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하랑 상추’ 숙면 성분 다량 함유…“잠이 솔솔 와요”

[전남 농업 이야기]상추 박사 장서우 연구사
향정신성 수면제 부작용 대체…탁월한 불면증 해소 효과
전남농기원-현대백화점-도내농가 MOU…소비자에 호평
전문생산단지 중심 대용량 가공시설 구축 K-품종 세계화

전라도인 admin@jldin.co.kr
2024년 02월 26일(월) 17:46
(2023 12월 127호=글 이현규 기자) 흑하랑은 전남농업기술원에서 토종 자원을 활용해 개발한 기능성 상추 신품종이다. 최근 상추의 숙면 성분인 락투신이 흑하랑에 다량 함유돼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향정신성 수면제의 여러 가지 부작용을 대체할 수 있는 수면건강 천연원료로 떠오르고 있다. 현대인의 적, 불면증을 쫓아낼 흑하랑 상추에 대한 수면건강기능식품을 만들어내는 기업체의 관심이 뜨겁다. 전남농업기술원에 근무하는 ‘상추박사’ 장서우 연구사로부터 ‘흑하랑 상추’ 주요 효능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장서우 연구사는 지난 2005년 전남도농업기술원에 입사하면서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과 상추 우량계통 지역 적응시험을 계기로 상추 연구를 시작했다. 2011년 나고야 의정서 발효 대응, 우리 고유 유전자원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토종 종자의 가치 찾기 일환으로 2011년부터 47개 작목 267종의 토종 종자를 수집 특성검정을 추진했다.
8년 동안 검정을 벌인 결과 상추 신품종 흑하랑을 발굴해 2016년 품종보호출원을 거쳐 2019년 최종 등록을 마쳤다. 흑하랑 명칭의 뜻은 ‘검을 흑’, ‘여름 하’, ‘최고 랑’으로 여름 상추에 으뜸이 되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장 연구사는 처음에는 흑하랑 상추에 대한 큰 기대가 없었다고 했다. 고소득을 기대하는 경제 작목이 아니라 그냥 평범한 일반적인 상추였다는 것. 하지만 2018년 이후부터 흑하랑의 수면효과 성분을 홍보했고 원료 생산 주기도 짧아 지금의 위상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장 연구사가 밝힌 흑하랑의 가장 큰 효과는 ‘숙면’이다. 흑하랑 상추에는 숙면 성분 락투신이 다량 함유돼 있다. 장 연구사는 “일반적으로 상추에는 락투신, 락투코피크린 등 쌉쌀한 맛을 내는 주성분을 함유하고 있는데, 이 성분은 상처 난 상추 줄기와 잎에서 육안으로 쉽게 관찰이 가능하며 최면, 정신안정, 수면효과가 있어 불면증에 탁월하다고 알려진 바 있다”면서 “흑하랑의 경우 정신안정과 수면 효과가 있는 락투신 성분이 일반 상추(0.03㎎)와 비교했을 때 124배 많은 3.74㎎이 함유된것이 특징이다”고 말했다.
흑하랑 상추는 처음에는 재배와 보급이 쉽지 않았다. 2016년 육종당시에는 상추는 주로 쌈채소로 소비되는 시기로 흑하랑 상추는 잎이 얇아 수량이 시중 상추의 90% 정도이고 긴 타원형의 잎 모양으로 생산자 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선호도가 높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 연구사는 흑하랑 상추가 가지는 가치를 확신했다. 바로 불면증 해소라는 탁월한 효능 때문이었다.
장 연구사는 “불면증은 전체 인구의 30~48% 정도가 경험하고 있으며 3개월 이상 증상이 만성적으로 지속되고 이로 인해 낮 동안 피로감, 집중력 장애, 낮 졸림증, 감정적인 변화 등 불면증으로 활동에 지장이 가는 인구는 10%에 이른다. 즉, 수면을 유도하는 흑하랑의 잠재가치는 매우 높다고 할 수 있었다”며 흑하랑 상추의 확신을 갖게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이런 흑하랑의 잠재가치에 가장 먼저 주목한 것은 ㈜휴롬이었다. 장서우 연구사가 근무하는 전남농업기술원과 두 번의 업무협약을 통해 2017년 농가 실증시험과 제품개발, 효능검정을 추진하고 2018년 계약재배를 통해 숙면 주스가 최초로 탄생해 유통됐다.
이후 다양한 건강식품업체가 시제품 개발 단계에서 원료구입농가를 문의했고 그때마다 수확 생물을 소량으로 여러 번에 걸쳐 배돼야 하는 번거로움으로 재배농가를 찾기가 힘들었다. 다행히 실증농가의 협조로 재배는 소면적으로 조금씩 이뤄지게 됐다.
흑하랑 상추의 숙면효과를 공식 인증하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착즙액과 잎상추 섭취시 입면 시간이 감소하고 총 수면시간은 증가했으며 수면 중 반복적으로 깨는 경우가 감소해 수면의 효율이 높아졌다는 결과가 2019년 경북대학교 임상과 2020년 농촌진흥청 주관 소비자 테스트에서 확인됐다. 이후부터 흑하랑 상추는 사실상 탄탄대로의 길을 걷게 됐다.
