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가 일상된 삶…서로 보호하고 지켜줘야

특집(동명이인이 본 코로나 세상)
●이지호 전남도립미술관장
장기화 상상도 못해…‘메타버스’ 같은 가상공간 모색
교류의 장 희망하나 현실 어려워…국제전 개최가 희망
●이지호 지역문화교류호남재단 사업팀장
전파위력 아무도 가늠치 못해…공동체 의식·질서 갖춰야
문화예술계 노동성 인정·지위 보장 난망…가족과 여행 꿈

전라도인 admin@jldin.co.kr
2021년 09월 06일(월) 17:40
(2021년 9월호 제100호=글 고선주 기자)

지난해 1월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나온 이래 20개월이 지났다. 장기간 코로나 정국이 펼쳐지다보니 지치지 않을 수 없다. 코로나19는
비대면 시대로의 전환을 불러왔다. 대면 생활이어야 할 일상들이 비대면 생활로 바뀌었다. 사상 처음 겪는 코로나19 여파 아래서 저마다 삶과 건강을 챙겨야 하는 것이 제1의 과제가 됐다. 건강은 당장 눈앞에 떨어진 과제가 된 것이다. 코로나19를 대처하며 자기 분야에서 올곧게 나아가고 있는 사람들로부터 코로나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보려 한다. 굳이 사회적으로 명망가가 아니더라도 진솔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무작위로 선정해 그들의 팬데믹 시대 일상과 삶을 조명해보자는 취지다. 앞으로도 독특한 콘셉트로 각양각층의 삶을 청취하고자 한다. 이번 100호에는 ‘동명이인이 본 코로나 세상’이다. 이지호 전남도립미술관장과 이지호 지역문화교류호남재단 사업팀장으로부터 문화예술을 중심으로 한 코로나19에 대한 솔직한 의견들을 정리, 소개한다. <편집자주>

-코로나19에 대한 인상은
(이지호 관장)코로나19로 인해 그동안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지냈던 소소한 일상이 하루아침에 무너졌다. 관람객 수에 예민한 미술관들이 입장객을 제한해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은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일이다. 미술관 운영 방식에 대한 새로운 대안이 필요하다는 하늘의 명령으로 느껴졌다. 이 기회에 ‘미술관’이라는 공간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것도 좋겠다.
(이지호 팀장)인상으로만 따지면 온세상에 무거운 안개가 내려앉은 느낌이었다. 알베르카뮈의 ‘페스트’라는 책에서와 마찬가지로 대중들은 불안해 했다. 두려움은 이내 분노로 번했으며, 원망과 질타의 대상을 바꿔가며 일상의 제약과 해로 인한 분노를 표했고, 언론을 통해 사회적 갈등은 야기되고 이슈화 됐다. 점심시간 식당에 가면 모든 테이블에서 들리는 이야기로 대중들의 분위기와 의식의 흐름을 생생히 느낄 수 있었다. 많지 않으나 그래도 그 중에 실체가 불분명한 재난 속에 우리는 모두 피해자며, 서로가 서로를 보호하고 지켜줘야하는 시기임을 알리는 이들도 있었다.

-코로나19가 이렇게 오래갈 거라고 생각했나.
(이지호 관장)당연히 생각하지 못했다. 아마 대부분 비슷한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 ‘오래’의 기준이 각자 다르겠지만 바이러스가 전 세계적으로 팬데믹 상황을 만들어 내고, 그 현상이 이 정도로 장기화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바이러스가 일상에 영향을 끼치는 정도로 지나 행동을 제한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개인과 국가 등 안팎으로 많은 불편이 생겨나 있는 현실이 씁쓸하다.
(이지호 팀장)코로나의 전파력이 이렇게 막강하고 이토록 오래 지속될 것을 사람들에게 알려줬더라면 많은 시행착오와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처음 국내 코로나환자가 발생했을 때를 생각해보면 환자들에게 번호가 있었고 몇 번 환자가 어디를 가서 무엇을 했는지 공개됐다. 국민전체가 한 사람을 향해 질타했으며 대중의 분노를 감당치 못한 이들은 스스로 목숨도 끊었다. 하루 2000명씩 발생하는 지금은 어떠한가? 세계를 혼란케 한 코로나19의 전파력은 아무도 가늠치 못했기에 한 두사람의 실수나 잘못으로 치부해 일상의 피해자가 질병의 피해자를 가해했던 그 당시 상황이 안타까울 뿐이다.

-코로나19가 엄청난 영향을 끼치고 있는데 가장 변화를 실감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를 중심으로 밝혀달라.
(이지호 관장)아무래도 마스크가 생활화된 삶이 아닐까 싶다. 코로나 이전에는 개인의 선택에 따라 착용하던 마스크가 이제는 필수가 됐으니 말이다. 서로의 표정을 온전히 마주하는 일이 확연히 줄었다. 코로나19 이후 미술관은 관람객의 입장을 제한하고, 관람객에게 마스크 쓰기를 요구하는 등 과거와는 다른 관람객 관리가 요구되고 있다. 급기야는 실제 작품을 보는 현장 중심의 미술관에서 온라인의 가상 미술관으로의 전환이 이뤄지는 분위기이다. 과거와는 달리 온라인 미술관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지호 팀장)흔히 사람이 자신이 지금 희생되어진다고 느낄 수 있는 가장 큰 요소는 일상의 무너짐이라 생각한다. 때론 사람은 돈을 벌기위해 혹은 다른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스스로 택해 일상의 균형을 무너뜨린채 몰두하기도 한다. 그러다 깊은 새벽 자신을 돌아보며 미래를 위한 희생이 지금의 나를 무너뜨리고 있는 것을 깨닫기도 한다. 코로나는 당연히 누리던 일상을 무너뜨렸다. 외출과 만남, 문화생활 등에도 제약을 가져왔고 생업에도 지장을 주었다. 그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 하고 있는 것을 실감한다.

