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이남 같은 작가 더 나와야…"문화연결자 되고 싶은 게 꿈"

예술인플러스(갤러리S 개관 10년 맞아 이전 문 연 이명자 대표)
방송국 리포터 하며 전시장 누벼…40대 초반에 미술 입문
2012년부터 갤러리 운영 예술의거리 거쳐 양림동에 개관
기념 전시 진행…"일반인들 미술에 더 관심 갖도록 유도"

전라도인 admin@jldin.co.kr
2021년 09월 28일(화) 17:00
(2021년 10월호 제101호=글 고선주 기자)

그는 광주미술계에 독특한 지점에 서 있는 인물이다. 미술계를 깊게 파고 들어가면 사연 많은 사람들 많지만 그처럼 변화의 진폭이 큰 사람 또 있을까 싶을 정도다. 그를 알고 있는 많은 사람들은 그가 정통 미술의 길을 밟아 미술로 진입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겠으나 그는 처음에는 미술인이 아니었다. 훗날 미술에 뜻을 두고 진입한 경우에 가깝다. 10년 전 미술계로 뛰어들었다. 창작인이 아닌, 갤러리 운영자로 말이다. 혹여 전공자가 아니라고 도외시하는 사람들이 있을까 봐 전국의 미술관을 문턱 닳도록 드나들었다. 아마 지역에서는 몇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미술관을 훑고 다닌 인물로 봐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주인공은 갤러리S의 이명자 대표다. 이 대표는 법인 무역회사 사장이자 관장으로 통한다. 물론 관장이라는 직함은 일부 미술관 관장들이 싫어한다는 귀띔이다. 대체적으로 미술관과 갤러리를 구분하지 않고, 폭넓게 관장이라고 부르는 일반적 통념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해됐다.
그는 대학에서 지리교육을 전공했다. 비미술인 출신 관장인 셈이다. 순전히 자신의 노력을 통해 현재의 자리에 도달한 것이다.
그가 미술계로 본격 진입한 것은 2012년이다. 그해 그는 신양파크호텔 1층 로비에 갤러리S를 내고 운영자로 변신했다. 그후 2015년에 동구 예술의거리로 갤러리S를 이전해 운영했다. 다시 이전을 위해 장소를 물색했다. 광주시 남구 양림동 207-4번지(서서평길 2) 동굴카페 까브(CAVE) 건물에 갤러리 공간을 확보했다. 올 3월부터 공사를 벌여 지난 9월16일 서양화가 한희원씨와 미디어아티스트 이이남씨 등 2명을 초대한 재개관 기념전을 개막하면서 대내외에 오픈을 알렸다.
이 대표가 이전해 문을 연 갤러리S는 양림역사문화마을 초입에 주황색 반달모양 건물로 동굴 카페 까브(CAVE)와 전시장, 루프탑 등을 갖춘 만큼 복합문화공간을 표방하고 있다. 전시장이 30여평, 동굴 카페가 30여평 총 60여평에 달한다. 전시 작품도 보고, 커피도 한잔 할 수 있는 구조다. 루프탑에서는 광주천 등 시내를 조망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대표는 지난해 팝업스토어를 많이 시도했다. 서울 현대백화점 전시기획을 시작으로 분당 한샘 바흐하우스 타운하우스에서의 전시를 진행했고, 4년 전부터 나주 한전 KDN 갤러리 전시기획을 맡아 분주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실제 서울 청담동에 갤러리S 분점을 열어 운영하기도 했다. 그동안 서울과 광주를 오가며 다채로운 전시기획과 컬렉터 등 연결자로의 역할에 매진해온 것이다.
"좋은 장소를 물색해 콜라보를 많이 해 왔죠. 그만큼 다채로운 전시기획을 해왔다고 보면 돼요. 나주 한전 KDN 갤러리 전시기획도 마찬가지예요. 주촤자는 KDN이지만 기획은 제가 맡아 했습니다."
이어 그가 왜 서울에 분점을 냈는지가 궁금했다. 갤러리 분점을 운영하면서 서울 고객들을 만나보니까 예술의거리가 답답한 면이 있었고, 재미가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는 전언이다. 성수 등 서울의 공간들을 본 결과 커피숍과 휴식공간이 갖춰진 복합미술공간이 많다는 점에 착안해 광주에서 이런 콘셉트에 부합한 장소를 물색하다 그의 눈에 현재의 자리가 포착된 것이다. 당장 갤러리 공간으로 만들자고 생각하고는 올 3월부터 갤러리 공간 구축 공사에 들어갔다.
"자연과 붙어 있다 보니 물이 새 방수 공사를 해야 했어요. 다행히도 정형화 공간이 아니어서 카페와 자연, 루프탑까지 구축하면 자연 속에서 예술 향유가 가능하겠다고 판단해 이런 방향을 지향하게 됐죠. 예술이 특정인들의 소유가 아니라 광주천 등을 산책하다가 시민 누구나 접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제가 하고 싶은 게 있어요. 그것은 전국적으로 광주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이들을 이어주는 문화연결자가 되고 싶은 게 제 꿈입니다."


