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전환 실천운동·신산업 육성·인프라 조성 ‘속도’

포커스(광주 에너지 전환마을은 지금)
市, 민·관·기업과 ‘탄소중립’ 에너지 자립 도시 선언
에너지 전환마을 5호점 개소…"시민 참여 강화" 기대

민관 탄소중립추진위 발족, ‘시민햇빛발전소’ 첫 가동
지역 기업들도 ESG경영 ‘재생에너지 100%’ 동참 추진

전라도인 admin@jldin.co.kr
2021년 09월 28일(화) 16:39
(2021년 10월호 제101호=글 이현규 기자)

지난해 7월, 정부 계획보다 5년 앞선 ‘2045년 탄소중립 에너지 자립도시’를 전격 선언한 광주시가 시민·기업·각급 기관과 함께 에너지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구체적 실천을 담보할 수 있도록 세부 추진체계 구축, 시민의 에너지 전환 동참, 마을단위 실천운동, 기업·행정의 적극적인 참여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 실행에 나서고 있다. ‘탄소중립’ 선언 후 약 14개월이 지났다. 광주시의 주요 에너지 정책을 알아보고 핵심 사업 가운데 하나인 ‘에너지 전환마을’의 추진상황에 대해 살펴본다.


광주시는 지난 2월 시·시의회, 시교육청, 상공회의소, 시민단체, 기업 등이 참여하는 민·관 협력 거버넌스인 ‘탄소중립 추진위원회’를 출범시키며, 본격적인 시민 주도 ‘2045 탄소중립 에너지 자립도시’ 원년의 힘찬 걸음을 딛고 있다. 이를 토대로 시민은 에너지 전환 실천운동을 펼치고, 기업은 재생에너지 100%(RE100)를 통해 에너지 신산업을 육성한다. 광주시는 인공지능(AI)과 연계해 에너지 인프라를 조성하는 등 에너지 전환 모델을 만들어 가고 있다.

△에너지 전환마을 5개 자치구에 개소
‘에너지 전환마을’은 광주시가 추진하고 있는 탄소중립 에너지 사업의 핵심이다.
광주시는 5개 자치구마다 ‘에너지 전환마을 거점센터’를 조성해 풀뿌리 마을 단위에서 기후위기와 에너지 문제 해결을 위한 에너지 전환 실천운동을 주도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까지 에너지 전환마을은 총 5개소가 지역에 들어섰다.
앞서 광주시는 지난 4월 공모를 시작으로 5개 마을 네트워크 참여단체들이 참여한 가운데 기후위기 극복과 에너지 문제 해결을 공동체 대안 모색을 위한 에너지 전환마을 거점센터 조성을 추진해왔다. 1호점인 첨단마을 에너지전환 카페는 7월 2일 문을 열었으며, 이어 13일에는 2호점으로 지원마을 에너지전환 센터가, 29일에는 3호점인 일곡전환마을 에너지거점 센터가 개소했다.
4호점인 양림전환마을 에너지거점 센터는 8월 25일 개소식을 갖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지난 8월27일 문을 연 풍암마을을 마지막으로 올해 계획한 5개의 거점센터가 모두 개소하면서 거점센터를 중심으로 한 마을별 특화 사업이 본격 추진될 예정이다.
‘에너지 전환 마을’은 다양한 교육과 홍보활동, 지역자원 조사 및 연구, 지역 내 시민햇빛발전소 건립 등 마을별 특색에 맞는 특화사업을 추진한다. ‘광주형 에너지 전환’ 모델을 개발하며, 사업이 종료되는 12월에는 결과 발표회를 통해 다른 마을로 활동성과를 확산시킬 방침이다.