전남농기원은 장 연구사의 주도로 2019년 종묘업체에 품종보호권 통상실시 기술이전을 통해 농가에 흑하랑 종자를 증식 공급하게 했으며, 2020년에는 기능성 토종상추시범사업을 통해 기업체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시범농가 4개소를 육성하고 기업체 요청이 있을 때마다 계약재배를 유도했다.
외부의 다양한 기업체와 농가의 매개 역할을 하면서 잎상추가 아니라 원료용 상추 재배가 처음인 농가가 수요처의 납품 요구 조건에 맞게 생산할 수 있도록 기술지원을 한 결과 재배면적은 초창기 실증면적 수준에서 2020년 0.3㏊, 지난해 13.1㏊까지 증가하는 눈에 띄는 성과를 나타냈다.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함평에서 ‘흑하랑 상추 가공제품 일본 수출 상차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현재 흑하랑 상추는 지난 2021년 2월 농업기술원과 현대백화점 본점, 도내 농가가 흑하랑 마케팅 협약을 맺고 현재까지 숙면 기능성 프리미엄 상추로 고가에(2500원/100g) 납품되고 있다.
천지운, 휴온스, 프롬바이오 등 20개 이상의 가공업체에서는 흑하랑 상추를 원료로 하는 티백차를 비롯한 액상차, 분말정, 농축스틱, 유산균제 등 35종의 제품을 온오프라인 쇼핑몰에서 판매 중에 있다.
또 개별인정형 건강기능제품 전문 6개업체에서는 흑하랑 상추를 개별 인정형 원료화 및 제품 생산을 진행 중에 있어 원료 생산량은 현재 500t보다 큰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에는 수출에 필요한 유기인증, 유기가공 인증, USDA 바코드 획득, FDA 승인까지 완료하고 글로벌 온라인 마켓인 아마존에 상품 등재했다. 지난 6월에는 함평 소재 가공업체에서 김영록 도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차, 젤리스틱, 분말제품을 일본(크로씨, 도쿄)에 수출 상차를 추진하기도 했다.
이 같이 흑하랑 상추 가공시장이 규모화되면서 전남 재배농가의 소득을 안정화시키고 가공시장을 주도해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고 있다. 아울러 시범농가를 중심으로 흑하랑공동생산자연합회 조직을 지난해에 구성해 외부업체들의 원료공급 요청에 공동으로 대응하며 전문생산단지를 조성해가고 있다.
흑하랑 상추의 현재 목표는 1조원대 샐러드 시장 공략이다. 스마트가드닝 식물재배기 시장은 2019년 100억원에서 2020년 600억원, 올해에는 AI(인공지능)등이 접목된 형태로 기능이 확장되면서 5000억원 규모로 급성장하고 있다. 또한, 샐러드 시장 규모는 2010년 이후 매년 성장해 2018년 8894억원에서 2019년 9364억원, 올해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전남농업기술원은 샐러드 시장을 겨냥해 지난 4월 순천시 소재 ㈜엠오그린과 협업으로 햇빛과 유사한 LED로 광합성 대체하는 스마트가드닝 기술을 적용해 잎이 두껍고 아삭한 식감을 가진 기능성 상추 ‘흑하랑’을 샐러드 시장에 선보였다.
푸드테크(음식과 기술의 융합) 산업의 성장 요인은 고령화로 인한 건강(영양)에 대한 관심 증가로 동반 성장 분야인 샐러드 시장이 상승 작용해 기능성 채소 유통의 새로운 활로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흑하랑 원료시장은 지난해말 51억원에서 2030년에는 1000억원까지 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에 전남농기원은 앞으로 △흑하랑 상추의 수면장애개선 기능성분 극대화 원재료 확보 △흑하랑 품종의 수면장애개선 기능성분 최적화 가공기술 개발 △흑하랑 반가공 소재의 생리적 기능성(수면 장애 개선, 긴장완화) 평가 및 검증 △수면 연관 질환(인지개선, 당뇨, 염증) 개선 부원료 소재 및 시너지 효과 확보 △흑하랑 유래 수면장애개선 단일 및 복합소재 대량생산 공정 기술개발 △흑하랑 유래 단일 및 복합 기능성 소재 적용 유형별 수면건강기능식품 개발 및 산업화 △흑하랑 선발 소재와 수면 유형분석
알고리즘을 결합한 슬립 AI 적용 패키지 제품 개발 및 산업화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장서우 연구사는 “앞으로의 목표는 흑하랑 재배 전문생산단지 중심으로 대용량 세척·세절·건조부터 추출·농축·농축분말 원료 생산까지 가능한 원료 연중 공급 가공시설 구축으로 외부 OEM 비용을 절감해 고스란히 우리 농가에 소득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하는 것이다”며 “흑하랑 품종을 중심으로 수면건강 맞춤형 원료화 및 관련 산업 육성을 위해 푸드테크, 슬립테크 패키지 상용화를 통한 첨단산업 육성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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