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에 다가가는 섬, 세계로 나아가는 섬

[포커스] 한국섬진흥원은 지금
‘지역균형발전’ 핵심 국정과제…섬 소멸 문제 대응
오동호 원장 "국민 모두 곁으로 다가가는 섬 돼야"
1호 과제 선정…중장기 발전 ‘그랜드디자인’ 마련도

전라도인 admin@jldin.co.kr
2022년 06월 14일(화) 17:42
(2022년 5월 제108호=박정렬 기자)목포가 국내 섬의 균형 발전과 진흥을 이끄는 핵심 전초기지로 도약하고 있다. 지난해 10월8일 공식 출범한 한국섬진흥원이 최근 인력구성을 모두 마치고 본격 활동에 돌입, 경영 정상화 본궤도에 올랐기 때문이다.
공식 출범 후 반 년 동안 국내 섬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발전 방안 찾기에 분주히 활동한 한국섬진흥원의 발자취를 돌아보고자 한다.

새 정부 ‘지방시대’ 선언…섬은 핵심영역
새 정부가 지방시대를 열겠다고 밝힌 가운데 섬이 핵심적인 영역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유인도가 무인도화 돼가고 있는 등 지방 및 섬 소멸 문제가 화두에 오른 것이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내에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회가 설치되고, 지역균형발전이 새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로 선정된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섬과 해양, 농촌, 어촌 등을 연구·담당하는 한국섬진흥원, 농촌경제연구원, 해양수산개발원 등 3개 국책연구기관이 지난 3월 업무협약을 체결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 기관은 섬 소멸 대응을 위해 연구조사, 학술교류, 교육사업 등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3개 기관은 섬 소멸 문제 등 국가 균형발전 전략에 대한 학술대회를 5월2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공동으로 개최할 예정이다. 또 한국섬진흥원은 한국지역정보개발원과 지난 4월1일 섬 정보 플랫폼 구축을 위해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지역 분야 전문기관인 한국지역정보개발원과 업무협력 체계를 구축해 섬지역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시키고, 지역균형발전을 도모하고자 마련됐다.
협약에 따라 양 기관은 △디지털 정책연구 및 데이터 정보시스템 개발관련 업무협업 △섬 정보 플랫폼 구축을 위한 정보 공유 △정보시스템 구축, 운영, 유지관리 협업 및 교류협력 등을 협력해나갈 계획이다.

섬은 국가브랜드·미래 먹거리
그동안 섬은 가기 어렵고 살기 불편한 소외와 낙후의 상징이었다. 하지만 21세기 섬은 섬만이 지닌 고유의 생태자원과 문화·관광 등으로 우리나라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유례없던 바이러스인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섬이 주목받고 있다.
섬은 청정 에너지자원의 보고이자 6차산업의 공간이다.
섬 자체가 한국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핵심 자원·국가브랜드로서 미래 먹거리로 꼽힌다.
우리나라는 3383개의 섬(유인도 464개·무인도 2919개)을 보유한, 아시아에서 4번째, 세계적으로도 10대 섬 보유국이다.
역사를 살펴보면 신라·고려시대에는 해상강국의 시대였고 섬들의 시대였다. 하지만 해상왕 장보고 대사의 활약상은 모두가 잘 알고 있지만, 국제적인 교류거점 역할을 했던 거문도나 벽란도, 흑산도의 모습은 기억 속에 사라진 지 오래다. 이처럼 섬은 어느 때부터인가 사람들에게서 잊혀져 왔다.