-우선 문화 현장에서 어려움이 클 것 같은데 이에 대해 설명해달라.
(이지호 관장)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제한으로 일정 인원만 수용하고 있다. 많은 사람이 드나들며 소통하는 문화 교류의 장을 만들고 싶으나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따르는 현실이다. 지난 개관 특별전은 시간당 수용 가능 인원을 제한한 상태로 관람객을 맞이했었다. 미술관에 도착해서도 발열 체크와 콜 체크인을 해야만 입장이 가능했다. 당연한 부분이기도 하고, 이젠 자연스러워진 절차지만 일련의 과정을 거친다는 점에서 자유로운 분위기를 해한다는 생각이 든다. 문화가 어우러진 공간에서는 심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자유로웠으면 하는데 그럴 만한 환경을 제공하지 못하니 아쉽다.
그러나 마냥 아쉬워한다고 방도가 생기는 건 아니지 않나. 전시를 기획하는 데 있어 조금 다른 접근 방식을 적용하는 것도 방법이라 생각한다. 사람 간에 접촉을 경계하는 팬데믹 상황을 고려해 전시기획 초기 단계부터 새로운 스타일의 온라인 가상전시 공간을 잘 만든다면, 이는 오히려 관람객의 선택 범위를 넓혀주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거라 본다. ‘메타버스’ 같은 가상공간에서의 자유로운 작품감상이 이뤄질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이지호 팀장)코로나 이전부터 문화예술계의 가장 큰 화두는 문화예술생태계라고 본다. 어느 분야나 각 종사자마다 먹고살아가는데 어려움이 없을 수는 없다고 하지만 특히나 문화예술계는 그 특성이 노동성의 인정과 지위보장이 어려울 수 밖에 없다. 특히 코로나 이후 대면방식 활동양상이 크게 줄거나 사라지게 되면서 큰 타격을 입었다. 여러 매체를 통해 정부에서는 언택트 시대라는 슬로건을 앞세워 비대면 방식을 지향 및 강요하고 있으나 실제 방송에서는 ‘방역지침을 준수하여 촬영했습니다’ 라는 자막 아래 많은 연예인들이 만나 여행을가고 음식을 먹고 뛰어놀고 있으니 어찌 시민들이 방구석에서 핸드폰을 들여다 보는 것만으로 욕구를 채울 수 있겠는가, 그렇게 되었다면 애초에 여름휴가철 붐비는 사람들로 인해 방역에 고역을 앓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여기저기를 눌러 막는다고 풍선 안에 든 바람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정부나 행정에서는 수많은 논의를 통해 확실한 대책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 코로나 이후에도 각종 문화예술공모사업의 틀과 방향성은 아직도 코로나 이전의 형식 그대로 머물러 있고 사업을 수행하는 대상자에게 그 방안을 찾아 오라는 식이니 여러모로 상황이 안타까울 뿐이다.

-코로나와 인류가 독감처럼 함께 가야 할 것 같은데 이에 대한 생각은
(이지호 관장)전문가들이 예측하기를 코로나 이전의 세상으로는 돌아가기 어렵다고 한다. 개인적으로든, 사회적으로든 예방하는 삶이 지속될 것 같다. 지나고 나야 소중한 걸 깨닫듯이 코로나바이러스가 창궐하기 이전의 당연하던 삶이 그리워진다. 하지만 영원한 건 없다고 하지 않나. 세상은 계속해서 변해왔고, 어쩌면 인간은 그에 맞춰 변화하며 살아왔다. 바이러스 또한 마찬가지이다. 부정적인 마음으로 어두운 미래만 상상하는 것도 옳지 못한 일인 듯하다. 백신 접종 등 각 분야에서 바이러스에 대한 대응을 철저히 하고 있으니 언젠가 다시 희망이 비추리라 믿는다.
또, 어떻게 보면 새로운 세상이 왔다고 본다. 새로운 세상에 적응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기회가 우리에게 주어진 것이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바뀌는 시대 속에서 새로운 미술관의 모습을 그려갈 생각이다.
(이지호 팀장)코로나가 독감처럼 항상 옆에서 지속될지는 모르겠다. 세상이 어떻게 변할지 사람은 모르는 것이라 생각한다. 코로나19가 사람들의 의지나 예상과는 상관없이 어느 순간 나타나는 것처럼 어느 순간, 어떻게 사라질 지도 모르는 일이다. 다만 국가적 차원에서는 최선의 대비를 하고 각 개인은 공동체의식을 가지고 서로를 지켜나갈 수 있는 질서를 갖춰가야 한다고 본다.

-코로나19가 끝나면 무엇을 가장 해보고 싶은가
(이지호 관장)다양한 컬래버레이션 전시를 추진해보고 싶다. 가장 먼저 하고 싶은 건 ‘해외 교류 전시 프로젝트’이다. 전남도립미술관과 해외 선진 미술관이 협업해 국제적인 전시를 개최하고 싶은 소망이 있다. 지역 간의 컬래버레이션도 좋을 것 같다. 전남 작가와 다른 지역 작가, 예를 들어 풍토나 문화가 비슷한 다른 지역 작가들의 작품 세계를 비교·분석한 전시를 기획해 환경이 작가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살펴보고 싶다.
(이지호 팀장)가족과 함께 해외여행을 가고 싶다. 필자는 해외로 가족여행을 가 본적이 없고 계획을 했던 해에 코로나가 터져 많이 아쉽게 됐지만 언젠가는 좋은 때가 있으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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