△광주공동체, 탄소중립 위해 힘 모으다
에너지전환 거점센터의 핵심은 바로 에너지 자립 기반을 마련하는데 있다.
광주시는 각자가 사용하는 전기를 스스로 만들어 쓰는 에너지자립도시를 표방하고 있다.
마을 곳곳에서 전환실험이 들풀처럼 일어나고, 그 실험들로 전환마을을 만드는 것이 ‘에너지자립 도시, 광주’를 만드는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에너지 전환마을 거점센터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사업들은 현재 광주에서 잇따라 추진 중에 있다.
‘내가 사용하는 전기는 내가 만들어 쓴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시민과 공공기관이 함께 만든 제1호 시민 햇빛발전소는 지난 4월 가동을 시작했다. 시민들이 에너지 협동조합을 구성하고 자발적인 참여로 자금을 마련해 건립한 태양광발전소다.
발전 수익은 시민이 공유하고 에너지 복지, 새로운 발전소 건립에 재투자하는 방식이다. 시는 햇빛발전소 확대를 위해 지난 5월부터 8억 원 규모로 공모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올해 1200kW 이상 태양광발전소가 구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업들은 재생에너지 사용에 힘을 모으고 있다. 지난 1월 13개 기관과 에너지 다소비 기업들이 재생에너지 100%(RE100)에 동참하기 위해 ‘2030 기업 RE100 추진 협의체’를 구성했다. 기관·기업들은 공장이나 건물에 재생에너지 시설을 설치하거나 재생에너지 인증서(REC) 구매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등 에너지 이용 효율화, 온실가스 감축을 실천하고 있다.
광주시는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한 에너지 자립 환경을 조성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광주가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AI 산업 기반을 토대로 에너지 전환과 인공지능을 융합해 미래 먹거리와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첨단 산단 그린에너지 에너지저장장치(ESS)발전 규제 자유 특구를 통해 민간 중심의 새로운 전력거래 모델을 실험하고 있다.
7개 아파트 단지 6240세대를 대상으로 한 ‘미래형 스마트그리드’ 실증연구 사업 등도 진행 중이다. 이 외 조선대학교 내 ‘블록체인 기반 전기차, 신재생에너지 연계 직류 전력거래’ 사업을 추진한다. 정부가 공모한 방음터널 태양광 기술개발 사업에 선정돼 국비 90억원을 확보하기도 했다.



△광주시, 에너지 전문가 모시기 분주
현재 광주시는 에너지 전문가 모시기에 한창이다. 에너지 전문가를 통해 보다 다양한 탄소중립 에너지 정책을 추진하기 위함이다.
광주시는 지난해 말 이유진 녹색전환연구소 이사를 그린뉴딜 총괄정책자문관으로 위촉했다. 이유진 박사는 필리핀에서 미군기지 철수에 따른 환경오염과 피해 사례를 목격한 후 지난 2000년 녹색연합에서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환경운동전문가다. 녹색정책운동에도 적극 참여해 녹색당 공동정책위원장과 공동운영위원장을 지냈으며 현재는 국무총리소속 녹색성장위원회, 중앙환경정책위원회 등에서 위원으로 활발히 활동 중이다.
이어 시는 지난달 조환익 전 한국전력공사 대표이사 사장을 AI 뉴딜 정책자문관으로 위촉했다. 광주시 인공지능 중심의 디지털뉴딜, 2045탄소중립 그린뉴딜, 사람중심 휴먼뉴딜의 정책 수립에 도움을 얻기 위해서다. 조환익 AI 뉴딜 정책자문관은 산업자원부 중소기업국장, 산업정책국장, 무역투자실장, 산업자원부 차관 등을 역임했으며, 한국수출보험공사 사장, 한국전력 공사 대표이사 사장을 맡아 다양한 산업분야의 인적 네트워크와 전문성을 갖췄다.

△전문가 "에너지 정책, 유기적 전환 필요" 밝혀
이 같은 광주시의 에너지 정책을 놓고 전문가들 사이에서 교통, 공간, 건축 등 분야별 정책의 유기적 전환이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온다. 광주전남연구원은 광주전남정책 Brief(브리프)를 통해 분야별 탄소 배출 감소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그동안 교통 분야에서는 편리한 도로 이동성 확보를 목표로 육상 교통 중심의 정책이 추진됐지만 가속하는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저탄소 배출을 위한 교통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연구원은 강조했다. 광주 도시철도 2호선 역세권 중심 대중교통 연계 체계 구축, 노후 차량 운행 제한 구역 설정 등을 방안으로 내세웠다.
연구원은 공간 분야의 경우 이동 통행 총량을 제한하는 압축도시 조성을 제안했다. 생활권 중심의 직주 근접도시 조성, 지역별 탄소 배출량을 조절하는 용도지역 지구제 도입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구원은 건축 분야에서도 공공 임대, 농어촌 주택 정비를 통해 탄소 배출량을 저감하는 건축기술을 적용하는 등 에너지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나강열 광주전남연구원 지속가능도시연구실장은 "지역 차원에서 고려할 수 있는 탄소배출 저감 정책 추진과 함께 이에 적응할 수 있는 교통, 공간, 건축, 녹지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전 지구적 대응 과제인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해 도시, 교통 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광주시 관계자는"탄소중립은 에너지만이 아니라 도시계획, 건물, 교통, 먹거리, 폐기물, 녹지 등 모든 부문과 연결돼 있어 마을마다 다양한 분야에서 온실가스를 줄이는 실험을 할 필요가 있다"며 "사회적경제가 촘촘히 연결된 전환마을 공동체로 온실가스도 줄이고, 일자리도 늘리는 모델을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이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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