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항시인들과 함께 탈식민주의시대를 열다

[칼럼] 무등로에서
김춘식 동신대 에너지경영학과 교수

전라도인 admin@jldin.co.kr
2022년 06월 09일(목) 16:53
김춘식 동신대 에너지경영학과 교수

‘조선 저항시인과 탈식민주의’를 주제로 열린 한일국제심포지엄(5월14일 나주학생독립운동기념관)에서는 한일 양국의 학자들이 제국주의 일본의 압제로부터의 해방과 자유세계를 향한 조선 시인들의 강렬한 저항의 역사를 조망하였다. 총 4개의 발제를 중심으로 진행된 이 국제심포지엄의 장소는 1929년 10월30일에 일어난 나주학생독립운동의 진원지이자, 이후 광주학생운동의 직접적인 빌미가 된 역사적 현장이기에 더욱 특별한 의미를 가졌다.
와타나베 스미코 명예교수는 발제에서 일제의 조선에 대한 문화적 지배와 효율적인 식민통치를 위해 종사한 ‘국민문학’의 사례를 소개하였다. 그리고 일제강점기 조선에서 일본어로 간행되어 일제의 어용문학의 기능을 수행했던 이 문학지에 참여했던 서정주, 유치환, 김동인 등을 포함한 38명의 조선인과 230여 명의 일본인을 공개하였다. 특히 와타나베 교수는 현재 과거사에 대한 역사적 성찰과 반성이 없는 일본 사회에 대한 신랄한 비판과 더불어 ‘국민문학’을 역사교육의 중요한 증거로 삼을 것을 강력하게 호소하였다.
단재 ‘신채호의 혁명문예론’을 주제로 발제한 김주현 교수는 단재의 민중문학론은 가장 저항적인 민족문학작품들이 쏟아졌던 애국계몽기에서 일제강점기를 관통하여 혁명의식이 흐르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나아가 통시적 관점에서 우리의 민중문학이나 혁명문학 등 참여문학론에 대한 서구중심주의적 해석에 대한 오류를 지적하고, 내발적인 실재에 주목함으로써 탈식민주의적 관점으로의 전환을 요구하였다.
일본의 역사학자 가메다 히로시는 ‘조선 식민지시기의 아나키즘 독립운동’에서 1919년 3·1운동과 중국의 5·4운동을 거치면서 동아시아에서는 제국주의 열강의 지배로부터의 독립을 쟁취하기 위해 민족주의적 결집이 당면한 목표였
다고 소개하였다. 때문에 조선의 대표적 아나키스트로 의열단과 신채호, 그리고 일본에서 활약한 박열과 일본인 배우자 가네코 후미코, 김종진 등 1920년대의 조선 아나키스트들도 민족주의자들과 연대투쟁을 하였다는 것이다.
김정훈 교수는 ‘독립정신 추구한 나주지역 시인 문학과 의의’를 주제로 한 발제에서 나주 출신 저항시인 정우채와 이석성을 새롭게 조명하였다. 특히 조선의 대표적인 아나키스트 시인이자 봉황 출신 이석성의 시 ‘우리들의 선구자 말라테스타를 애도한다’(1932.8)를 발굴해 소개한 것은 이번 심포지움의 취지에 가장 적합한 문학사적 쾌거라 할 수 있다. 김정훈 교수는 이석성이 말라테스타의 죽음을 애도하는 비유적 수사로 동원한 ‘인류의 낙원’, ‘정의’, ‘자유’, ‘평등’, ‘박애’, ‘안락한 사회’라는 시어는 민족독립에 대한 선명한 메시지라고 주장하였다.
아울러 나주학생독립운동기념관·나주학생독립운동기념사업회·문병란시인기념사업회가 공동으로 주최한 심포지엄에서는 문병란의 ‘식민지의 국어시간’가 낭송되었으며, 이석성의 ‘우리들의 선구자 말라테스타를 애도한다’, 정우채의 ‘단결하자’는 직계 후손들이 직접 낭송함으로써 100여 년 전 조선 저항시인들이 추구했던 자유와 독립의 문학정신을 오늘의 시대적 과제로 소환해 냄으로써 특별한 감동을 선물했다.
전라도인 admin@jldin.co.kr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
회사소개회사연혁회원약관개인정보보호정책제휴문의고충처리인광고문의기사제보
광남일보 등록번호 : 광주 가-00052 등록일 : 2011. 5. 2.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광주 아-00193 등록일 : 2015. 2. 2. | 대표 ·발행인 : 전용준

광주광역시 북구 무등로 254 (중흥동 695-5)제보 및 문의 : 062)370-7000(代) 팩스 : 062)370-7005 문의메일 : design@gwangnam.co.kr

본사이트에 게재된 모든기사의 판권은 본사가 보유하며 “발행인” 의 사전 허가없이는 기사와 사진을 무단전재 복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