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작가들의 소통과 영감을 주고받는 통로다

[문화공간탐구] 양림동 호랑가시나무창작소
아트·글라스·베이스폴리곤…게스트하우스 구성 운영
기획초대전 중심 전시 해외작가 포함 70여명 입주 거쳐
수령 400년 ‘호랑가시나무’…역사성 살려 새 지점 구축

전라도인 admin@jldin.co.kr
2022년 01월 10일(월) 18:55
(2022년 1월 제104호=고선주 기자)근대문화유산이 다수 포진한 양림동 일대가 동명동과 함께 광주에서 가장 핫한 공간으로 부각된지는 오래. 다만 양림동은 동명동과는 달리 미술관과 갤러리를 비롯한 스튜디오 등이 속속 자리잡고 있다는 점이 아닐까. 골목마다 문화예술이 더해지면서 더욱 운치있는 곳이 되고 있는 것이다. 전주에 한옥마을이 있다면, 광주에는 양림동 근대역사문화마을일 터다. 현대 문화예술과 전통문화가 조화돼 있는 양림동이 ‘광주의 몽마르트’로 불리는 이유가 당연하지 않을까 싶다. 한때 예술가들의 아지트로 불렸다.
문화예술시설로는 이강하미술관과 한희원갤러리, 515갤러리, 양림미술관, 이이남스튜디오, 갤러리S 등이 자리하고 있다.
이에 앞서 양림동을 지켜온 전통한옥인 이장우 가옥과 최승효 고택 및 오웬기념각, 양림산 선교사 묘역, 그리고 광주 현존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서양식 건축물인 우일선 선교사 사택, 양림교회(기장), 윈스브로우홀, 커티스메모리홀, 수피아홀, 다형 다방 등이 양림동의 근대역사문화마을의 명맥을 잇고 있다.
여기다 호남신학대 내 김현승 시비, 오방 최흥종 기념관과 소심당 조아라 기념관, 여행자 라운지인 10년 후 그라운드 등도 내외연을 풍성하게 해주고 있다. 이와 함께 양림동은 기존 기와집촌(한옥촌)을 펭귄마을로 꾸며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문화예술이 집결한 이면에는 원래 이곳이 전국의 내로라 하는 문화예술인들의 고향이거나 대거 이곳을 거쳐갔기 때문이다. 그냥 오늘날 갑작스럽게 형성된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절대고독’의 김현승 시인(前 조선대 교수)을 비롯해 배동신이강하 화가, 천재 작곡가로 칭송되는 작곡가 정율성과 정추, 드라마 작가 조소혜 등의 고향이거나 머물렀던 공간이었고, 소설가 황석영이 대하 ‘장길산’을 쓴 곳으로 알려지고 있다.
100여 년 전 미국인 선교사들이 들어와 병원, 학교, 음악, 미술 등 최초의 근대 문화를 전파한 지역으로 ‘광주의 개화 1번지’로 평가를 받는 양림동은 광주에서 역사적으로 의미가 깊은 공간이다. 서양인 선교사들이 들어와 선교 활동을 펼친 곳 외에도 광주에서 3·1만세운동이 가장 처음 일어난 곳이자 후에 5·18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전초기지 역할도 이곳이었다.
그만큼 광주에서 소중한 공간이라는 의마다. 그래서 양림동에 자리한 공간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먼저 양림동에 대한 이해가 선행돼야 해 설명이 늘어지는 경우는 다반사다. 필자 역시 이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
호남신학대 우일선(로버트 M. 윌슨·前 광주기독병원 원장) 선교사 사택 바로 아래 자리한 호랑가시나무창작소는 방치된 원요한 선교사(언더우드 선교사 손자) 사택을 (주)아트주(대표 정헌기)가 2013년 임대해 정비하면서 출발을 알렸다. 호랑가시나무창작소로 명칭을 부여한 데는 양림동에 유서깊은 ‘호랑가시나무 언덕’이 있기 때문이다.
높이 6m 이상에 수령 400년이 넘은 호랑가시나무(광주시 기념물 제17호)가 대표적이다. 이곳의 흑호두나무와 은단풍나무 등 아름드리 거목들은 100여 년 전 이곳을 찾은 우일선 선교사가 심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트주는 사택의 원형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외관을 그대로 살리되, 내부를 리모델링해 예술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국내외 작가들을 위한 레지던시 창작공간(상주형 예술창작공간)을 구축한 것이다. 1920년대 한센병과 결핵 환자들을 돌봤던 외국인 선교사들이 남긴 8개의 방이 중심이다. 1층은 거실과 다용도실, 2층은 침실과 발코니, 지하실은 창고로 구성돼 있다. 1963년 미국에서 선교 목적으로 광주를 찾아 조선대 치과대학을 설립한 유수마(딕. H 뉴스마) 선교사의 보금자리였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형섭 릴레이 개인전 모습과 구래연 작가 문예학교 수업, 김선행 릴레이 개인전, 오픈스튜디오(왼쪽부터 시계방향)

