끌어낼 힘, 좋은 디자인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각오다.
이와 함께 자신처럼 디자인 창업을 계획하고 있는 이들에게 등불 같은 존재가 돼 주고 싶다.
"돌아보면 포기하지 않고 디자인 숍을 열 수 있었던 힘은 주변의 귀한 분들의 도움 덕이었던 것 같아요. 가게 인테리어를 할 때도 그랬고, 운영하던 중 길을 잃었을 때도 좋은 멘토를 만나 힘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제가 도움을 받은 것처럼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분들이 있다면 든든한 조력자가 돼줄 깊은 어른으로 커 나가고 싶죠. 또 하나의 꿈이 있다면 로컬 상품과 컬래버레이션을 해 시민들에게 큰 사랑을 받는 디자인 상품을 선보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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