여전히 일상 속 일부 사람들은 예술을 어렵게 생각한다는 시각이다. 그래서 갤러리S가 어렵게 생각하는 예술을 쉽게 이야기 해주는 곳이 되고, 작가들 역시 아무 때나 들려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사랑방을 지향하고 있다. 지금은 티가 덜 나겠지만 앞으로 점점 그런 방향으로 나아가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새로운 공간을 꾸미면서 이 대표는 화강암 암벽 절벽을 그대로 살리는 데 주력했다. 정형화된 전시 패턴을 탈피할 수 있겠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지금의 갤러리를 ‘동굴을 품은 갤러리’로 지칭하기를 서슴지 않는다. 그냥 커피 마시러 왔다가 그림 작품을 감상하면 좋겠다고 한다.
이어 그는 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MZ 세대들을 언급한다. 이들이 그림에 열광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광주는 열광이 하나도 없다며 아쉬움을 토로한다. 미술시장에서 반응이 있는 작가를 양성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는 점 또한 잊지 않았다.
이런 이 대표가 미술계 전면으로 등장한 것이 10년이지, 그의 미술과의 인연은 훨씬 그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학을 졸업하고 난 뒤 전대방송국 기자를 하면서 인연을 맺었던 선배들이 방송계로 많이 진출했고, 그 선배들로부터 리포터 제안을 받으면서 시작됐다. 광주 KBS TV와 라디오를 가리지 않고 리포터를 했는데 많을 때는 6∼7개의 문화프로그램을 했다고 한다. 이때 그가 주로 드나들던 곳이 전시장이었다. 요 무렵 그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쳤던 황영성 전 조선대 교수와 강연균 화가와 및이태호 전 전남대 교수 등을 만나면서 미술에 재미를 붙이게 된다. 4년의 리포터 생활은 그로부터 훗날 미술에 더 깊이있게 천착하게 된 계기가 된 셈이다. 물론 결혼하면서 사업에 뛰어들어 지내다 40대 초반 다시 미술로 돌아온 것이다.
"처음에는 그림을 수집하는 컬렉터로 시작했어요. 공부하기 위해 많이 다녔죠. 저만큼이나 서울 등 전국 전시장을 많이 다닌 사람은 아마 없을 거예요. 저는 약간 도전하는 스타일로 지금 즐기면서 미술 일을 하고 있습니다. 심플한 것을 굉장히 좋아하는 데 정성껏 하면 즐거움이 생긴다는 입장이에요. 그것을 공유하는 연결자가 목표죠."
그는 말한다. 작은 그림 한점이더라도 집에 걸어두면 자기의 인생을 바라보는 것이 달라진다고. 그림은 선물로 받으면 귀한 줄 모르게 되는 반면에 자기 돈으로 그림을 사게 되면 소중하게 여긴다는 점을 전한다. 그는 그림을 사랑하는 팬(애호가)을 많이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 역할과 관련해 작가와 고객을 만나게 해주는 것이 아니라 예술 작품과 고객을 연결해 주는 것으로 규정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자신이 할 수 있는 것들을 들려주면서 인터뷰를 갈무리했다.
"스타 작가를 만들기는 쉽지 않잖아요. 더 내실있는 작가로 성장하는 데 도움을 드리고 싶네요. 이이남 같은 작가가 광주에서 더 많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광주는 아트비즈니스가 많지 않은 곳이죠. 그래서 옥석처럼 다듬어질 수 있는, 좋은 작가들이 많이 묻혀 있다고 봐요. 미술은 신비로워야 하고, 아무나 가지지 않은 동경이어야 해요. 이런 것들을 일반인들에 제공해 줘야 합니다. 그래야 미술에 더 관심을 가지죠. 앞으로 발굴될 스타작가에 일조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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