호랑가시나무창작소는 우월순 선교사 사택과 삼각형 구도를 이루는 유수마, 원요한 목사 사택을 활용, 창작소를 포함해 원더우드 선교사 사택 주자장을 전시공간화한 아트폴리곤, 전시공간 자체가 작품(명칭 ‘갇혀진 시간’)이자 작품 안에서 작품을 선보이는 개념을 구현한 글라스폴리곤, 지하에 자리한 베이스폴리곤, 유수마 사택을 탈바꿈한 게스트하우스 등을 구축했다. 이런 가운데 청년 예술가들의 창작과 교류 활동을 지원하는 것과 더불어 문예학교와 예술아카데미, 오픈스튜디오, 음악 공연 등 전시 및 교육, 공연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 주민에게 폭넓은 문화 예술 활동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중 아트폴리곤은 양림동 호랑가시나무 언덕에 위치한 숲속의 미술관으로, 1950년대에 건축돼 1998년까지 선교사들이 사용했던 적벽돌 건물로. 아트주에서 내부를 리모델링해 레지던시 창작 공간과 게스트하우스, 전시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야외 공공미술 작품이 어우러져 도심 속에서 작은 휴식을 만끽하는데 부족함이 없다.
호랑가시나무창작소에서는 2020년 ‘제13회 광주비엔날레’를 맞아 젊은 예술가 8인이 마련한 ‘당신의 ㅅㅈㅅㅈ’展(4월1∼30일)을 비롯해 입주작가 윤미지 릴레이 개인전(8월20∼26일), 입주작가 최형섭 릴레이 개인전(10월6∼14일) 등을 성황리 진행했다.
다원형 레지던스를 표방한 이곳은 2014년부터 입주작가를 받아들였다. 그동안 거쳐 갔던 예술가들로는 제1기 때인 2014년에는 한희원(회화), 이이남·정운학(미디어아트) 윤남웅(회화) 나희덕(시인) 김상현(회화)씨가, 제2기 때인 2015년에는 천영록(한지 조형), 서법현(회화),이선미(회화), 윤태식(뮤지컬 감독), 패션그룹 MOCITA가 각각 거쳐가는 등 현재까지 70여 명이 거쳐갔다. 이중 외국작가는 25명에 달한다.
전시는 기획초대전이 90%를 차지하고 있고, 대관전이 매해 세차례 정도로 열린다.
정 대표는 광주의 레지던시를 떠올릴 때 창작소를 먼저 생각할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역사성이 있는 레지던시를 창출하고 국제적 인지도를 끌어올리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정헌기 대표는 창작소에 대해 "실은 하나의 통로라고 생각한다. 광주의 대다수 레지던시가 지역작가만 뽑지만 창작소는 지역작가와 외부 및 외국작가, 다원을 추구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다양한 작가들의 소통과 왕래, 영감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했다"면서 "새로운 시도들, 이를테면 퍼포먼스가 시도되고 있다. 과거 선교사들이 광주를 근대화하는 데 일조했던 것처럼 새로운 지점들을 만들어주고 싶은 게 의도이고 의미가 아닐까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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