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가시 수종 중 가장 크고 오래돼

문화재 다시보기(나주 상방리 호랑가시나무)
400년 전 오득린이 마을지세 위해 식재
연리목 특징·고목임에도 수세는 좋은 편

전라도인 admin@jldin.co.kr
2021년 09월 28일(화) 16:55

(2021년 10월호 제101호=글 여균수 기자)

나주시 공산면 상방리 마을 입구에 가면 커다란 호랑가시나무(천연기념물 제516호)를 마주한다. 호랑가시나무라고 보기엔 몹시 커서 멀리서 볼 때는 마치 느티나무나 팽나무가 크게 자란 당산나무 같다.
호랑가시나무는 잎 가장자리에 난 날카롭고 억센 가시가 호랑이 발톱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감탕나무과 상록관목으로 잎사귀가 단단하고 날카로운 가시가 발달된 호랑가시나무는 크게 자란다 해도 2~3m 높이인데, 이 나무의 키는 무려 6m가 넘으며, 뿌리 부근 둘레는 2m에 달한다. 나무 폭은 동서방향 8m, 남북방향 9m이다. 높이보다 폭이 길고, 모양새는 반구형을 이룬다. 지상 0.85m 높이에서 줄기가 남북 방향으로 갈라져 가지가 사방으로 펼쳐져 있다.
이 나무는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을 도와 왜군을 격퇴하는 데 큰 공을 세우고 선무원종일등공신에 녹훈된 오득린(1564~1637)이 전쟁이 끝난 후 마을에 정착하며 심은 것이라고 전해진다.
오득린은 마을의 지형이 좌청룡, 우백호의 지세이면서도 지세가 약한 마을 오른쪽을 강하게 하기 위해 숲을 조성했는데, 이 나무도 당시에 심어진 것이라고 한다. 아직도 이 마을엔 호랑가시나무와 함께 팽나무 등 십여 그루가 숲을 이루고 있다.
이 마을사람들은 해마다 정월 그믐에 당산제를 지내는데, 제사를 올리고 남은 음식을 이 호랑가시나무 앞에 땅을 파고 묻는다고 한다.
오득린이 심었다고 하면 호랑가시나무의 수령은 적어도 400년 이상일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수령이 길고 주변 생육환경도 좋은 편이 아니지만, 나뭇잎이 번성하는 등 상방리 호랑가시나무의 수세는 좋은 편이었다. 가지를 몇 군데 잘라낸 흔적이 있으나 전체적으로 원래의 모습을 잘 보존하고 있는 건강한 나무다.
특히 이 나무가 눈길을 끄는 것은 암수 두 그루를 함께 심어 연리목으로 만들었다는 점이다. 연리목은 연리지로도 불리는데, 이 호랑가시나무는 밑동 하나에 큰 가지가 두 개여서 암수를 접붙인 것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나무 절반을 이루는 큰 가지에서는 열매가 열리나 나머지 가지에서는 열매가 없다. 마을사람들은 서로 단결해 사이좋게 살아가라는 오득린 장군의 뜻이 담겨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나무 앞에는 ‘선무원종일등공신 나주오공득린 기적비’(宣武原從一等功臣羅州吳公得隣紀蹟碑)라고 새겨진 비석이 세워져 있다.
호랑가시나무 중에 문화재로 지정된 노거수로는 이 곳 나무 외에도 부안 도청리 호랑가시나무군락(천연기념물 제122호)과 광주 양림동의 호랑가시나무(광주시 기념물 제17호)가 있다. 하지만 이곳 상방리 호랑가시나무가 우리나라에서 조사된 호랑가시나무 중 가장 크고 수세가 좋다는 평을 받고 있다.
늘 푸른 상방리 호랑가시나무는 앞으로도 농번기철엔 노란 색 꽃으로, 농한기에는 빨간 열매로 마을 사람들에게 아름다움을 선사할 것이다.
전라도인 admin@jld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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