소중한 영토자원…‘끝섬’ 아닌 ‘시작섬’
우리나라의 섬은 영토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도 불린다. 섬은 영토자원으로서, 또 국가간 국경선으로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일본이 호시탐탐 독도를 노리고 있는 이유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독도뿐만 아니라 독도 근방해역은 한·중·일 3국의 해양·공중 활동권이 교차하는 곳이자, 주변국들이 역내 세력 유지를 위해 거쳐야 하는 전략적 길목으로 가치가 높다.
실제 지난 2014년 중국인들이 ‘서해의 독도’라 불리는 우리나라 최서단 섬인 격렬비열도를 매입하려고 시도한 적도 있다. 이에 정부는 뒤늦게 안보와 어업 분쟁 등을 우려해 해당 섬을 외국인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고 규제에 나섰다. 외국인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지역에서 법인과 외국인이 주택이 포함된 토지를 취득하려면 의무 이용 기간, 실수요 등을 고려해 관할 시장 허가를 받아야 한다.
지난해 말에는 격렬비열도가 국가관리연안항으로의 지
정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정부에서 우리나라 최서단 충남 태안 격렬비열도의 국가관리연안항 지정 필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북한과 접경지역인 서해 최북단에는 생태적 가치를 가진 백령도, 대청도, 소청도, 연평도, 우도 등 다섯 개의 섬이 있다. 이들 섬은 서해5도 지원 특별법으로 2017년부터 지정돼 있다. 특히 서해5도 지역은 북방계 및 남방계 생물의 연결지역으로 생물지리학적 및 생태학적 가치가 높은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군사분계선과 인접해 조사를 위한 접근이 어려워 최근에서야 정밀한 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섬 ‘새로운 기회·도전의 시간’ 진입
국내 섬 정책 컨트롤타워 한국섬진흥원의 출범은 우리나라 섬 정책의 큰 변화가 시작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국내 섬이 ‘새로운 기회와 도전의 시간’에 진입한 셈이다.지난 2020년 12월 1일 ‘도서개발촉진법’이 ‘섬발전촉진법’으로 개명됐다. 여기에 ‘한국섬진흥원’의 설립을 명시하는 법률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한국섬진흥원’이라는 이름의 국내 섬 정책 컨트롤타워 설립이 마침내 확정되면서 그동안 행정안전부, 해양수산부, 국토교통부, 환경부 등 각 부처별로 분산해서 추진했던 섬 관련 정책을 통합적이고 체계적인 관점에서 관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섬에 대한 가치가 날로 더 중요해지고 있지만 연구와 정책적 노력은 매우 부족했던 것이 현실이다. 가장 기초적인 섬의 정의에서부터 학자들마다, 국가들마다 다른 기준을 적용하고 있고, 국내 섬이 몇 개인지 통계적 수치도 제각각이다.
이처럼 섬이 갖는 일반적 특성과 개별 섬들의 지리·문화적, 경제적, 생태학적 특성 등을 깊이 있게 파악하기 위한 연구의 중요성이 날로 부각되고 있다. 특히 섬을 삶의 터전으로 오랜 기간 거주해 온 주민들의 정책적 요구와 바람을 반영, 조화롭게 국토 균형발전을 추구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해 보인다.
한국섬진흥원은 이러한 대내외적인 요구에 기초해 섬에 대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연구와 조사를 통해 섬의 가치를 제고하고 섬 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며, 미래 성장동력을 창출하기 위한 사명을 가지고 설립됐다.

