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름엔 국수를 말렸네

[사진 기획] ‘카이로스’의 시선 국수공장의 추억

전라도인 admin@jldin.co.kr
2023년 03월 05일(일) 17:29
(2022 10월 113호)모든 게 자동화와 기계화돼가는 세상에 손으로 하는 작업들은 처연하다. 느리고 답답하다. 그래도 그런 공정과 수고를 인정해주는 분위기만 있다면 그 수고를 마다하지 않을 터인데, 꼭 그렇지만도 않아 안타까울 뿐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더디고 힘든 과정을 버리지 않고 지켜보려는 일부가 있어서다. 빠르고 편리한 것만 추구하는 세상에도 원천의 힘, 느림의 아름다움, 옛 방식의 뜻을 지키려는 노력이 더욱 돋보이는 대목이다.
국수가 그렇다. 크고 빠른 기계로 대량으로 뽑고, 건조기에 넣어 쉬 말리면 좋다. 많이 빨리 만들 수 있으니 모든 효율은 높다. 그래도 자연풍에 말리는 그 미묘함은, 짠내 나는 사람의 손맛은 더할 수 없으니 자연풍 건조를 고집하는 이들이 있다. 확인하기는 쉽지 않지만 아마 전국에 몇 곳은 남은 듯 하다.

광주에는 이곳이 유일하다. 국수는 덜덜거리는 기계로 뽑지만 건조는 자연의 바람에 맡긴다. 6월부터 10월 사이 적당한 습도와 바람이 있는 시기에만 작업한단다. 그때 만드는 국수로 1년 장사를 하는 셈. 방부제 없이 천일염으로 간을 하고, 자연 바람에 말려 맛이 다르다는 것이 자연건조 국수의 강점. 송정동 1913송정시장 들머리에 가면 서울떡방앗간이라는 곳에서 이런 방식으로 국수를 만든다. 궁금하면 그 앞 국수집서 국수를 먹어보고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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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로스’는 이 시대의 모습을 묵묵히 기록하고 있는 광주지역 다큐멘터리 사진가 그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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