한섬원 1호 과제 ‘섬 교통체계 혁신’
‘섬 교통체계 혁신방안연구’가 한섬원 1호 정책과제다.
한국섬진흥원은 지난 3월30일 원내 영상회의실에서 오동호 원장, 연구심의위원, 한섬원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2022년도 제1차 기본과제 착수보고회를 개최했다.
올해 한섬원의 기본연구 과제는 △섬 교통체계 혁신방안연구 △도서지역 택배이용 실태 및 개선방안 연구 △섬 인구감소 중장기 대응방안 연구 △섬 DB 및 종합 정보·통계 플랫폼 구축 △진흥사업 개발 정책 연구·조사 △섬 발전사업 효율화를 위한 성과평가 등 모두 6건이다.
이 중 ‘섬 교통체계 혁신 과제방안연구’는 한섬원의 1호 정책과제로 꼽힌다. 그동안 육지로부터 접근성 문제를 비롯해 섬간 연계 및 섬 내 도로교통망 미비 등 섬 교통체계는 육지에 비해 가장 불리한 여건 중 하나였다.
이에 한섬원은 국내 섬 지역 교통체계 실태를 분석, 섬 주민 교통 기본권 보장을 위한 혁신방안 도출을 위해 최우선 과제로 선정했다. 연구기간은 오는 11월까지 9개월간이다. 연구내용에는 섬 지역 교통체계 관련 법·제도·정책 등 분석, 섬 지역 내부 운송 및 교통수단 등 교통체계 실태, 여객 및 물류비 인하, 교통약자 배려 등 이슈 점검, 섬 주민 교통 기본권 강화 방안 등이 담겼다.
앞서 한섬원은 지난해 설립 추진단과 전문가 의견수렴을 거쳐 연구과제를 제안받았고, 내부 협의를 통해 최종 기본과제로 선정했다.

Grand Design’ 마련…세계로 나가는 섬
‘미래를 잇는 섬, 세계로 나가는 섬’이라는 비전 아래 ‘대한민국 섬의 미래를 여는 국제적인 섬 전문 연구기관’을만드는 것이 한섬원의 목표다. 특히 올해를 본격 발전과 성과를 내는 실질적인 원년으로 삼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먼저 한섬원은 섬에 대해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조사하는 ‘섬 전문R&D센터’를 구축하는 것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는 한섬원의 가장 기본적인 역할이 섬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와 조사로, 다른 연구기관들과 지속적으로 연구성과를 공유하고 협업해나간다는 구상이다. 또한 정부의 각 부처가 추진하고 있는 섬 정책들을 평가하고, 진흥사업들을 개발·관리하는 ‘섬 정책 씽크탱크(Think Tank)’로 발전시켜나간다는 복안이다. 이어 섬에 대한 기본 통계와 정보들을 정비, 정확하고 최신의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해 ‘섬 정보 플랫폼’ 역할을 수행해나갈 계획이다.
한섬원 아카데미 개설도 중요한 핵심 중 하나다. 지난 3월 시범 운영 예정에 나선 한섬원 아카데미는 섬 안의 역사, 문화, 환경 등 인문·생태자원을 발굴하고, 섬과 관련된 문제해결 능력을 키우는 섬 전문리더양성이 목적이다.
이 밖에도 한섬원은 세계의 섬과 섬 주민, 섬 연구기관이 교류하고 협력하는 ‘세계의 섬 교류 허브(HUB)’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전 직원들과 함께 지속적으로 고민해나가고 있다.
오동호 한국섬진흥원장은 "신생 기관으로 여전히 미흡한 점이 많다. 섬을 사랑하는 모든 국민 여러분, 그리고 섬 주민 분들의 많은 격려와 응원이 절실한 때"라면서 "올해 인력구성과 연구환경 조성 등 조직을 안정화시키고, 한국섬진흥원의 마스터 플랜인 ‘한섬원 발전 30년, Grand Design’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오 원장은 "한섬원이 우리나라 섬 정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잘 수행해 다시 섬들의 시대를 부활하고, 섬의 대항해시대를 여는 등대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찾아가는 섬 현장포럼 등을 통해 교통·의료·복지·교육 문제 등 현실적인 섬 주민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이를 정책에 반영시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오 원장은 "더 이상 떨어져 있는 섬이 아니라 국민 모두의 곁으로 다가가는 섬, 그리고 세계로 나가는 한국의 섬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오동호 원장은 한국섬진흥원 출범과 함께 다시 공직에 소환된 행정 전문가다. 대학재학 시절 행정고시에 합격해 1985년 공직에 입문한 그는 행정안전부에서 지방세제국장, 지역발전정책국장, 울산광역시 행정부시장을 역임하고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장직을 끝으로 공직에서 물러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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